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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일파만파 ‘이용호 게이트’

정·관계 인사 도대체 누구?

특검이 꼭 풀어야 할 의혹들 … 시세 차익 CB 실소유자 찾을 수 있나

  • < 성기영 기자 / 허만섭 기자 >yyoungho@donga.com / mshue@donga.com

정·관계 인사 도대체 누구?

정·관계 인사 도대체 누구?
김대중 대통령이 ‘이용호 게이트’ 의혹에 대한 특별검사제 수용을 지시하고 여야가 사실상 특검제 도입에 합의함에 따라 특별검사가 수사를 통해 풀어야 할 나머지 의혹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용호 리스트의 정체는

‘이용호 리스트’는 애당초 한나라당 이재오 총무가 ‘이용호 비망록’의 실체를 언급함으로써 처음 수면 위로 떠올랐다. 그러나 그 후 일부 언론이, 소환조사를 받은 임휘윤 부산고검장이 포함된 ‘이용호 리스트’ 를 공개하고 대검 중수부가 1819명의 명단이 담긴 별도의 리스트를 확보했다고 밝힘으로써 비망록 존재는 뒷전으로 밀렸다. 한나라당측도 한발 빼는 분위기. 따라서 비망록이 있는 것이 아니라 이용호씨의 정관계 로비 의혹과 관련한 제보 문건 정도가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리스트 존재로 인해 코너에 몰린 민주당 역시 “이용호씨와 함께 일한 직원 한 명이 한나라당에 무언가를 제보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검찰이 밝힌 1819명이나 되는 방대한 리스트는 일단 검찰 스스로 인정한 최초의 리스트인 것만은 분명하다. 그러나 명단 규모로 볼 때 일종의 ‘지인록’(知人錄)에 지나지 않는 수준이어서 리스트가 수사를 진전시키는 구체적 단서가 되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CB는 어디로 갔나



지난해 삼애인더스가 발행한 해외CB 중 인수하지 않은 300만 달러의 행방이 관건이다. 이용호씨는 이 300만 달러의 해외CB를 평소 금융거래를 통해 알고 지낸 D금고 김모 회장을 시켜 관리하게 하면서 이 CB계좌를 운영하는 펀드에 주요 정치인과 법조계 인사 등을 가입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CB를 헐값에 인수한 뒤 1주당 2538원에 주식으로 전환하고 그 후 주가가 1만 원대까지 뛰어올라 막대한 시세차익을 남긴 것을 보면 사실상 CB가 정관계 고위 인사들에 대한 뇌물 역할을 했다는 것. 여기에는 금괴 발굴 소문이 훌륭한 재료 역할을 했다. 그러나 이 펀드 운용을 주도한 김모씨 행적이 포착되지 않았으며 국내 거래의 경우 대부분 차명으로 되어 있어 실소유주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현재까지 드러난 이용호 회장의 로비스트는 여운환씨 1명으로 국한되었다. 그러나 4~5개 국가권력기관이 연루되었고, 정치권 유력 인사들이 외압행사 의혹을 받는 사건의 특성상 제2, 제3의 로비스트가 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검찰 주변에서 일차적으로 거론하는 인물은 주가조작의 공범으로 지목된 김모씨. 대검 관계자는 “김씨의 로비력이 여운환씨를 훨씬 능가한다는 얘기가 있다”고 말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주로 서울 시내 금융·경제분야에 폭 넓은 인맥을 형성하였다고 한다. 이회장과 여씨가 90년대 중반이 되어서야 서울로 진출했다는 점도 김씨의 역할론에 무게를 더하는 부분이다. 김씨는 지난 주 검찰수사가 좁혀오자 중국으로 잠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의 이주영 의원은 “여씨나 김씨 이외에 또 다른 로비스트가 있다는 유력한 제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 로비스트는 이용호 회장의 리빙TV 사업과 관련이 있는데 여권 외곽단체 간부와 개인적 친분관계를 맺으면서 여권핵심에 접근했다는 의혹이다.

청와대불똥 어디까지

청와대측은 최근 며칠 동안 내부 단속과정을 통해 현재 청와대 근무 인사 중에는 이용호 게이트 관련 인사가 없다는 결론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호남 인맥 등을 통해 이런저런 이유로 이용호·여운환씨와 ‘엮일’ 만한 사람은 있을지언정 구체적으로 지난해 이용호씨 불구속 석방 등에 영향력을 미친 경우는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 관계자는 “청와대가 나서 내부를 단속하거나 특검제에 앞서 사전 조율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 역시 “옷로비 때는 고가 의류를 전달받았다가 1시간 만에 돌려주었다는 실체라도 있는데 이번 경우는 그것보다도 실체가 없지 않느냐”는 말로 실체 없는 공방전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최소한 최근까지 청와대에 근무한 핵심 인사들 또는 주변인사들에서라도 관련자가 나온다면 청와대측 상처는 상당히 클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전직 청와대 관계자 1∼2명이 이용호씨의 계열사 인수과정 등에 도움을 준 것으로 거명되고 있다.

특별검사는 어디까지 밝혀낼까

정·관계 인사 도대체 누구?
김대중 대통령의 지시로 여야가 특별검사제 도입에 사실상 합의한 이상 이제 공은 특검에게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러나 특검제가 얼마만큼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인지 의문시된다. 우선 특별검사제를 배제하는 방안을 기초로 검찰 내 특별감찰본부를 구성한 마당에, 그것도 중간 수사결과를 보고하기로 한 대검찰청 국감을 하루 앞둔 시점에서 특별검사제 도입 방안이 나옴으로써 수사 주체가 모호해졌다는 지적이다. 옷로비 특검에 참여한 한 관계자도 “이번 사건의 폭과 깊이 등을 감안할 때 지난 번과 같은 인원과 기간으로는 전모를 밝히기 힘들 것이다”고 지적했다.





주간동아 2001.10.04 304호 (p38~40)

< 성기영 기자 / 허만섭 기자 >yyoungho@donga.com / mshu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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