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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점기획|트랜드를 알아야 성공한다

미래 예측 ‘X-파일’ 만들어라

세상 미리 보는 능력 키우기 3단계 … 자기만의 특화한 영역 개척 ‘승부수’ 띄워야

  • < 김경훈 / 와우밸리기획이사 > kim@wowvalley.com

미래 예측 ‘X-파일’ 만들어라

미래 예측 ‘X-파일’ 만들어라
어느 때보다 미래를 예측하기 어려운 시대에 살고 있다. 그러나 또 어느 시대보다 미래예측이 거대한 산업이 된 시대에 살고 있기도 하다. 우리는 신문·방송은 물론이고 책·영화 같은 모든 매체에서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다.

그렇다면 과학적 합리성에 기초한다고 주장하는 미래예측의 정확도는 어느 정도인가. 몇 년 전 세계미래학회는 학회지 ‘퓨처리스트’ 1호가 1967년에 실시한 미래예측이 얼마나 정확한지 조사했다. 검증 가능한 35개 항목 중 23개가 맞아떨어져 68%의 확률을 보였다. 장기이식수술이나 신용카드의 일반화, 농업 생산력의 증가와 같은 항목을 정확하게 예측했다. 반면 1980년까지 인류가 다른 혹성에 상륙할 것이라든지 1970년까지 번역기 개발 완성, 3차원 컬러TV 보급 등의 예측은 어긋났다. 확실히 점쟁이보다는 훨씬 나아 보인다. 하지만 32%나 되는 틀린 예측을 근거로 누군가 사업을 시작했다면 실패 대가는 누가 지불해야 하는가.

전문가들의 예측은 이처럼 종종 틀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가 원하는 환경을 충분히 분석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자신만의 환경을 분석할 때 ‘남’의 예측은 다만 참고자료가 된다. 그래서 우리는 오직 자기에게만 필요한 미래를 스스로 예측하는 모험을 할 필요가 있다.

미래 예측 ‘X-파일’ 만들어라
자기만의 미래를 예측하기 위한 첫 단계는 자기만의 고민을 확인하는 일이다. 대개의 사람은 관심 영역이 너무 넓다. 그래서 넘실거리는 정보의 바다 앞에서 주체를 못한다. 하지만 정보의 바다가 곧 쓰레기 바다라는 사실은 관심 영역을 좁히는 순간 깨닫는다. 또 구체적인 영역을 정하지 않으면 있는 정보도 소화하지 못한다. 10만 권이 넘게 깔린 서점에 가서 고작 “요즘은 왜 이렇게 읽을 게 없어”라고 중얼거리는 꼴이 된다.

◇ 구체적으로 고민하라



정보와 쓰레기 바다에서 우리가 헤매는 이유는 고민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최소한 ‘모바일 비즈니스의 발전이 주택 리모델링에 영향을 끼칠까’ 혹은 ‘재택근무하는 사람이 집을 사무실처럼 개조하려는 시점은 언제일까’처럼 질문의 방식으로 고민 내용을 구체화하지 않으면 안 된다.

◇ 자신의 관심을 한 문장으로 집약해 보라

하얀 백지를 한 장 놓고, 거기에 자기의 관심과 걱정, 진로, 고민거리를 생각나는 대로 모두 쓴다. 수백 개가 될 수도 있다. 다음엔 그것을 비슷한 부류끼리 묶는다. 의미연관을 생각하며 최대한 작은 숫자가 되도록 한다. 그런 다음 중요도에 따라 우선순위를 정한다. 그리고 우선순위 상위에 있는 것에 생각을 집중하여, 고민을 구체화하고 하나의 문장으로 집약한다.

◇ 중요도를 결정할 땐 20 대 80의 법칙을 상기하라

20 대 80의 법칙을 개인의 삶에 적용하면 자신이 하는 일의 20%가 인생의 80%를 결정짓는다는 뜻이다. 이것의 의미는 시간순서대로 닥친 일을 따라갈 게 아니라 내 인생에 정말 중요한 일 20%에 시간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미래 예측 ‘X-파일’ 만들어라
질문 형식으로까지 관심 영역을 좁혔다면 이제 정보 수집과 분석 과정이 있다. 정보 수집 경로는 정말로 널려 있다. 하지만 너무 많은 정보 앞에서 우리는 몇 가지 가이드 라인을 가질 필요가 있다.

◇ 귄위를 무시하라

유명한 미래학자의 말, 대형 미디어의 정보, 방송에서 전문가의 조언과 같은 것은 권위가 있다. 하지만 그것들은 대개 철 지난 것이기 쉽고 막연한 것이다. 과거 정부의 장밋빛 미래처럼 정치적 목적이 있는 예측통계치도 있다. ‘세계적’이라는 이름에 현혹하지 말고 항상 그런 말과 정보가 나온 배경을 의심해야 한다. 손님이 남긴 음식을 먹어보며 입맛의 변화를 추적하는 음식점 주인의 마인드를 가질 필요가 있다. 현장에서 확인하지 않은 것을 권위라는 이름으로 덥석 물지 말라.

◇ 나만의 길을 개척하라

어떤 매체보다 같은 업계 종사자, 즉 사람에게서 중요한 정보를 얻을 확률이 높다. 예컨대 전자책(e-book)의 경우 콘텐츠 생산자는 전자책 제작 관련자, 유통관련자, 인터넷 사업 관련자, 모바일 서비스 관련자가 이래저래 연결되었다. 그들과 정보를 교환하는 것이 책 한 권을 읽는 것보다 나을 때가 있다. 우리는 각자 자기의 관심영역에서 주요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자기만의 길을 개척해야 한다.

◇ 변수를 설정하라

한 개인의 역량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10~20가지 정도의 변수가 적당할 것이다. 관심영역의 흐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 같은 변수를 우선순위로 설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자동판매기 시장의 동향을 살피는 데 음식업자들의 서비스 정신이 변수가 될 수 있다. 일본이 자판기 천국이 될 수 있는 것은 사업자들이 자판기를 고객서비스의 하나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한국의 자판기 사업은 25년이나 지났는데도 크게 성장하지 못하는 이유는 바로 ‘사업자의 서비스 의식’인지 모른다. 그렇다면 그것은 중요한 변수다.

미래 예측 ‘X-파일’ 만들어라
좁혀진 관심 영역에서 변수까지 설정했다면 다음 단계는 정보를 토대로 시나리오를 쓰는 일이 남았다. 시나리오는 현재까지 주어진 정보를 토대로 미래가 이러이러할 것이라는 가상세계를 구축하는 일이다. 주인공은 자신의 관심 영역이 되고, 그것의 행보에 영향을 미칠 변수가 조연이다. 진짜 영화의 시나리오를 쓰듯 주인공과 환경의 인과관계를 추적하며 주인공의 뒤를 좇는다.

◇ 변수의 다양한 가능성을 시나리오에 담는다

관심 영역이 “전자책 시장은 언제 활성화할 것인가”였다고 하자. 이 경우 예컨대 사용자 편의성을 증대할 ‘책보기 기기(e-book viewer)의 기술발전 및 가격’이 전자책 시장의 미래에 주요 변수다. 그런데 책 300권 분량을 저장할 수 있고, 멀티미디어가 구현되며, 게다가 가격이 책 서너 권 값인 기기를 1년 내 개발할 것이라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하자. 하지만 그 정보가 ‘확실한’ 것이 아닐 가능성도 생각해야 한다. 기기 개발이 1년이 아니라 3년쯤 걸린다면 모든 준비가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다. 혹은 1년 내 개발하더라도 인터넷 기능을 포함하지 않아 사용자가 외면할 수도 있다. 확실한 정보가 있기 전까지 우리는 각각의 경우에 대비하여 시나리오를 써야 할 것이다.

◇ 예측 기간을 너무 짧게 잡지 말라

시나리오를 쓰는 건 하나의 가상세계를 세우는 일이다. 팬터지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즐거울 수도 있지만 보고 싶은 것만 보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 보고 싶은 것만 보는 실수를 하기 쉬운 것 중 하나가 예측 기간의 오류다. 변수는 한 가지가 아니다. 그런데 성급한 나머지 변수 한 가지의 변화에만 초점을 맞추어 그것을 해결하면 시나리오를 끝낼 수 있다. 적어도 5년까지는 내다봐야 할 일에 1년짜리 시나리오만 쓰는 것이다.

◇ 실수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염두에 두라

대기업의 경우 수십 명의 전문가가 모여 시나리오를 짠다. 그렇게 할 수 없는 보통사람이 시나리오를 짜는 일은 벅찬 일이 될 수 있다. 반복작업만이 개인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다. 그래서 실수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간편한 시나리오를 한 번만이라도 써보길 권한다. 단지 재미를 위해 “올해 연말 프로선수 중 최고 연봉액은 얼마일까”와 같은 주제로 시나리오를 쓸 수 있다. 작년 연봉액, 프로구단의 경제력, 경기 전망, 매년 최고 연봉액의 증가치와 같은 몇 가지 정보만으로도 시나리오의 기본은 나올 것이다. 거기다가 불확실성의 요소를 감안해 여러 차원의 시나리오를 쓰고, 그 중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을 골라볼 수 있다. 어차피 몇 개월 후면 알 수 있는 게임이니까 단기간에 결과를 알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미래예측의 성패는 이런 일련의 과정을 통해 실패율을 점점 줄여가는 데 있다. 최신 고급정보를 확보하지 못했다든지, 변수를 충실하게 설정하지 못할 수도 있고, 변수간 인과관계나 중요도의 비중에서 착오를 일으킬 수도 있다. 하지만 실패를 기억할 수만 있다면 실패율이 줄어드는 비율만큼 성공률은 높아진다. 너무나 자명한 이야기지만 실패야말로 성공의 어머니인 것이다.



주간동아 2001.10.04 304호 (p128~130)

< 김경훈 / 와우밸리기획이사 > kim@wowvalle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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