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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전용 헬기 “늙어서 걱정”

경호실 “안전 위협” 꼭 도입해야… 국방委 “나라도 어려운데” 예산 삭감

대통령 전용 헬기 “늙어서 걱정”

대통령 전용 헬기 “늙어서 걱정”
새로운 대통령 전용헬기는 도입될 것인가. 국회 국방위는 관련 예산을 삭감했지만 대통령 경호실 등은 이 예산을 살려내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어 최종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1월29일 국회 국방위 예산안 소위는 2001년 국방예산안 중 대통령 전용 헬기(정식 명칭 ‘지휘 헬기’) 구입 사업과 관련한 착수금(92억원)을 전액 삭감했다. 계획대로라면 99년 10월부터 대통령 경호실과 공군이 주축이 돼 추진해온 이 사업에 들어가는 돈은 2003년까지 모두 1275억원. “나라가 어려운 상황인 만큼 대통령이 솔선수범을 보일 필요가 있다”는 것이 삭감에 동의한 여야 의원들의 공통적인 지적이었다. 그러나 이 사업의 운명을 예측하기는 아직 이르다. 대통령 경호실과 공군 관계자들은 착수금 삭감이 의결된 뒤에도 천용택 국회 국방위원장 등을 만나 ‘지휘 헬기 사업 추진 필요성’이라는 문건을 전달하며 내년 예산에 반영해줄 것을 요청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국회 국방위원장실 한 관계자는 “지금 분위기로 봐 예산결산위원회 계수조정소위원회에서 대통령 전용 헬기 구입 사업이 다시 논의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한 국방위원의 보좌관은 “전용헬기 구입예산이 다시 부활할 경우 가만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2003년까지 1275억 소요

대통령 전용헬기 도입 사업이 시작된 직접적인 배경은 지난 99년 1월의 헬기 사고. 대통령 전용 헬기인 AS-332L1(Super Puma:이 기종은 1988년 말 2대, 1989년 초에 1대가 각각 도입됐다)이 경기도 용인에서 착륙 훈련 중 동체가 파손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때부터 공군과 청와대 경호실은 사고 원인을 ‘헬기 노후’로 규정, 새 전용 헬기 도입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당시는 어려운 경제 상황 등을 고려한 김대중 대통령의 지시로 다용도 헬기인 VH-60p 헬기를 개조해 쓰는 것으로 결론났다(대통령이 헬기를 이용할 경우 경호의 필요성 때문에 3대가 한 조가 되어 움직이므로 그중 한대라도 고장나면 이용이 불가능하다).



그러나 VH-60p 헬기도 99년 8월15일 김대통령이 충남 천안 독립기념관에서 열린 광복절 기념식에 참석했을 때 문제를 일으켰다. 갈 때는 문제가 없었는데 행사 후 엔진이 고장나는 바람에 김대통령이 승용차로 귀경하는 사태가 벌어졌던 것. 이 사고는 김대통령이 새 전용헬기 도입을 허락하는 계기로 작용했다.

대통령 경호실의 한 고위 인사는 대통령 전용헬기 도입 사업의 절박성을 이렇게 설명했다. “큰일났다. 예산이 삭감돼 당장 내년 10월부터 대통령이 타고 다닐 헬기가 없다. 지금 대통령이 이용하고 있는 VH-60p이 그때가 되면 도입된 지 10년이 넘어 수명을 다하기 때문이다. 프랑스에 수리를 맡긴 AS-332L1 헬기가 들어오면 다시 쓰면 되지 않느냐는 말도 있지만 사고가 난 헬기를 다시 대통령 전용헬기로 쓰는 경우는 없다. 10년 운영하면 교체하는 것이 세계적인 흐름이다. 대통령의 안전을 위해 새로운 헬기 도입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국방위원인 한나라당 정재문 의원은 “다른 나라의 경우 AS-332L1의 10년 주기 교체는 예산낭비”라고 주장했다. 정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AS-332L1을 정상들의 전용헬기로 쓰고 있는 일본 중국 독일 프랑스 스페인 등은 12년에서 17년 정도 사용하며 10년 주기로 고쳐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의원측 관계자는 “애초 1000억원으로 잡았던 사업비가 200여억원이 더 증액되는 등 사업 과정도 불투명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호실측은 “나라마다 사정이 다르지 않느냐”고 반박하고 있다.

대통령 전용헬기 도입사업이 어떻게 결론날지 자못 궁금하다.



주간동아 2000.12.21 264호 (p5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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