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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료리’ 담백한 맛 끝내줘요

신라호텔 조리사의 북한음식 評…더덕장·온반 등 원재료의 맛 살린 순수함 일품

‘북한 료리’ 담백한 맛 끝내줘요

‘북한 료리’ 담백한 맛 끝내줘요
서울 신라호텔 한식조리팀은 요즘 북한요리 전문가로 통한다. 지난 6월 평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만찬에 이어 7월29일부터 서울에서 열린 제1차 남북장관급회담 북측 대표단을 위한 식사를 이들이 맡았기 때문이다.

신라호텔 한식조리팀 중 평양을 다녀온 사람은 모두 세 사람으로 김성일 주방장(38), 이창원씨(36), 지석자씨(53)가 그 주인공. 이들은 남북정상회담에서의 만찬과 남북장관급회담 만찬은 반세기 동안 단절됐던 남북 음식의 경연장이었다고 전했다. 이들이 보는 북한 음식의 특징은 무엇이며 남한 음식과는 어떻게 다른가.

신라호텔 한식조리팀이 경험한 북한음식의 특징은 원재료의 맛을 그대로 살린 순수함과 담백함. 김대중 대통령이 평양 방문 첫날 오찬으로 먹었던 평양온반은 담백함의 극치로 북한의 서민들도 즐겨 먹는 음식. 김대통령도 “닭국물에 밥을 말아서 만든 평양온반이 맛있었다. 아주 담백하고 좋았다”고 평한 음식이다.

닭을 우려낸 국물에 닭고기와 녹두전을 찢어 얹은 온반은 약간의 소금이 양념의 전부. 신라호텔 조리팀은 “처음 먹어보는 남한 사람에겐 심심하고 밍밍해 입맛에 맞지 않을 수도 있으나 먹을수록 식재료 고유의 맛에 매료될 수 있는 음식”이라고 평했다.

옥류관의 평양냉면과 더덕장도 조미료를 일절 넣지 않아 담백하기 그지없는 음식. 냉면은 면발이 쫄깃해 고소한 육수와 어우러져 깊은 맛을 느낄 수 있고, 더덕장은 순한 된장 맛과 더덕의 향이 입맛을 사로잡는다고.



북측의 6월13일 만찬은 한식 한상차림에 중국식과 서양식 코스가 가미된 것이었다. 그만큼 북한 음식도 국제화의 물결을 타고 있다는 증거다.

15가지 코스음식 중 칠면조향구이는 칠면조를 통째로 튀겨 칼집을 낸 것으로 중국 요리풍이었고, 송어 한마리를 통째 은박지에 싸 구운 칠색송어은지구이, 로스트 비프를 화이트소스에 버무린 소고기굴장즙은 서양풍이었다. 신라호텔 조리팀은 “특히 모양내기나 향료 면에서 중국 스타일이 강했다”며 “재료와 조리법에 따라 음식 이름을 붙였는데 이는 중국이나 서구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생선수정묵은 북한요리의 아름다움과 장식성을 엿볼 수 있는 음식이었다. 생선에 녹말을 씌워 찜을 할 때 수정처럼 속이 말갛게 비치도록 하는 것이 특징. 더욱이 암벽 위에 학이 앉은 모습으로 수정묵이 조각돼 매우 화려했다.

평양으로 우리측이 준비해간 만찬은 정통 궁중요리 코스. 모듬전채로 시작, 호박죽, 은대구구이로 이어지면서 신선로 갈비찜 수삼구이에서 하이라이트를 이루고, 골동반과 석류탕으로 마무리했다.

코스음식의 포인트는 역시 신선로. 북측 인사들로부터 먹는 즐거움과 만찬의 화려함을 모두 충족시키는 메뉴라는 평을 들었다.

신라호텔 조리팀은 궁중요리에 치중했던 평양에서의 2차 만찬과는 달리 남북장관급회담 식사에서는 지역특산물과 여름 계절 음식을 중심으로 한 남한 고유의 생활음식을 차려냈다.

인삼겨자냉채와 대하갓즙무침을 주로 한 첫날 오찬에는 계절적 요소가 강조됐고 둘째날 조찬은 제주도 특산물 옥돔구이와 오대산 도라지 생채를, 셋째날 조찬은 쇠고기 장조림과 꼬리곰탕을 주메뉴로 내놓았다.

“이제 양쪽이 한식 연회음식의 진수를 모두 보여줬으니 앞으로는 생활음식의 교류가 절실합니다.”

김성일 주방장은 “음식에서도 통일의 가교가 열리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주간동아 2000.08.10 246호 (p4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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