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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등심에 Sir 존칭 붙은 사연

쇠고기 부위별로 다양한 스테이크 … 굽는 시간 길면 퍽퍽하고 맛 떨어져

허리등심에 Sir 존칭 붙은 사연

허리등심에 Sir 존칭 붙은 사연
“우리 오랜만에 외식 한번 할까?” 연말연시 가족끼리, 또는 연인끼리 분위기 한번 내고 싶을 때 가장 어울리는 음식은 바로 스테이크가 아닐까. 잔잔한 피아노 선율이 깔린 레스토랑에서 붉은 색 와인 한 잔을 놓고 우아하게 스테이크를 썰며 대화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멋진 송년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스테이크는 아주 단순한 요리다. 고기 조각(보통 쇠고기)을 4∼5cm로 두껍게 썰어 석쇠나 프라이팬에 구운 것인데, 굽는 정도에 따라 레어(rare·고기의 표면만 살짝 익히고 속은 날것인 상태), 미디엄(medium·반 정도만 익힌 것), 웰던(welldone·속까지 바싹 익힌 것) 등으로 나눈다. 이를 세분하여 레어와 미디엄의 중간을 미디엄 레어(medium rare), 미디엄과 웰던의 중간을 미디엄 웰(medium well)이라 한다.

스테이크는 굽는 정도에 따라 맛이 달라지는데, 스테이크의 진미를 즐기는 사람들은 레어를 좋아한다. ‘피가 뚝뚝 떨어지는 것 같아서’ 싫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는 피가 아니라 고기가 열을 받은 후 세포에서 흘러나온 육즙이다. 고기를 굽는 시간이 길어지면 육즙이 줄어 맛도 떨어진다.

스테이크의 종류는 부위별로 나뉘는데, 그 이름에는 재미있는 유래가 많다. 스테이크 중에서 가장 맛있는 것으로 알려진 샤토브리앙은 쇠고기 안심 중에서 가장 지름이 넓은 부위다. 안심은 소의 등뼈 밑에 붙어 있으며 소 한 마리에 안심이 두 개 있다. 하나의 길이가 60cm 정도이고 지름은 12cm 정도. 이 요리는 19세기 프랑스의 귀족이며 미식가인 샤토브리앙 남작이 자신의 조리장에게 쇠고기의 가장 맛있는 부위를 찾게 해 만든 것이라고. 샤토브리앙은 연하고 기름기 없는 안심 가운데서도 가장 맛있는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소의 허리등심 부위로 만든 서로인 스테이크는 영국의 국왕 찰스 2세가 붙인 이름. 그는 비프스테이크를 너무 좋아해 매일같이 즐겼는데, 어느날 시종에게 “내가 항상 먹는 고기가 어느 부위냐”고 물었더니 로인(허리살)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로인이라는 부위의 고기가 매일 식사 때마다 나를 즐겁게 해주니 그 공적에 보답코저 기사 작위를 수여하노라.” 그 이후 로인 앞에 서(sir)가 붙어 서로인 스테이크가 되었다. 소등심 중에 기름기가 가장 적은 가운데를 자르면 뉴욕주의 지도와 비슷하다 하여 뉴욕 컷(New York Cut) 스테이크, 소 안심과 등심 사이에 영문 T자 모양의 뼈가 있고, 뼈 양옆으로 안심과 등심이 함께 붙어 있는 티본(T-bone) 스테이크 등이 있다.



프랑스 요리학교 ‘코르동 블루’에서 수학한 요리평론가 송희라씨(33)는 스테이크 애호가 중 한 사람. 프랑스 미국 싱가포르 등지를 돌며 맛본 정통 스테이크의 맛을 못 잊어 귀국 후에도 이따금 스테이크가 맛있기로 소문난 양식당을 찾는다. 그가 추천한 스테이크 식당은 조선호텔 ‘나인스게이트’, 하얏트호텔의 ‘파리스 그릴’, 힐튼호텔의 ‘시즌스’, 청담동 프렌치 레스토랑 ‘팔레 드 고몽’. “스테이크 맛의 생명은 고기의 질과 신선도이므로 좋은 고기를 쓰는 집을 찾아야 제 맛을 느낄 수 있다”고 말하는 송씨는 “주문할 때, 소스를 끼얹지 말고 따로 달라고 하면 고기의 상태와 질을 한눈에 볼 수 있어요. 또한 ‘음식에 대해 뭔가 아는 사람’이라고 생각해 주방에서도 더 신경을 써준다”고 조언한다. 외국에서는 ‘레어’보다 더 아랫단계도 있어 고기맛을 그대로 즐기려는 사람들이 많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이 먹기에는 ‘미디엄 레어’ 정도가 좋다고. ‘미디엄 웰’ 이상은 고기가 퍽퍽해서 맛이 떨어진다고 충고한다.

허리등심에 Sir 존칭 붙은 사연
고급 식당일수록 입구에 안내원이나 헤드 웨이터가 있어 고객을 맞이하므로 그들의 안내를 받아 자리를 지정받는다. 웨이터가 맨 먼저 빼주는 의자가 상석. 웨이터가 없을 때는 남자가 주빈 또는 여성의 의자를 뒤로 빼줘야 한다. 사람들의 왕래가 많은 통로쪽이나 출입문에서 가장 가까운 곳이 말석이다.

식당에 들어갈 때는 가방, 모자, 외투 등을 가지고 들어가지 말고 체크룸에 맡긴다. 여성의 경우 작은 핸드백은 가지고 들어가는데, 이때 핸드백은 의자와 허리 사이에 놓는 것이 좋다.

식탁에 올려져 있는 냅킨은 모인 사람들이 모두 자리를 잡고 앉은 후, 첫 요리가 나오기 직전에 펴는 것이 매너. 냅킨을 펼 때는 테이블 위로 올려 털 듯이 펴지 않도록 주의하고, 식사 전에 기도를 하거나 건배를 할 경우에는 이것이 끝난 후에 펴도록 한다.

웨이터는 고객을 위해 존재하므로 웨이터가 옆에 있는 것을 거북하게 여길 필요는 없다. 웨이터를 부를 때는 손가락을 튕겨 소리를 내지 말고 그냥 손만 들어도 되며, 요리 선택에 자신이 없을 경우 웨이터의 조언을 듣는 것이 좋다.

빵 같은 것을 손으로 먹는 서양 사람의 경우 머리 기름 등이 손에 묻는 것을 지극히 비위생적으로 여긴다. 식사 중에 귀, 코, 머리 등을 만지는 것은 삼가고 식탁에서는 절대 다리를 꼬지 않도록 한다. 냅킨이 떨어지거나 식탁을 칠 염려가 있기 때문. 나이프나 포크가 바닥에 떨어졌을 때는 직접 줍지 말고 웨이터가 주워줄 때까지 기다린다. 또한 식탁 위에 팔꿈치나 손을 얹어놓거나 포크 또는 나이프를 손에 든 채 식탁 위에 팔을 얹어 놓아서는 안 된다. 사용하지 않는 손은 언제나 무릎 위에 놓아두는 습관을 들이도록.

식사가 끝난 후 나이프는 바깥쪽, 포크는 안쪽에 나란히 접시 오른쪽 아래 방향으로 비스듬히 놓는다. 나이프의 날은 안쪽(자신쪽)으로 향하게 하고 포크는 등을 밑으로 한다. 식사중에 나이프와 포크를 잠시 놓아둘 때는 나이프와 포크의 끝부분을 접시 위에 걸쳐놓고 손잡이 부분은 테이블 위에 팔자형으로 놓는다. 양식 요리의 순서나 식기 자리는 합리적으로 고안된 것이므로 자기 앞으로 당겨서 먹거나 포개놓는 것은 좋지 않다.

허리등심에 Sir 존칭 붙은 사연
왼손에 포크, 오른손에 나이프를 쥐고 한 입 크기로 잘라 먹는다. 나이프는 안정감 있게 깊숙이 잡고, 포크로 단단히 고기를 누른 상태에서 포크의 바로 옆에 나이프를 대고 위에서 집게손가락으로 누르듯이 썰면 쉽게 썰어진다. 톱질을 하듯이 썰거나 너무 힘을 줘서 접시를 긁는 불쾌한 소리가 나지 않도록 주의한다.

고기를 처음부터 한꺼번에 다 썰어놓고 먹는 것은 결코 세련된 모습이라고 할 수 없다. 처음부터 다 잘라놓으면 고기가 식어 맛도 현저히 떨어진다. 두세 조각 정도를 미리 썰어놓고 먹는데, 왼손으로 먹는 것이 불편하면 포크를 오른손으로 옮겨 쥐고 먹다가 다시 고기를 썰어서 먹는다. 먹는 순서는 스테이크는 왼쪽부터, 생선은 오른쪽 꼬리부분부터 잘라 먹는다. 이때 요리를 나이프로 찔러 입으로 가져가는 행동은 절대 금물.

티본 스테이크처럼 뼈가 붙어 나오는 스테이크는 먼저 뼈를 발라내고 먹는 것이 정석. 웨이터가 뼈가 붙은 채로 가져와 손님 앞에서 뼈를 발라주기도 하지만 자신이 직접 해야 하는 경우에는 포크로 단단히 고기를 누르고 나이프로 뼈를 발라낸다. 뼈를 떼어낸 살은 보통 스테이크를 먹는 요령과 같이 먹는다.

밥을 먹을 때 반드시 포크의 바깥쪽 등에 얹어서 먹어야 하는 걸로 알고 있는 사람이 많은데, 요즘에는 자연스럽고 편하게 포크의 안쪽으로 떠먹는 것이 주류. 왼손으로 먹기 힘든 밥이나 옥수수, 콩 같은 것은 오른손을 쓰는 것이 자연스럽다. 요컨대 어느 것이 더 합리적이고 자연스러운지를 먼저 생각해보면 원칙에 어긋나지 않을 수 있다.





주간동아 2000.12.21 264호 (p82~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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