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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 증산 어림도 없다

원유 증산 어림도 없다

원유 증산 어림도 없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과연 올들어 세번째로 증산에 나설 것인지 여부에 국제금융시장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나홀로 증산 의지를 강하게 피력하고 있고 유가 강세로 가격밴드제가 발동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지난 6월말 비엔나 정기 각료회의에서 OPEC 회원국들은 국제유가가 OPEC 바스켓 유가 기준으로 배럴당 22∼28달러의 가격밴드에서 20 영업일 동안 계속해서 벗어날 경우 자동적으로 하루 50만 배럴씩 증산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OPEC의 내부 사정은 여전히 복잡해 보인다. 사우디를 비롯한 OPEC내 비둘기파는 6월초 이후 3차 증산의 필요성을 강력히 제기하고 있지만 이란 등 매파의 입장은 여전히 완고하다. 물론 양측이 내세우고 있는 논리에는 나름대로의 근거가 있다.

먼저 비둘기파는 고유가 상태가 장기 지속될 경우 전세계 원유수요기반의 위축으로 석유수입이 오히려 감소하는, 이른바 부메랑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고, 매파는 최근 유가 상승이 자신들보다는 환경기준 강화 등을 통해 미국이 자초한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이면을 들여다보면 상황은 좀더 복잡해진다. 정치적인 문제와 실질적인 증산 여력의 문제가 자리하고 있기 때문. 먼저 전자를 살펴보자.



국제정치적으로 볼 때 사우디는 OPEC 회원국들 중 가장 친미적인 성향을 갖고 있다. 걸프전 당시 사우디의 처신이 이를 입증해 준다. 따라서 최근 국제사회(사실상 미국)의 입장을 수용해 나홀로 증산 의지를 강하게 피력하고 있는 것도 당연하다.

반면 이란의 경우에는 최근 미국과 가까워지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반미 성향이 강한 나라다. OPEC 자체와 자국의 이익을 옹호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또 실질적으로 증산에 나설 여유가 있는지 여부도 양측의 의견 접근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OPEC가 3차 증산을 결정한다고 해도 실제로 산유량을 늘릴 수 있는 회원국은 사우디 쿠웨이트 등 3개국 정도에 불과하다. 이러다보니 이란 등 증산 설비가 부족한 국가들이 증산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도 없다.

이러한 상황을 종합해 볼 때 미국 등 국제사회의 증산 압력이 강화된다고 해도 OPEC가 단기간내 비상조치 성격의 증산을 단행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이러한 판단에는 최근의 유가 상승이 기본적인 수급 여건보다는 미국의 여름 휴가철이라는 계절적 요인의 영향을 더 많이 받고 있다는 점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 달리 말해서 여름 가솔린 성수기를 지나면 국제유가가 하향안정화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제도적 장치인 가격밴드제의 발동 없이는 증산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으로 평가된다. 물론 이러한 조치도 OPEC 바스켓 유가가 20영업일 연속 28달러를 상회할 때만 가능하다는 점에서 쉽지 않다.

결국 OPEC 회원국간 상황인식의 차이, 가격밴드제 발동의 어려움 등을 감안할 때 원유 생산 쿼터량 자체의 큰 변화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어쩌면 오는 9월 개최될 차기 OPEC 총회까지 현 상태가 지속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3·4분기 이후에는 원유시장의 수급 불균형이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로 국제유가가 정점을 지났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지만 28달러 내외(OPEC 바스켓 유가 기준)의 고유가 시대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30달러 이상으로 폭등할 가능성이 적다는 점에서는 다행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이 역시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어쩌면 4·4분기 이후 겨울철 유류 수요가 증가하는 시점이 또 한 차례 고비가 될지도 모른다.



주간동아 2000.08.03 245호 (p2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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