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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제 괴문서’ 출처는 청와대

정무비서실 모 행정관이 김덕배 실장에 전달…“청와대서 이인제 견제” 파문 일 듯

‘이인제 괴문서’ 출처는 청와대

‘이인제 괴문서’ 출처는 청와대
‘이인제 괴문서’의 출처가 청와대 정무비서실로 밝혀졌다. ‘이인제 괴문서’는 “이인제 고문이 이정빈 외교통상부 장관에게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 참관을 위해 협조를 요청했고, 이고문의 측근 인사가 외교통상부 간부에게 ‘형편상 어렵다고 하는데 이러면 문제가 생긴다’고 압력을 행사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는 문서. 지난 7월10일 민주당 서영훈 대표가 의원총회에서 이 문서를 읽는 장면이 사진기자 카메라에 잡혀 그 배경을 놓고 한동안 정가를 시끄럽게 했다.

‘주간동아’의 취재 결과 ‘이인제 괴문서’는 청와대 정무비서관실에 근무하는 모 행정관(3급 상당)이 김덕배 대표비서실장에게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행정관은 새정치국민회의 국회정책연구위원을 지내다 정권이 바뀌면서 청와대에 들어간 인물.

이 행정관은 “정무비서실에는 정부기관 증권가 기업 등 여러 곳에서 보고서가 입수된다. 그 문서(이인제 괴문서)가 이 가운데 어느 곳 문서인지는 알 수 없다. 진위 여부를 확인하지 못한 상태에서 당에서 참고로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김실장에게 전달했다”고 시인했다. 그는 “문서 전달 당시에는 무슨 내용이 적혀 있었는지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서 내용도 알지 못하고 신빙성도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당에서 참고하라고 전해줬다는 그의 설명은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그는 김덕배 비서실장에게 ‘이인제 괴문서’만 전달한 것인지, 아니면 문서 여러 개를 전달하는 가운데 이 문서가 끼여 있었던 것인지에 대해서도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

괴문서가 공개될 당시 정가에서는 그 출처와 의도를 놓고 설왕설래했다. 먼저 문서를 서대표에게 전달한 김덕배 비서실장은 7월11일 “서대표 수행비서로부터 건네받아 대표에게 보고했으나 출처는 모른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음날 김실장은 말을 바꿨다. “당 정책실에서 하루 예닐곱 건씩 유사한 문건 보고를 대표에게 올리는데, 이번 문건도 그중의 하나”라고 해명한 것.



하지만 민주당 고위관계자는 김실장의 해명을 강하게 반박했다. “당 내부에서 만들었다는 주장은 터무니없는 얘기다. 정보기관이나 외교부 주변에서 만든 것을 당에서 참고하라고 준 것으로 안다. 당이 왜 그런 것을 만들겠느냐”고 말한 것.

문서의 출처와 진위를 둘러싸고 온갖 소문이 무성하게 번지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음모론도 불거졌다. “문건에 이름이 올라 있는 이인제 고문을 흔들기 위한 목적이 숨어 있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었다. 진위 여부가 명확치 않은 문서를 공식적인 회의 시간에 대표가 읽었다는 점 등이 그 근거로 거론됐다. 음모론이 당내에 일파만파 파장을 일으키자 서대표는 몇 차례나 이고문에게 전화를 걸어 “음모론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는 해명을 해야 했다. 문건을 서대표에게 전달한 김실장도 마찬가지.

그러나 김덕배 비서실장은 문건의 출처와 관련해 여전히 진실을 숨기고 있다. 김실장은 “그 문서의 출처는 서대표 수행비서만 안다. 그러나 출처를 말하면 당사자가 입장이 곤란해질 텐데 그가 말하겠나. 그는 지금 팔을 다쳐 강남의 한 병원에 입원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외교통상부 쪽에서 그런 얘기가 나오자 당에 대한 충성심에서 문서를 올린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그의 이런 말은 김실장에게 직접 문서를 전달했다는 청와대 정무비서실 행정관의 말과는 상반된다.

물론 김실장으로서는 자칫하면 ‘이인제 괴문서’의 불똥이 청와대로 직접 튈 수 있으며 이것이 여권 일각의 ‘이인제 견제론’과 결부될 수 있다는 위험성 등을 고려할 수밖에 없는 입장일 것이다. 그러나 이번 사건을 통해 여권의 정보관리 능력과 체계에 상당한 문제가 있는 것은 분명히 드러난 것으로 보인다.

정가에 분분한 추측을 불러 일으켰던 ‘괴문서’의 출처가 청와대 정무비서실로 밝혀짐에 따라 정치권에 새로운 파문이 일 것으로 보인다.



주간동아 2000.08.03 245호 (p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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