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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라디바리’ 복원에 성공하다

미국의 나지바리 교수, 소리 비밀 풀고 같은 음질의 악기 만들어

  • < 최재덕/ 유럽문화정보센터 전문연구원 > sahara2@orgio.net

‘스트라디바리’ 복원에 성공하다

‘스트라디바리’ 복원에 성공하다
‘모방 불가능’. 300년 전 이탈리아의 악기제작자 안토니오 스트라디바리의 손에서 탄생한 현악기를 두고 거장들은 그렇게 묘사해 왔다. 부연이 필요 없는 이 위대한 장인이 살아 있는 동안 만든 악기는 모두 1100여 점. 20세기 초에는 그 중 바이올린 540점, 첼로 50점, 비올라 12점 만이 전해진다고 알려졌지만, 그 후 세계 곳곳에서 200여 점의 악기가 추가로 스트라디바리의 작품임이 밝혀지는 영광을 얻기도 했다. 제작자 이름을 따라 스트라디바리라고 불리는 이 악기의 가격대는 수억 원에서 수십억 원대에 달한다.

그동안 스트라디바리의 제작비법은 장인의 죽음과 함께 사라져 버렸기 때문에 누구도 다시 만들 수 없다는 것이 정설이었다. 그러나 얼마 전 독일의 월간지 게오 익스플로러가 미국의 한 과학자가 이 악기의 복원에 성공했다는 소식을 전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텍사스주 A&M 대학의 요셉 나지바리 교수가 숱한 실험 끝에 스트라디바리의 비밀이 대가의 손재주가 아니라 독특한 목재 가공에 있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

비평가들도 차이 구별 못해

나지바리의 설명에 따르면, 당시 악기재료로 쓰이기 위해 뗏목 형태로 베네치아에 도착한 통나무들은 해안에서 여러 달 동안 떠 있곤 했는데 이 과정에서 나무에 흡수된 미네랄과 소금이 나중에 탁월한 소리를 내게 하는 첫번째 기본토대가 된다. 여기에 장인의 고향인 크레모나 지방의 독특한 나무 처리기술이 한몫 더 한다. 즉 스트라디바리가 나무를 가공하면서 사용한 생나무 약제에 비밀이 있다는 것이다.

원래는 나무를 매끄럽게 다듬고 박테리아나 곰팡이 등에서 보호하려고 사용한 약품이 음의 주파수를 2000~ 4000 Hz로 유지해 선명도를 향상시키는 결정적인 작용을 한다는 것. 스트라디바리의 비밀이 광택제 칠에 있다는 견해가 그간 학계에서 지배적이었던 반면, 나지바리는 칠이 다 벗겨진 악기들도 소리가 여전하다는 점을 들어 그러한 주장을 반박했다. 이후 화학분석을 통해 스트라디바리가 사용한 약제의 성분을 알아내는 데 성공한 나지바리는 본격적으로 스트라디바리 복원에 나섰다.



헝가리에서 보낸 유년시절, 집시에게 첫 바이올린 레슨을 받았다는 나지바리가 처음 스트라디바리와 인연을 맺은 것은 1950년대. 취리히에서 화학을 공부하면서 시 오케스트라의 제1바이올린 주자가 사용하는 스트라디바리를 빌려 써보았다가 그 음색에 평생을 걸 만큼 매료된 것이다. 크레모나로 수 차례 여행을 다녀온 뒤 본격적으로 바이올린 제작을 배우기 시작한 이 화학자는 1984년부터 오로지 스트라디바리 연구작업에만 몰두해 왔다.

나지바리의 공방에서 악기 하나를 제작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최소 1년. 그의 동료인 쳰광위는 수작업을, 나지바리는 생나무를 화학적으로 처리하는 과정을 맡았다. 최종 단계에서는 특수분석기를 통해 복잡한 음질검사를 거친다. 검사에서 음질이 스트라디바리나 그에 못지않은 명성을 지닌 과르네리에 미치지 못하는 작품들은 학생들에게 연습용으로 판매하였다.

대신 합격품들은 그동안 예후디 메뉴인 등과 같은 거장들에게 일단 인정을 받았다. 솔리스트 지나 쉬프는 이 악기를 사용해 이스라엘 필하모닉과 협연하고 난 뒤 “음색이 믿을 수 없이 선명해 감동적인 수준이다”고 말하기도 했다. 실제 한 연주회에서 지나 쉬프는 나지바리와 스트라디바리를 번갈아가며 연주했지만 두 악기의 차이를 구별한 비평가는 없었다는 것. 그렇다면 가격대비 품질 면에 있어 탁월한 경쟁력을 가진 이 악기들이 시장을 장악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나 쉬프는 “거장들이 어떤 악기를 높이 평가하는 것은 그 악기만의 독특한 음색이 있다고 공인을 받을 때다”고 말하면서 “대부분은 비싼 가격을 그 공인과 동일시하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주간동아 2001.08.23 298호 (p64~64)

< 최재덕/ 유럽문화정보센터 전문연구원 > sahara2@orgi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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