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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진리회 ‘아픈 만큼 성숙해지고’

96년 발생한 종단분규 상처 치유 … 결의대회·환경운동 통해 화합 다지며 거듭나기

  • < 김현미 기자 > khmzip@donga.com

대순진리회 ‘아픈 만큼 성숙해지고’

대순진리회 ‘아픈 만큼 성숙해지고’
좋은 일보다는 나쁜 일이 먼저 알려지는 법이죠.” 대순진리회 정대진 전 재단 이사장(69·부전 선감: 부산 방면 책임자)이 말하는 좋은 일이란 박한경 도전이 태극도에서 나와 대순진리회를 창건한 1969년 이후 종단이 세상을 향해 펼쳐온 3대 기본사업(교육사업, 의료 및 구호 자선사업, 사회복지사업)을 가리키며, 나쁜 일이란 96년 박도전 화천(化天: 타계) 후 일어난 종단 분규를 말한다.

11월2일 종단 상급임원 2000여명과 함께 여주 신륵사 주변 환경보호 캠페인을 벌이는 자리에서 정 전 이사장은 “2년여 동안 계속된 분규가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고 설명했다. 비교적 조용히 일대일 포덕(布德:포교)활동과 사회사업에 매진해 온 대순진리회가 세간의 입에 오르내린 것은 종단 분규, 그것도 집단폭력사태 때문이었다. 96년 최고지도자였던 박한경 도전 화천 후 종단은 정대진 이사장, 경석규 종단 종무원장측과 이유종 여주본부도장 원장측으로 양분돼 종권 다툼과 교리 논쟁을 벌여왔다.

그동안 교육·사회사업 각별한 노력

대순진리회 ‘아픈 만큼 성숙해지고’
결국 이유종 전 여주도장 원장이 중곡도장으로 옮기면서 갈등은 일단락됐으나 세상 사람들은 해원상생(解寃相生)을 지향한다는 대순진리회가 내분으로 혼란을 겪는 모습에 실망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사실 이번 분규 이전까지만 해도 대순진리회는 짧은 기간 동안 엄청난 기세로 교세를 확장하는 데 성공했고, 사회사업에 아낌없이 지원하는 의욕적인 종교재단의 이미지를 간직해 왔다. 92년 대진대학 개교와 포천수도장 준공, 대진의료재단 설립, 94년 분당 대진고 개교, 95년 일산 대진고와 수서 대진전자공예공고가 개교했다. 96년에는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 10만평 부지에 연건평 8430평 13개 동으로 이루어진 ‘금강산토성수련도장’을 지어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1만2000명이 동시에 숙박할 수 있는 시설도 시설이었지만 27t에 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대원종과, 국내 최대의 석불인 미륵불(높이 19.5m, 둘레 12.12m, 97년 봉안) 등은 화제를 모으기에 충분했다. 그 후로도 96년 부산 대진전자정보고 개교, 97년 금강산도장 휴양소 개관과 괴산 보건전문대 기공식, 98년 분당제생병원 개원이 이어졌다.

특히 대순진리회가 가장 성공한 분야는 교육사업이다. 92년 설립 이후 ‘입학에서부터 취업까지’라는 실용적인 학풍을 내걸고 시설과 커리큘럼, 교수진 등 모든 면에서 학생을 위한 대학 만들기에 주력했다. 전체 학생의 절반 이상이 ‘장학금’을 받는, 그야말로 학생 중심의 대학이었다. 대학뿐만 아니라 서울, 일산, 분당, 부산 등에 흩어져 있는 6개 고교는 설립 초기만 해도 특정 종교재단이라는 점 때문에 꺼리는 분위기였으나 현재 교육여건 면에서 주민과 학생들로부터 호평받고 있다.



그 밖에도 제생병원(분당 개원, 동두천과 고성 건립중)을 통한 의료사업, 이재민 구호, 불우이웃 돕기, 신체장애인 돕기, 양로원·고아원 돕기 등 굵직한 사회사업 분야에서 대순진리회라는 이름이 빠진 적이 없을 만큼 활동이 활발하다. 심지어 종단 내분이 표면화한 상황에서도 수억원의 불우이웃 돕기 성금을 선뜻 기탁하는 등 종교 본연의 임무에 충실한 모습을 보이고자 애써왔다. 그것은 “구제창생(救濟蒼生), 보국안민(輔國安民)하여 지상천국(地上天國)을 이룬다”는 대순진리회의 큰 뜻을 따르는 일이기 때문이다.

현재 종단 내분이 완전 봉합된 것은 아니지만 상당 부분 정리되어 가는 상태다. 지난해 11월30일 여주와 포천도장이 손을 잡고 ‘종단 화합과 정상화를 위한 공동협의회’(공동의장 김주석·손창식)를 결성해 화합 분위기를 조성했다.

더욱이 지난해 이유종씨가 경석규씨를 상대로 낸 ‘여주도장 퇴거명령 및 점유이전금지 가처분 신청’이 기각된 데 이어 2001년 1월18일 이번에는 여주도장측이 제기한 ‘이유종에 대한 종무원장 명의사용금지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짐으로써 종권의 정통성 시비는 일단락되는 듯하다. 또 은행에 예치된 2483억원 상당의 성금을 놓고 소송이 벌어졌으나 서울지방법원 민사 41부는 먼저 경석규 종무원장의 손을 들어주었다. 현재 이 사건은 고등법원에 계류중이다.

한편 여주본부도장을 중심으로 한 대순진리회측은 흐트러진 종단 분위기를 추스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지난 10월14일 경기도 여주본부도장에 4만여명의 도인이 모여 ‘종단 거듭나기 위한 범종단 결의대회’를 연 것을 비롯, 11월2일에는 월성(月誠: 매월 선감들이 도인들의 성금을 모아 본부에 올리는 행사)을 위해 전국에서 올라온 상급임원 2000여명이 3개조로 나뉘어 세계도자기엑스포가 열렸던 여주 일대를 돌며 대대적인 환경보호 캠페인을 벌였다. 종단 관계자는 “매달 월성 모시러 오는 것을 이용해 환경보호 캠페인을 벌이며 일상 속에서 대순진리를 포덕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처럼 대순진리회가 오랜 내분을 수습하고 종교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하루빨리 종권 다툼을 마무리짓고 강증산 상제의 가르침인 음양합덕(陰陽合德), 신인조화(神人調和), 해원상생(解寃相生), 도통진경(道通眞境)의 진정한 대순진리가 펼쳐지기를 기대한다.





주간동아 2001.11.15 309호 (p38~39)

< 김현미 기자 > khmzi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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