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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수권의 풍류 맛기행 | 철갑상어

특미 ‘철갑상어회’ 식탁에 오른다

  • 시인 송수권

특미 ‘철갑상어회’ 식탁에 오른다

특미 ‘철갑상어회’ 식탁에 오른다
‘자산어보‘에 상어목은 14종이 기록되어 있다. 그중 세계적으로 이름 높은 철갑상어의 알(캐비아)을 생산할 수 있는 상어는 철갑장군(鐵鉀將軍), 호랭이상어(내안·耐安), 총절입(悤折立) 중 내안상어가 아닐까 싶다. 바다상어 중 가장 큰 종류며 꼬리가 키같이 생겨 기미어(箕尾魚)라고도 부른다. 최고 오륙십 자나 되고 비 올 무렵에는 떼지어 다니며 물을 뿜는데 배들이 접근하지 못한다고 기록되어 있다. 또 200근이나 되는 큰 상어로, 매년 봄이 되면 밤에 해산(海山) 기슭에 나타나 열흘에 한 번씩 호랑이로 둔갑한다고 중국 고문헌 ‘조수고’(鳥獸考)를 인용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한국어도보’에서는 이 철갑상어를 일명 호랭이상어라고 소개한다.

구례군 용방면 신도리의 섬진강 양식영어조합법인(대표 사석환)에 이 철갑상어 양식장이 있다. 수명 200년, 1~ 2t 무게에 몸길이 7m까지 자란 상어는 자기 체중의 4분의 1에 가까운 알을 내뿜는다고 한다. 봉숭아 씨보다 약간 작게 보이는 알은 3mm 정도가 최상품이고 산란모어는 자연산일 경우 3년, 인공산일 경우 5년이 걸리는데 사석환씨의 양식장은 5년이 되어 이 ‘철갑장군’이 알을 뿜기만을 기다리는데 웬일인지 그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애를 끓인다.

어쨌든 잉어용 배합사료를 먹고 크는 철갑상어에서 캐비아를 생산할 수 있다니 정말 놀라운 일이다. 국내에는 기술고문이 없어 이란대학의 케이만 교수가 왕래하며 자문역을 맡고 있다. 요리 가공 또한 케이만 교수의 몫이란다. 만일 캐비아 생산에 돌입하면 1kg당 200만원까지 호가한다고 한다. 지난 99년 기준으로 kg당 국제 시세는 봄철에 500∼800달러, 가을에는 1000∼1500달러를 호가했다.

캐비아의 주생산지는 카스피해. 캐비아의 세계 물동량을 보면 지난 90년까지만 해도 세계 시장의 70%를 차지하던 러시아산 비중은 현재 10%대로 떨어졌다. 반면 역시 카스피해를 끼고 있는 이란의 철갑상어 알이 80%를 차지하고 있다. 이 밖에 중국의 양쯔강, 캐나다, 미국 등지에서도 생산된다. 27개 어종 중 철갑상어는 민물에 와서 알을 슬기 때문이다.

그러나 철갑상어 알 생산량은 해가 다르게 줄고 있다. 이는 강이 오염되었다는 증거란다. 1억수천만년 전에 지구상에 출현한 이 어종은 암수를 구별하기 위해 배를 째도 점액질의 항상 성분 때문에 살이 금방 아문다고 한다. 케이만 교수도 배를 갈라보고야 암수를 구별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이란에서는 캐비아를 아침에 한 숟가락, 저녁에 한 숟가락씩 먹는다고 한다. 현재 국내에 반입되는 백화점용은 거의 러시아산으로 20g에 30만원 정도 호가한다. 철갑상어는 원래 까만 색깔(‘자산어보’에도 그렇게 기재되어 있음)이나 백철갑상어(미국) 등 28종이 분포한다고 한다. 양식에 성공한 나라는 러시아가 최초고, 그 다음이 이란이다. 일본에서도 불과 10년 전에 성공했다.

현재 섬진강 양식장에서는 비단잉어, 금붕어, 피리, 송어, 쏘가리 등 혼양 양식을 해도 가능한 것으로 밝혀졌다. 왜냐하면 일생을 담수역에서 생활하는 철갑상어류는 강이나 호수에서 가재, 곤충의 유충, 연체동물 등을 잡아먹는데, 물고기를 잡아먹는 일은 거의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다음은 사석환씨의 얘기다.

“지금 6년차 실험양식으로 8월 중 종묘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했는데 차질이 생겼어요. 내년에는 수컷만 골라 어육을 공급할 계획이거든요. 200여 가지 철갑상어 요리 중 주로 우리 식성은 횟감이고 미국은 스테이크용이지 않습니까?”

암컷은 식용이 아니라 집하가 가능할 때까지 종묘용이고 수컷은 정액 채취만 하고 그대로 회로 먹을 수 있다는 얘기다. 어육의 맛은 복어보다 담백하고 샤브샤브로도 좋으니 복어가 1kg에 3만원 선이면 철갑 어육은 5만원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200년 수명의 이 장수식품을 일본에서는 황제어, 영국에선 로열피시라고 한다. 프랑스 루이 13세는 카스피해에서 전용마차로 실어오게 했고, 유출한 사람은 목을 치게 했다는 특급요리다. 이 특급 명문가의 요리가 우리 식탁에 오를 날도 머지않은 것 같다.





주간동아 2001.11.22 310호 (p92~92)

시인 송수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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