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99

2001.08.30

싱가포르 가긴 갔다만

이회창 총재 2박3일 간 … 어려운 시기 ‘싱거운 외유’ 시각도

  • < 허만섭 기자 > mshue@donga.com

    입력2005-01-19 15: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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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싱가포르 가긴 갔다만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는 8월19일 2박3일 간의 일정으로 싱가포르 비공식 방문길에 올랐다. 이총재의 이번 외유는 99년 9박10일 간 미국·독일 방문 이후 2년여 만의 일이다.

    그간 이총재의 외국 방문은 순탄치 못했다. 최근 2년여 간 미·중·일·러 등 한반도 주변 4강국 방문은 이런저런 이유로 한 차례도 성사되지 못했다. 지난 4월 이총재는 일본 방문을 위한 구체적 일정까지 세워놓고도 모리 총리의 실각과 역사 교과서 왜곡문제가 터지는 바람에 취소해야 했다.

    이번 싱가포르 방문의 경우 당초 이총재는 중국 상하이를 포함해 9박10일 일정으로 계획을 잡았으나 당내에서 여야 대립 와중에 너무 기간이 길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대폭 축소했다. 수행기자단도 4명의 풀기자단으로 최소화했다. 싱가포르 방문은 국가혁신위원회 미래분과위원회(위원장 이명박)가 기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의 국가발전 모델은 네덜란드나 싱가포르 같은 ‘소강국’ 형태가 되어야 한다는 전제하에서 정보통신산업, 사회 인프라 등의 경쟁력을 현장에서 직접 연구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것. 이총재는 리콴유 선임장관과 고촉통 총리를 만날 예정이다.

    그러나 이총재의 이번 외유는 “외교 템포가 느리다”는 또 다른 비판론을 낳았다. 한나라당 한 의원은 “싱가포르 방문이 그 자체로는 의미 있는 일이지만, 한국은 지금 북한 및 주변 4강국과의 관계에서 어느 때보다 불안한 상황이다. 야당 총재의 2년 만의 첫 외국 방문지가 ‘고작’ 싱가포르라는 점은 국민에게 안일한 외교적 행보로 비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총재 이름은 김대중 대통령이나 YS와 달리 4강국 정가에 제대로 알려져 있지 않다고 한다. 자민련 한 의원은 “JP는 부시 전 대통령과 서울 하얏트 호텔에서 며칠 간 함께 숙식할 정도로 현 부시 대통령 가문과 친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총재가 최근 YS 때 외교 업무를 했던 박진씨를 영입한 것도 이런 점을 고려했기 때문인 듯하다. 이총재는 정기국회중인 10월 초~중순에 미국을 방문할 계획이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부시 대통령과의 면담 성사 가능성은 확신할 수 없고, 딕 체니 부통령과의 면담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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