주간동아 314

2001.12.20

연말 연시 ‘폭음’ 당신의 목숨을 위협한다

  • < 박용우/ 강북삼성병원 비만클리닉 교수 >

    입력2004-12-10 15:3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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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말 연시 ‘폭음’ 당신의 목숨을 위협한다
    12월7일 밤 12시쯤 서울시 영등포구의 한 여관에서 여성 회사원 김모씨(28)가 갑작스럽게 숨을 거뒀다. 사망 원인은 구토물의 기도 폐쇄로 인한 호흡곤란. 숨진 김씨는 이날 회사 동료들과 회식을 하던 중 정신을 잃어 인근 여관으로 옮겨졌으나 갑자기 호흡곤란 증세를 보였다. 동료들은 김씨를 즉시 병원으로 후송했지만 이미 그녀는 숨진 상태였다.

    병원측은 김씨의 사망 원인을 무의식 상태에서 뿜어져 나온 토사물이 기도를 막는 바람에 숨진 것으로 진단했다. 3개월 전 입사한 후 처음 있는 회식자리에서 과음한 것이 화근이었다. 술자리에 동석한 회사 동료들은 “남들은 반 잔 정도만 조금씩 마셨는데 김씨는 계속 원샷으로 많이 마셨다”고 당시 정황을 설명한다.

    송년회와 신년회 때문에 폭음할 일이 많은 연말 연시에는 이런 일이 몇 건씩 발생하곤 한다. 대부분의 음주 돌연사는 정신을 잃은 상태에서 무의식적으로 내뱉은 구토물이 기도를 타고 들어가 호흡장애를 일으키면서 발생한 것. 문제는 폭주로 인한 이런 돌연사도 예비 지식만 있으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세란병원 이종경 내과과장은 “과음으로 정신을 잃은 사람의 입에 토사물이 보이고 얼굴이 창백해진다면 즉시 입 속에 있는 토사물을 제거한 뒤, 인공호흡을 해 주고 옆으로 뉘어 토사물이 기도를 막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한다. 응급실로 빨리 옮기는 게 가장 급하지만 상황이 용이하지 않다면 응급조치를 할 수밖에 없다는 것. 이런 경우 전문의가 권하는 응급처치법은 그리 어렵지 않다. 먼저 양손을 펴서 겹쳐 잡은 후, 환자의 배꼽과 명치 사이에 위치시키고 아래위 방향으로 다섯번 세게 밀쳐준다. 그런 다음 환자의 입을 벌리고 손가락을 넣어 이물질을 제거한 후, 부드럽게 머리를 뒤로 젖히고 턱을 위로 약간 당기면서 숨을 쉴 수 있도록 기도를 확보하고 인공호흡을 해준다. 이 모든 응급 처치가 소용이 없다면 환자를 엎드린 자세로 놓아두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절제다. 술과 건강에 자신이 없는 사람이라면 과음은 절대 피해야 한다. 그것이 ‘비명횡사’를 막는 최선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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