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러나 식충식물을 대량으로 재배해 시판하는 사람이 있다. 충북대 원예학과 이철희 교수팀과 산학협동 벤처기업인 원바이오(대표 최수영ㆍ충북대 생명과학부 교수)가 그 주인공들. 이들은 자체 개발한 조직배양기법으로 식충식물의 양산화에 성공했다. 충북 청원군 옥산에 세운 생산시설에서 식물의 조직을 잘게 떼어내 가장 알맞은 배양액에서 키워 식물체로 만든 뒤, 이를 작은 화분에 옮겨 담아 상품 형태로 만든 것. 가격은 1만~1만5000원선이다.
이들 식물은 냄새나 모양으로 곤충을 유인한 뒤 점액에 달라붙게 하거나 함정에 빠뜨려 곤충을 소화, 체액을 흡수해 영양분을 공급 받는다. 세계적으로 600여 종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멸종 위기에 처한 종이 많아 보존 필요성을 제기한 상태다. 곤충을 잡는 함정이나 끈끈이는 대부분 잎이 변형한 것들. 사람은 식물에서 나는 냄새를 맡을 수 없고 점액이나 소화액 역시 인체에 해가 없어 아기들이 만지더라도 문제는 없다고 회사측은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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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식물이 벌레를 꿀꺽꿀꺽 삼키는 모습을 기대한다면 생각을 바꾸는 게 좋다. 실제의 파리지옥은 벌레 한 마리를 잡으면 벌레를 잡은 잎이 같이 썩어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김호영씨의 설명. 잎이 여러 개라 계속 영양분을 보충할 수 있지만 방안의 모든 벌레를 다 잡아먹을 거라고 생각하지는 말라고 김씨는 당부한다.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관찰 학습용으로 생각하는 것이 옳다는 설명이다.
식당·한약방 등에서 많이 구입
업체에서는 인터넷 홈페이지 식충이넷(www.sikchungi.net)을 통해 자세한 정보와 응급처방을 제공하고 있으며, 전국 14곳의 매장도 이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식충식물을 기르는 사람끼리 커뮤니티를 구성해 기르면서 겪는 에피소드들도 나누고 있다. 식충식물에 ‘삼복이’라는 이름까지 붙인 이용자, “오늘 드디어 파리를 먹었다”고 기뻐하는 사람 등을 모두 만날 수 있는 사이버 사랑방이다.
“많은 식물들이 꽃이나 열매로 곤충을 유인합니다. 심지어는 사람도 유인하죠. 꽃 향기를 맡은 사람은 꽃을 가진 식물에게 유인되는 것이겠죠.” 올 여름에는 매혹적인 향기로 유혹해 곤충을 잡아먹는 식충식물의 묘한 매력에 빠져보는 게 어떻겠느냐고 최수용 교수는 제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