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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뺨치는 가짜그림 “야! 예술이네”

예술의전당 ‘명작과 가짜명작전’ … 중국 명·청 근대기 진품과 위작 80점 전시

  • < 김현미 기자 > khmzip@donga.com

진짜 뺨치는 가짜그림 “야! 예술이네”

진짜 뺨치는 가짜그림 “야! 예술이네”
곡식과 기름 장사는 한 푼의 이득이 있고, 베와 잡화는 열 푼의 이득이 있으며, 장례용품과 혼수품은 백 푼의 이득이 있고, 보석과 서화는 만 푼의 이득이 있다.”

서화(書畵) 감정전문가 이동천 박사(랴오닝성박물관 객좌연구원, 선양공업학원 외적교수)는 옛 말을 빌려 서화가 경제적 가치가 있는 그날부터 위조는 피할 수 없는 운명이었다고 말한다. 남조 효무제(454~464)가 유명 작가의 법서를 편집하려 했으나 경성과 인근 선비들이 헌납한 글씨 중 진품과 위조품이 섞여 있어 혼란을 겪었다는 기록도 있다. 당시에 이미 빗물로 종이를 염색하고, 인위적으로 손상해 마치 오래된 서신처럼 만든 뒤 진위를 분별할 수 없도록 진품과 섞는 작업이 유행할 만큼 위조의 뿌리는 깊다. “최근 중국에서 투기 목적의 서화수집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수요가 있으니 공급이 따르죠. 공방에서 만든 위작(僞作)들이 경매를 통해 유통되고 먼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여겨 위작만 수집하는 사람도 있습니다”(이동천).

중국 서화 위조의 지역별 특성도 감상

이처럼 진짜 같은 가짜와 가짜 같은 진짜를 비교 감상할 수 있는 이색전시가 열린다. 7월14일부터 예술의전당 미술관에서 마련하는 ‘명작과 가짜명작전’에 랴오닝성박물관이 소장한 중국 명·청 근대기의 진품들과 이를 토대로 만든 위작이 나란히 걸린다. 전시작은 구영(기사 중 이름은 우리에게 친숙한 한자음을 그대로 표기했음)의 ‘적벽도’, 석도의 ‘고목수음도’ 등 중국의 국보급 서화 2점을 포함해 명(明)과 청(淸)나라, 근대기 중국회화의 거장들이 남긴 작품 40점과 위작 40점 등 총 80점이다. 참고로 중국 선양에 있는 랴오닝성박물관은 베이징의 고궁박물관, 난징박물관과 함께 중국 3대 국립박물관으로 꼽히며 중국서화 감정계의 대부인 양인개(楊仁愷, 87) 선생이 명예관장으로 있다.

진짜 뺨치는 가짜그림 “야! 예술이네”
‘명작과 가짜명작전’은 원본과 위조본을 대비해 예술의 창조적 가치를 강조하는 한편, 위작에도 나름대로 격이 있음을 보여준다. 사실 동양 서화에서 모방 그 자체는 비난의 대상이 될 수 없다. 예술의전당 채홍기 과장(미술관 큐레이터)은 “뛰어난 그림을 그리고 싶고, 그대로 모사하고 싶은 욕구는 자연스러운 것이고, 중국에서 회화를 특수한 심미적 가치로 여기기 시작한 육조(六朝)시대부터 모사(模寫)는 중요한 수업방식이자 그 자체가 중요한 회화적 능력의 기준”이었다고 말한다. 물론 베끼는 데에도 차이가 있다.



먼저 모본(摹本)은 원화 위에 초를 입혀 투명한 경화지를 대고 이를 창문 구멍에 고정한 다음 필선으로 윤곽을 그리고 먹으로 채워 그리는 방식이다. 주로 손상되기 쉬운 원화의 복제품을 만들어 보관하는 데 이용했다. 다음으로 임본(臨本). 중국에서는 “임이란 고첩(古帖) 옆에 종이를 놓고 그 형세를 보고 배우는 것으로 마치 연못을 바라본다는 임(臨)이다”고 설명한다. 분명 모본과는 역할이 달라 유명 서화가의 작품을 학습하는 데 널리 이용했다.

끝으로 방본(倣本)은 위조자들이 흔히 작가나 유파의 예술풍격(藝術風格)과 창작방식을 숙련한 후 자신의 예술적 구상으로 새로운 작품을 만든다는 점에서 모본·임본과 구분한다. 방본 중에는 진품에 버금가는 예술성을 지닌 게 많아 감정하기가 까다롭다. 일종의 서화 학습방식으로 권장한 모본·임본·방본과 달리 상업적 거래의 목적으로 위조한 것은 ‘조본’(造本)이라고 한다. 아직 서화감정학이 학문적으로 자리잡지 못한 한국에서 이번 ‘명작과 가짜명작전’은 중국서화의 위조방식에서 지역별 특징까지 한눈에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7월14일~8월26일에 예술의전당 미술관 1전시실에 전시하며 날마다 오전 11시와 2시에는 전문가가 직접 설명도 한다. 또 ‘중국서화의 진위 감정을 말한다’는 주제로 7월14일 오후 2시 양인개 선생과 7월21일 같은 시각 이동천 박사의 특강이 마련되어 있다.



주간동아 2001.07.19 293호 (p52~54)

< 김현미 기자 > khmzi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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