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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한국 30대의 라이프스타일

1억이 생긴다면… “집부터 산다”

경제 마인드 대단 … 전업주부 절반 이상은 “부업으로 돈 더 벌었으면”

  • < 조용준 기자 > abraxas@donga.com

1억이 생긴다면… “집부터 산다”

1억이 생긴다면… “집부터 산다”
만약 복권 당첨 등으로 1억 원의 불로 소득이 생긴다면 이 땅의 30대는 가장 먼저 무엇을 할까?

평균적으로 본다면 주택구입(30.0%) 재투자(22.8%) 저축(13.1%) 해외여행(10.7%) 부모님에게 예탁(7.9%) 유학(3.2%) 차량구입(2.9%) 사회기증이나 헌납(2.2%)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런 경향은 30대 전반이나 후반 모두 마찬가지였다. 기성 세대보다 ‘경제 마인드’가 발달해 있고, 무엇보다 실속을 추구하는 신세대적 가치관이 한눈에 드러남을 알 수 있다.

가장 먼저 주택을 구입하겠다는 응답은 성별이나 결혼 여부, 학력이나 직업, 소득에 상관 없이 1순위로 나타나 역시 이 땅에서는 내 집 마련이 가장 큰 숙제이자 바람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다만, 월 300만 원 이상 고소득자에서는 당연히 재투자(29.5%)가 주택구입(19.8%)보다 훨씬 높게 나타났다.

이를 좀더 세분해 살펴 보았을 때, 미혼 여성의 경우 주택구입>재투자>해외여행>부모님에게 예탁>저축>유학의 순으로 나타났다. 사회에 기증하거나 헌납하겠다는 미혼 여성은 한 명도 없었다. 이해 반해 미혼 남성은 주택구입>재투자>저축>부모님에게 예탁>해외여행 등으로 나타났다. 남녀의 미묘한 차이가 드러나지만, 남녀 공히 차량 구입이 뒷순위로 밀렸다는 사실이 매우 이채롭다. 여성의 경우 기혼이나 미혼 구별 없이 남성보다 해외여행 지목도가 훨씬 높았고, 특히 미혼 여성이 그랬다.

기혼 남녀로 구분해 보았을 때 평균 순위와 거의 변함이 없었지만, 기혼 남성의 경우 사회에 기증하거나 헌납하겠다(3.5%)는 응답이 차량구입(2.7%)이나 유학(2.2%)보다 높게 나타났다. 사회 기증·헌납 응답자는 전문대졸 학력(4.0%), 자영업자(5.2%), 월 300만 원 이상의 고소득자(4.2%), 고급 빌라 거주자(6.3%)에서 높게 나왔다.



이와 같은 경향은 ‘고정수입이 증가했을 때 저축하지 않는다면, 주택비 교육비 문화생활비 기초생활비 4가지 중 어느 부문의 지출을 늘리겠느냐’고 묻는 항목에서도 나 타났다. 응답자의 33.5%가 주택비를 꼽았고, 다음으로 교육비(30.3%) 문화비 (23.6%) 기초생활비(11.2%) 순으로 나타났다. 대체적으로 미혼(남성 43.8%, 여성 40.1%)이거나, 주택비 부담이 큰 서울지역 거주자(41.5%)가 주택비 지출을 우선 꼽았다. 미혼들은 문화비(남성 31.4%, 여성 32.5%) 선택도 2순위로 높았다. 문화비는 미혼 여성, 대졸 이상, 월 300만 원 소득자 그룹에서 가장 응답이 높았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30대는 교육비를 주택비와 버금갈 정도로 중요하게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비는 특히 가정주부(39.8%)와 월 251만∼300만 원 소득자(37.0%) 주택소유자(35.6%)에서 높게 나타났다. 특히 주택 소유 여부에 따라 응답 결과에 큰 차이가 나타났는데, 이를 자세히 보면 주택소유자의 경우 교육비(35.6%)>주택비(27.1%)>문화비(26.7%)>기초생활비(9.9%)의 순을 보였다. 주택비소유자는 주택비(43.5%)>교육비(22.6%)>문화비(19.9%)>기초생활비(13.5%)의 순을 나타냈다.

각 항목의 조합으로 보았을 때 교육비>문화비>기초생활비>주택비의 순서를 보인 그룹은 6.2%에 지나지 않았다.

실속을 중시하는 경향은 ‘부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질문에 대한 답변에서도 드러났다. 부업에 대해 ‘관심이 없다’는 응답은 30.5%에 그쳤다. 대신 ‘관심은 있지만 적당한 방법이 없다’(34.2%), ‘현재 하고 있다’(11.3%), ‘적극적으로 알아보고 있다’(3.5%), ‘반드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3.3%) 등 부업에 대해 적극적 자세를 보이는 응답이 훨씬 많았다. ‘현재 직장생활로는 불가능하다’는 응답은 17.2%였다.

이 같은 응답은 현재 소득 수준에 만족하지 못하는 경향을 대변하는 동시에 앞날에 대한 불안감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가정주부의 49.7%는 ‘관심은 있지만 적당한 방법이 없다’고 대답해 부업에 가장 높은 관심을 보였다. 가정주부의 경우 12.2%가 ‘이미 하고 있다’고 응답했고, ‘관심이 없다’는 대답은 18.5%로 낮았다. 또한 소득별로 보았을 때 월 101만∼200만 원 소득자들은 부업에 대해 관심도 있고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실제 알아보거나 하는 경우는 낮은 반면, 오히려 월 200만 원 이상의 소득자에서 ‘현재 하고 있다’는 응답이 높았다.

그렇다면 30대의 저축 수준은 과연 어떨까. 놀랍게도 응답자의 41.9%가 50만 원 이상을 저축한다고 대답해, 저축을 통해 적극적으로 미래를 준비하는 모습을 보였다. ‘저축하지 못한다’는 응답자는 12.7%에 지나지 않았다.

이를 세분해 보면 10만 원 이하 저축자가 4.9%, 20만 원 이하가 8.0%, 30만 원 이하가 12.7%, 40만 원 이하가 5.5%, 50만 원 이하가 13.2%였다. 다시 말해 월 40만 원 이상 저축하는 그룹이 55.1%가 되는 것이다.

월 평균 저축 규모가 ‘50만 원 이상’이라는 응답은 기혼 여성(46.8%) 대졸 이상(47.9%) 자영업(48.9%) 250만 원 이상 소득자(56.1%, 300만 원 이상은 72.4%) 아파트 거주자(44.2%) 그룹에서 높게 나타났다.

‘취업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 질문에서는 ‘적성’이 37.2%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다음으로 회사의 비전(24.0%) 연봉(19.6%) 근로시간(8.4%) 복지환경(7.4%) 회사의 명성(1.6%) 순으로 나타났다.

적성을 중요시하는 태도는 남성(33.5%)보다 여성(41.0%)이, 회사의 비전을 중요시하는 것은 여성(18.9%)보다 남성(28.8%)이 많아 서로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연봉 역시 여성(17.3%)보다 남성(21.8%)이 중요시하는 경향이 높았다. 적성을 중요시하는 것은 특히 미혼 여성(52.8%) 대졸 이상(39.0%) 자영업자(40.2%)와 가정주부(41.2%) 월 250만 원 이상 소득자(42.2%)에서 높게 나타났다.

경제 사정이나 경제적 가치관을 알아보는 마지막 질문으로 ‘직장을 몇 번이나 옮겼는가’(자영업자는 업종 전환, 주부는 직장생활중) 질문에는 ‘없다’(38.4%)고 응답한 사람이 가장 많았다. 그러나 2회 이상 직장을 옮기거나 업종을 전환한 응답자도 상당수였다. 자세히 보면 1회(12.1%) 2회(18.5%) 3회(16.6%) 4회(4.8%)의 빈도였고, 5회 이상도 5.1%나 되었다.

두 번 이상 직장이나 업종을 바꾼 응답자를 합산하면 45.0%로, 30대 절반 정도가 이미 이직이나 업종 전환 등을 경험했다는 얘기다. 이는 30대들에게는 이미, 본인의 뜻이든 아니든 평생 직장의 개념이 사라졌다는 사실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인다. 긍정적으로 보면 노동시장의 유연성이 예전보다 높아진 것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그만큼 노동시장의 안정성을 보장 받지 못하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이직 빈도는 기혼자보다 미혼자가, 화이트칼라 계층보다 블루칼라가, 월평균 소득 수준이 낮을수록 높은 경향을 보였다. ‘이직 경험이 없다’는 응답은 역시 대졸 이상(44.2%) 자영업자(43.9%) 화이트칼라(43.6%) 고소득자(250만 원 이상 44.8%, 300만 원 이상 43.7%) 계층에서 높게 나왔다.

이직 빈도와 취업할 때 고려 요인을 교차분석한 결과를 보면, 5회 이상 회사를 옮긴 응답자들은 역시 연봉(31,2%)이나 회사 비전(23.7%)과의 상관관계가 가장 높았다. 4회 옮긴 응답자들은 회사 비전(34.0%)이 연봉(26.7%)보다 약간 높은 상관관계를 나타냈다. 이는 취업할 때와 달리 이직할 때는 적성보다 역시 연봉이나 회사 비전이 더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이직 경험이 없거나 1회에 그친 응답자들은 ‘적성’을 취업할 때의 우선 고려 요인으로 선택한 경우가 많았다. 이상의 결과를 볼 때 다른 조건보다 근로시간이나 복지환경 등 여가 측면을 우선적으로 고려할 것으로 보이는 30대들 역시 적성·비전·연봉을 훨씬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주 5일 근무제가 제대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조정기와 과도기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보릿고개 등 가난을 잘 모르면서 비교적 풍요롭게 자란 30대기는 하지만, 그들에게도 여전히 ‘놀고 쉬는 것’보다는 ‘돈 버는 것’이 훨씬 중요한 듯하다.



주간동아 2001.10.04 304호 (p74~75)

< 조용준 기자 > abrax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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