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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난치병 어린이에 산삼 드립니다”

  • < 최영철 기자ftdog@donga.com >

“난치병 어린이에 산삼 드립니다”

“난치병 어린이에 산삼 드립니다”
“한(恨) 때문입니다. 자식이 아픈데 돈이 없어 치료를 못받은 경험이 있습니까?”

자신도 가난의 굴레를 벗지 못한 생활보호대상자이면서 수억원대의 산삼 열뿌리를 난치병 환자에게 쾌척키로 한 홍재한씨(41·경기도 파주시 법원읍). 그는 주변에서 밀려드는 ‘왜’라는 질문에 이렇게 반문한다.

홍씨는 지난 11월25일과 26일 뇌질환을 앓고 있는 아들 종훈군(4)의 치료를 위해 경기도 양주군 감악산에 천마를 캐러 나섰다가 50∼110년 된 산삼 열 뿌리(시가 1억5000만원 상당)를 캐는 행운을 잡았다. 그는 산삼을 캐고 난 뒤 아들에게 먹일 것을 제외한 나머지를 팔아 저소득 난치병 환자에게 기부키로 결정했다. 그 과정에서 큰 고민은 없었다. 돈이 생긴다면 아들처럼 가난 때문에 치료를 포기한 아이들을 살려내고 싶다는 게 평소 그의 꿈이었기 때문이다. “아이는 경기와 발작을 하는데 돈이 없어 병원엔 갈 수 없고…. 그때의 심정을 어떻게 말로 다 하겠습니까. 책을 써도 몇 권은 될 겁니다.”

종훈군은 지난 98년 보건소에서 접종한 소아바미 백신 접종 부작용으로 발작성 뇌질환을 일으켰다. 당시 홍씨는 건축인테리어와 재활용 사업에 연이어 실패하고, 실의에 잠겨 있었다. 240만원에 불과한 국가보상금과 전세보증금까지 치료비로 모두 쓴 그는 지난해부터 약초를 캐기 위해 산을 헤매기 시작했다. “발작과 경기에 좋다는 천마, 물푸래나무, 산작약 등 약초를 캐 갈아 먹이거나 그냥 먹였죠. 몇년 안 된 산삼도 먹여봤습니다. 그 방법뿐이었으니까요.”

지성이면 감천이라더니 종훈군의 병세는 올 들어 급속하게 호전됐고, 홍씨는 신이 나서 파주 일대의 산을 샅샅이 뒤졌다.



“완전한 약초꾼이 됐죠. 산을 아는 사람은 약초도 알게 됩니다. 다시 한번 산삼을 캔다면 그것도 기부할 겁니다. 산삼을 캘 수 있는 기회는 앞으로도 많을테니까요.”

홍씨는 난치병 어린이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산삼의 ‘진짜 주인’을 수소문하고 있다.



주간동아 2000.12.21 264호 (p102~102)

< 최영철 기자ftdog@dong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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