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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식의 아프리카 문화기행 | 남아프리카공화국 ① 케이프타운

그곳에 생명의 상징 ‘희망봉’이 있네

  • < 글·사진/ 전화식 (Magenta International Press)> magenta@kornet.net

그곳에 생명의 상징 ‘희망봉’이 있네

그곳에 생명의 상징 ‘희망봉’이 있네
아프리카 대륙 최남단에 자리잡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은 다이아몬드, 석탄, 석면, 구리 등 천연광물 자원이 풍부하다. 뿐만 아니라 수려한 자연경관과 함께 온난성 아열대 기후에 속해 여름 평균 기온이 21~24℃, 겨울에는 10~4℃ 이하의 쾌청한 날씨가 지속되는 등 좋은 환경을 고루 갖춘 나라다. 이런 까닭에 일찍부터 서구인들이 정착해 살아왔고, 이들의 필요에 맞게 거듭 성장해 왔다. 때문에 남아프리카공화국은 대부분의 아프리카 나라들이 숙명처럼 지고 온 ‘가난’이라는 굴레에서 일찍 벗어날 수 있었다. 비록 그 혜택을 경제를 일궈온 백인들이 대부분 차지하고 혹독한 인종차별주의로 한때 세계의 냉담한 시선을 받기도 했지만 말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많은 도시 가운데 남서쪽 끝에 자리잡은 케이프타운은 남아프리카공화국 사람들이 ‘어머니의 도시’라 부르며 자랑하는 도시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가진 도시 중 하나로 꼽히는 이곳은 흑인의 고향인 아프리카 땅이지만 예로부터 지금까지 백인의 수가 현저하게 많은 도시기도 하다. 아프리카 개척기인 1790년 당시 아프리카에 거주하는 유럽인은 2만5000명이었는데, 그중 2만1000명이 이 지역에 거주했다. 그만큼 이 지역은 서구의 한 도시를 닮아 있다. 높이 솟은 빌딩이며 호텔, 잘 닦인 도로 등은 유럽의 관광지를 연상시킨다.

그곳에 생명의 상징 ‘희망봉’이 있네
케이프타운을 유명하게 한 것 중 하나가 바로 희망봉(Cape of Good Hope)이다. 희망봉은 아프리카 대륙 최남단 아굴라스 곶의 북서쪽에 있으며 1488년 포르투갈 사람인 바르툴로메우디아스가 처음으로 서방 세계에 알렸는데, 당시에는 ‘폭풍의 곶’으로 불렸다고 한다. 그러다 1497년 항해가 바스코 다 가마가 인도로 가는 항로를 개척하던 중 풍랑을 만나 아사 직전 이곳에 상륙한 것을 계기로 포르투갈 왕 주앙 2세가 희망봉으로 고쳐 불렀다. 거칠고 푸른 바다를 헤매며 죽음과 싸우던 이들은 바다가 인도하는 대로 희망봉에 도착했다. 희망봉이라는 이름은 유럽과 인도를 잇는 항로 개척 가능성이 확인되었다는 뜻으로 명명되었지만, 그들에게는 생명을 상징하는 희망봉이기도 했을 것이다.

그곳에 생명의 상징 ‘희망봉’이 있네
희망봉으로 가는 길은 깨끗한 주택가가 바다를 둘러싸고 휴양지처럼 이어지고 있다. 절벽을 깎아 만든 해안도로의 아름다운 풍광과 함께 공기와 바다며 태양까지 이곳에서는 모든 것이 청결하고 아름답다. 그래서 도로변에 차를 세우고 파도가 바위에 부딪혀 물안개를 뿜어내는 장관을 구경하는 관광객들도 많고 그들을 위해 곳곳에 가변차로를 만들어 놓았다.

그곳에 생명의 상징 ‘희망봉’이 있네
희망봉이 있는 곶은 반도의 남단을 차지하는 희망봉 자연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는데, 2000여종의 야생식물이 자생하며 타조, 원숭이, 사슴 등 야생동물의 군락이 모여 있다. 언제 동물들이 도로변으로 나와 차를 가로막을지 모르기 때문에 이 지역을 통과하는 도로 곳곳에는 동물을 조심하라는 경고 표지판이 서 있다.



희망봉은 험한 날씨와 거친 앞바다로 유명하다. 인도양에서 흘러오는 모잠비크 아굴라스 난류와 남극해에서 오는 벵겔라 한류가 만나는 지점이기 때문이다. 이곳에 있는 희망봉 성은 1666~79년 네덜란드인이 건축한 것으로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가장 오래된 기념물이다.

또한 희망봉 동쪽 2km 지점의 케이프포인트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등대가 있다. 이집트의 건축 양식을 빌려 1848년 말에 만든 이 등대는 첫 불을 1850년에야 밝혔다.

케이프타운에서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바로 펭귄 마을이다. 펭귄 보호지역인 볼더스 비치에는 수백 마리의 펭귄이 살고 있는데, 이곳 주민들이 자원봉사를 하며 이들을 보호하고 있다. 이들은 공개된 관찰 지역에서 대기하며 관광객에게 펭귄의 생태와 특성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주는데, 대가를 바라지 않으며 다만 그들의 자랑인 펭귄에 대해 알려주고 싶어할 뿐이다.

펭귄은 적도 아래 갈라파고스 제도로부터 남아메리카·남아프리카·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아남극(亞南極) 해역의 제도에서 남극 대륙까지 남반구에만 서식하는 조류로, 흙에 구멍을 파거나 바위 그늘에 둥지를 만든다. 어미와 새끼를 구별해 주는 것이 깃털인데, 솜깃털에 싸여 있는 새끼는 실제 깃털로 털갈이하기 전에는 바다로 나서지 않는다고 한다. 어미는 특히 새끼 양육에 힘을 기울여 어떤 때는 새끼만 먹이고 자신은 먹지 않아 기아 상태에 빠지곤 하는데, 그럴 때면 여지없이 자원봉사자들이 어미를 치료해 준다.

바다와 접한 넓은 해안과 주변 초목지역을 차지하고 있는 펭귄을 보호하기 위해 나무 막대로 경계를 세워두었는데, 몇몇 펭귄은 이를 무시하고 해안가 식당에 불쑥 모습을 보이기도 하고, 아스팔트 위로 산책을 나서 길 가던 자동차들을 멈춰 서게도 한다. 그러나 누구 하나 이들을 잡거나 위협하는 이가 없다. 사람들이 수영을 즐기는 해변에서도 가끔 펭귄이 어우러져 헤엄치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이것도 펭귄만의 권리처럼 보인다. 펭귄은 사람의 지역을 범해도 사람들은 그들만의 해변을 범하지 못하는 탓이다.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 제 마음대로 해변가를 뒤뚱거리며 돌아다니는 펭귄들. 마을 사람들은 적당한 거리를 두고 자연스럽게 펭귄의 삶을 지켜보기만 할 뿐이다.

케이프타운이 가장 아름다운 도시로 성장할 수 있는 것은 주어진 자연환경을 사랑하고, 그것을 변화시키지 않고 지켜봐 주는 이곳 사람들의 노력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주간동아 2001.11.29 311호 (p90~91)

< 글·사진/ 전화식 (Magenta International Press)> magenta@korne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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