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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로 카드’ 스스로 꺼내든 양쯔강

토양 유실, 오염 몸살 황하보다 더 누런 강물… 식수 이용 불가능한 ‘죽은 강’으로 전락

  • < 소준섭/ 상하이 통신원 > youngji@81890.net

‘옐로 카드’ 스스로 꺼내든 양쯔강

양쯔강의 다른 이름은 길다고 해서 창장(長江)이다. 총 길이가 무려 6300km에 달하고 유역 면적만 180만 ㎡에 이른다. 그러나 오늘날 양쯔강을 여행하는 사람은 길다는 사실보다 누렇게 된 강물을 보고 더 놀란다.

양쯔강은 황하와 함께 중국을 상징한다. 인근 유역에 거주하는 4억 인구를 먹여 살린다. 그래서 ‘어머니 강’이라고 한다. 하지만 빼어난 산수와 맑은 물은 이제 머나먼 과거의 일이 되었다. 양쯔강은 황하보다 더 누런 ‘황하’(黃河)로 변했다. 그러나 양쯔강 문제는 결코 물빛이 누렇게 흐려졌다는 데 그치는 게 아니다. 현재 양쯔강은 매순간 거대한 수토(水土)를 깎아내리고 있다. 양쯔강의 유실 수토는 해마다 22억 4천만 t에 이르며 강 전체 유역의 유실 수토 면적은 74만 ㎡로 유역 총 면적의 41.1%에 이른다. 유실 면적으로 보나 토양 침식량으로 보나 양쯔강은 중국의 하천 중 가장 심각한 수준이다. 급기야 전국인민대표자회의에 “중국의 많은 환경문제 중 수토 유실 문제가 가장 심각하다”는 발표문까지 제출되었다. 전문가들은 1cm 두께의 흙이 만들어지려면 자연상태에서 무려 120년 내지 400년이 필요하다고 한다. 그러나 양쯔강 유역에서는 해마다 1cm 이상 토양이 유실되는 지역이 적지 않다.

가장 심한 곳은 중상류 지역. 지난 1000여 년 간 이 지역에서 계속된 인구증가와 경제성장은 필연적으로 이 지역 구릉지대의 수토 유실이 양쯔강 전 유역 수토 유실의 3분의 2를 점하게 했다. 사람들은 더 많은 농지가 필요했고, 이는 구릉지 개간으로 이어졌다. 마오쩌둥의 극좌적 실험이던 대약진운동 과정에서 산의 모든 나무를 베어내고 그 자리를 개간하는 식의 개간사업은 대표적 사례라 할 것이다.

파헤친 구릉지대는 양쯔강 유역에서 가장 수토 유실이 심각한 지역이 되었다. 매년 양쯔강으로 흘러드는 진흙과 모래는 5억 t. 이 중 3분의 1은 구릉지대의 개간지에서 흘러든다.

특기할 만한 사실은 수토 유실과 빈곤은 비례한다는 점. 중국 과학원이 각 지방의 발전 잠재력을 비교한 결과 후베이 지역을 제외한 윈난성·구이저우성·간쑤성 등 양쯔강 중상류 지역의 7개 성이 모두 꼴찌에서부터 10위 안에 들었다.



양쯔강의 또 다른 문제는 강물이 극도로 오염되었다는 사실이다. 우한이나 충칭 등 대도시를 비롯, 양쯔강 유역의 모든 지역에서 생활하수와 공장폐수 등 각종 오염물이 강에 그대로 흘러든다. 인구 3000만 명의 대도시 충칭의 경우 작년 폐수 방류량은 13억 t에 이르렀는데, 이 중 생활오수 처리율은 고작 7.4%였고 공업용 고체 폐기물의 종합 이용률은 7%, 그리고 생활쓰레기의 무공해 처리율은 7.3%에 그쳤다. 다른 도시도 매일반이다. 창장강 삼협 지역에서도 양쯔강을 떠다니는 선박들에서 나오는 오염물이 연간 3만 t에 이르는데 이 중 8000t이 그대로 강에 투척된다.

지난 92년 창장강수리위원회는 양쯔강 유역 13개 도시의 총 연장 790km를 조사한 결과 560km에서 이미 심각한 오염대를 형성했다는 사실을 밝혔다. 전문가들은 현재는 이보다 훨씬 심각한 수준이라 말한다. 전 지역에 걸쳐 양쯔강은 식수로는 전혀 불가능한 상태의 ‘죽은 강’이 된 것이다. 중국은 그동안 환경의 철저한 희생 위에 경제성장이란 목표를 추구해 왔다. 그러나 많은 다른 나라의 예에서 보듯 한번 파괴된 환경은 단기적으론 치유불가능하며 오히려 엄청난 처리비용이 든다.

이제 중국의 안위는 양쯔강에 달려 있다고 해도 지나침이 없다. ‘어머니 강’인 양쯔강의 오염은 두고두고 중국을 괴롭히는 문제로 남을 듯하다. 누렇게 죽어가는 양쯔강은 중국인에게 ‘옐로 카드’를 내민 셈이다.



주간동아 2001.08.30 299호 (p56~56)

< 소준섭/ 상하이 통신원 > youngji@81890.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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