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95

2001.08.02

전직 야구선수들… 음악가에서 에로배우까지

  • < 김성원/ 스포츠투데이 야구부 기자 > rough@sportstoday.co.kr

    입력2005-01-13 15: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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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직 야구선수들… 음악가에서 에로배우까지
    지난 주 잠실야구장을 찾은 야구팬들은 ‘20년간의 즐거움’을 한꺼번에 만끽했을 듯하다. 7월16일 올스타전 전야제 행사 중 하나로 치러진 ‘프로야구 올드스타전’ 덕분이다. 선동렬 최동원 박철순 백인천 등 프로야구를 풍미한 대스타들이 게임을 치르는 동안 관중석에서는 박수갈채가 끊이지 않았다. 세월의 더께가 쌓이는 동안 한국 프로야구도 이제 추억을 즐길 만큼 수많은 별들을 배출한 셈이다.

    20년이면 한 사람의 인생이 수차례 바뀔 수 있는 시간이다. 이른바 ‘야구 엘리트 코스’를 거치면서 선수 생활을 한 후 은퇴 뒤에도 야구 관련업에 종사하는 왕년의 스타들. 이날 잠실구장에 초대된 선수들은 축복 받은 이들임이 틀림없었다. 그렇지 않은 이들은 눈물을 흘리며 글러브를 벗게 마련. 그러나 제2의 인생을 통해 새롭게 태어나는 이들도 있다.

    지난 6월 초 대전시립교향악단에 오디션을 거쳐 입단한 박종호씨(38)는 프로야구 원년 멤버다. 82년 OB베어스에 입단한 박종호씨는 대전고를 졸업, 프로에 입문했다. 고교시절에는 주전 3루수에 줄곧 4번 타자였으나 프로의 벽은 만만치 않았다. 결국 85년, 훈련 도중 어깨를 다쳐 그라운드를 떠나야 했다. 새로운 삶을 꿈꾼 박종호씨는 이후 여동생이 전공한 콘트라베이스를 배웠다. 평소 좋아한 음악을 하기로 결심한 것.

    89년 목원대 음대에 진학한 뒤 94년 독일 서베를린대 음대로 유학, 4년간 석사과정을 마쳤고 쾰른대에서 1년간 더 공부했다. 99년 귀국한 그는 대전시립교향악단에 지원, 높은 경쟁률을 뚫고 정식 단원이 되는 영광을 차지했다. 현재 콘트라베이스팀의 수석주자로 활동중이다.

    프로야구 투수 출신 골퍼도 있다. 지난 92년 쌍방울에 1차 지명된 투수 방극천(32)은 97년 동계훈련 때 어깨를 다쳐 유니폼을 벗었다. 당시 쌍방울 김성근 감독에게서 골프를 해보라는 권유를 받고 뒤늦게 채를 잡은 방극천은 3전4기의 노력 끝에 프로테스트를 통과한 뒤 2년 동안 스윙연습에 모든 것을 바쳤다. 결국 그는 지난해 겨울 태국 동계투어에서 프로선수 가운데 최고 성적을 올려 올 시즌 몇 개의 오픈 대회에 참가할 수 있는 자격을 받았고, 지난 5월 남자 프로골프 2부 투어인 KTF투어 2회 대회에서 2위의 성적으로 입상했다.



    프로야구 선수 출신 에로배우도 있다. 1990년대 중반 프로야구 해태 타이거즈에서 활약한 K모씨(25)는 현재 성인용 비디오 영화에 출연하는 에로배우다.

    또 다른 20년 뒤, 이승엽과 양준혁, 이병규 등은 올드스타전에 참가할 게 틀림없다. 오늘 그들의 그늘에 가려 있는 수많은 2군 선수들은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날까. 20년이라는 시간은 쉽게 포기할 수 없는, 그리고 충분히 인생 역전을 꿈꿀 수 있는 긴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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