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45

2000.08.03

‘아줌마 배우’ 화려한 복귀

  • 입력2005-08-08 11: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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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줌마 배우’ 화려한 복귀
    “공연이 시작되기 전에는 자신만만하게 보이려 애썼지만 사실 속으론 ‘저만큼은 나도 해’’역시 애기 엄마군’ 하는 소리가 나올까봐 조마조마했어요. 그래서 늘 몇 시간 먼저 연습실에 나와 마음을 가라앉히고 연습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죠. ”

    지난해 9월 생소하기만 하던 ‘수중분만’으로 첫딸을 순산해 더 유명해진 배우 최정원(31). 7월5일부터 23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된 화제의 뮤지컬 ‘렌트’는 그가 1년6개월 만에 무대에 복귀한 작품이었다. ‘렌트’는 국내 초연작이란 부담에도 불구하고 평균 객석점유율 80% 선을 유지하며 성공을 거뒀다. 물론 한 사람의 힘만으로 되는 일은 아니지만, 최정원이 그 한가운데 서 있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준비기간 내내 가슴을 억눌렀던 조바심은 공연이 시작되면서 조금씩 풀어졌다. 오랜 연습을 통해 가슴속에 차곡차곡 담아둔 에너지를 토해내는 일은 이전 단계보다 오히려 수월했다. 상대역인 남경주(로저)를 비롯, 이희정 주원성 전수경 등 오랜 동료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무대는 폭발적인 힘으로 관객의 시선을 고정시켰다.

    무엇보다 확연히 달라진 점은 마음가짐. 전에는 감각에만 의존했으나, 이번에는 공연기간에도 계속 연습하면서 부자연스러운 부분은 수시로 고치려 노력했다. 매일 인터넷을 검색해 관객의 반응을 모니터했고, 눈을 감고 관객의 입장에서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는 상상훈련을 통해 객관적인 시선을 가지려 했다.

    “아기 엄마에서 다시 뮤지컬 배우로 돌아왔다는 게 무엇보다 뿌듯해요. 무대를 떠나서는 살 수 없다는 것을 다시금 확인한 것도 제겐 값진 것이고요. 잠자는 것보다도 편안한 느낌이 들어요.”



    최정원의 성공적인 복귀작이기도 한 ‘렌트’는 관객의 성원에 힘입어 7월 29일부터 8월6일까지 연장공연을 갖는다. 연장공연이 끝난 뒤에는 곧바로 다음 출연작이 기다리고 있다. 오는 9월9일부터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공연될 뮤지컬 ‘듀엣’이 그것. 남경주와 함께 티격태격 사랑싸움을 벌이는 작곡-작사가 커플로 등장한다.

    남편 임영근씨의 든든한 지원을 받고 있기는 하지만, 귀가 시간이 늦어 딸과 함께하는 시간이 줄었다는 점은 유일한 불만사항. 딸 수아가 자라 “가장 존경하는 배우는 바로 엄마”라고 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것이 그녀가 매일 되풀이하는 다짐이다.



    이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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