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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전당대회 포인트

‘동교동 독식’이 일낸다

‘권-옥-승 지배체제’에 반발…다양한 시나리오 두고 계파간 ‘샅바 싸움’ 치열

‘동교동 독식’이 일낸다

‘동교동 독식’이 일낸다
민주당 전당대회가 8월30일로 확정됐다. 물론 자민련이나 민국당과의 ‘신 3당 합당’(주간동아 241호 14∼16쪽 기사 참조)으로 연기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일단 ‘8월 전대(全大)’를 상정하고 모든 정치 일정을 그에 맞추고 있는 것이 현재 민주당의 분위기다.

현재 여권에서는 ‘8월 전대’와 관련해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양갑(甲)연대’ 뜰 수 있을까

민주당 한화갑 지도위원은 6월28일 권노갑 상임고문, 김옥두 사무총장과의 오찬 회동을 마친 후 기자실에 들러 “영원한 형제애로 단결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데 합의했다”며 “이번 최고위원 선거에서 우리 두 사람(권고문과 한위원)이 함께 입후보한다”고 말했다. 한위원은 여기에 이인제 상임고문까지 포함시키는 3자 연대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적어도 겉으로는 최고위원 경선에 ‘양갑+이인제 연대’가 뜬다는 말이었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정말 그럴 수 있을까”라는 회의적인 반응이 지배적이다. ‘영원한 형제애’를 강조했음에도 불구하고 권고문과 한위원은 분명 서로 다른 길을 걷기 시작했다는 것이 중평이다. 민주당의 한 인사는 “두 사람은 정치적 지향점이 다르기 때문에 공통의 ‘심리적 완충지대’가 생길 수 없다”고 단언한다. 서로 노림수가 다른데 ‘같이 가는 일’이 어떻게 가능하겠느냐는 얘기다. 더구나 ‘친이인제’의 권고문과 ‘좀더 두고 보자’는 한위원은 차기 대권 후보 문제에서도 접점을 좁히기 어려운 상태다. 한위원이 7월3일 이고문과의 연대에 대해 논의한 적도 없고 생각해보지도 않았다고 부인한 사실도 이를 증명한다.



두 사람 사이의 균열상은 화합을 다짐한 6월28일 3자 회동 직후에도 터져나왔다. 권고문측에서 “경선 공동 캠프를 차린다”고 흘리자 한위원측이 즉각 “저쪽(권고문측)의 언론 플레이”라고 불쾌한 반응을 보인 것. 이질적인 구성원과 돈 문제 등 때문에 실제로 ‘경선 공동 캠프’를 차리는 것은 불가능한데도 권고문측에서 이를 거론한 것은 한위원이 권고문에게 ‘투항’한 것으로 보이게 만들려는 ‘책략’이라는 것. 두 사람은 ‘득표 1위’를 놓고 치열한 전쟁을 벌일 것이 분명하므로 공동 캠프는 더더욱 말이 안 되는 상황이다. 누가 수석 최고위원이 되는지에 따라 동교동계의 패권 순위도 결정되기 때문.

권고문과 한위원 사이의 이런 복잡다단한 갈등 기류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은 왜 이인제 고문까지 참여하는 ‘주류 3자 연대’를 들고 나왔던 것일까.

우선 민주당 내의 ‘안티(反) 동교동’ 기류가 점점 거세지고 있다는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현재의 ‘안티 동교동’ 분위기는 권노갑 고문-김옥두 사무총장-최재승 기조위원장으로 이어지는 ‘권-옥-승 체제’의 ‘독식 구조’가 자초한 것. “총장부터 수위까지 전부 동교동”이라는 말에서도 알 수 있듯 자금과 조직, 인사 등 모든 실권을 권고문 직할 라인이 장악하고 있는 데 따른 당내 불만이 이미 위험 수위까지 올라가 있는 상태다.

따라서 이런 기류가 전당대회 당일 폭발적인 대의원 반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권고문측의 우려다. 게다가 정동영 김민석 추미애 의원 등이 초-재선 의원들의 ‘영 파워’를 배경으로 “당에 신선한 공기를 불어넣겠다”고 의욕적으로 나서는 것도 권고문으로서는 위협적인 일이다. 만약 386세대를 중심으로 하는 일부 초-재선 의원들이 공개적으로 힘을 결집해 ‘안티 동교동 선언’을 공식화할 경우, ‘권고문의 힘’이 제어할 수 없는 지경으로 사태가 번질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얘기다(상자기사 참조). 김옥두 총장이 권-한 회동을 주선한 것만 보아도 이같은 연대 구상은 권고문의 의지가 더 강하게 발현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같은 동교동계이기는 해도 평소 ‘권-옥-승 체제’에 거리를 두었던 한화갑 위원이 ‘주류 연대’에 동참한 까닭은 무엇일까. 그것은 일단 민주당의 ‘지배 주주’인 동교동계의 갈등이 내분 양상으로 비치는 것이 그 누구에게도 이롭지 않기 때문이다. 김대통령의 정국 운영에 부담을 주는 것이란 경계 의식이 컸음직하다. 내부에선 경쟁하더라도 ‘외부의 적’에 대해서는 늘 공동 대처해 왔던 동교동계의 특성이 잘 발현된 것이기도 하다.

이인제 상임고문은 일단 ‘주류 연대’에 자신의 몸을 얹음으로써 차기 대권 예비주자로서의 무게를 한층 늘릴 수 있게 되었다. 한위원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이고문과 권고문의 연대는 확실해 보인다. 그동안 권고문의 ‘친이인제 노선’에도 불구하고 당내에서는 “이고문은 충청권 공략을 노린 ‘총선 카드’였지 ‘대선 카드’는 아니다”는 말이 끊이지 않았다. 따라서 이고문으로서는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당내의 이같은 ‘미지근한 시선’을 불식시키는 일이 급했던 것도 사실.

그러나 이고문이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차기 주자로서의 자리를 확실하게 굳힐 수 있을 것인지는 아직 미지수다. 권고문의 영향권에 들어 있는 의원 및 지구당 위원장들에게 이고문 지지 요청이 내려가겠지만, 대의원들이 실제로 위원장의 말을 따를 것인지 자신할 수 없기 때문. 민주당의 한 인사는 지난 93년 김대통령이 정계 은퇴한 다음의 민주당 전당대회(93년 3월11일) 결과를 예로 들며 ‘이변 가능성’을 얘기한다.

이기택 민주당 공동대표가 단일 대표의 대표 최고위원으로 선출된 지난 93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는 11명의 최고위원 후보가 출전해 9명을 선출했다. 순위를 보면 권노갑 한광옥 최고위원이 각기 4등과 6등. 권-한 최고위원은 이때도 역시 연대를 맺어 ‘공동 캠프’를 운영했고 이기택 대표와 주류 연대를 통한 지지 약속을 받았지만 수석 최고위원 자리를 김원기 의원에게 뺏기고 말았던 것. 더구나 2, 3위마저도 유준상 조세형 등 비동교동계 인사들에게 밀리는 ‘참패’를 당했다. 경선 전에는 ‘주류 연대’의 압승이 점쳐졌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사정은 달랐다. 밑바닥에서 꿈틀거리는 대의원들의 ‘표심’은 ‘위원장 줄세우기’와 다를 수 있다는 얘기다. 더구나 오랜 기간 야당 생활을 거쳤던 대의원들은 저마다 뚜렷한 정치 지향점을 갖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이고문이 지난 총선 때보다 한걸음 더 유리한 위치에서 경선을 준비하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고문 캠프 역시 경기-충청-호남을 잇는 ‘지지 벨트’에 의한 압승을 자신하며 1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최고위원 경선에 나갈 것으로 예상되는 사람들은 대략 15명 선. 우선 7명의 경선 최고위원에는 권노갑 한화갑 이인제 3인 외에, 부산-경남 대표로 김기재 의원, 대구-경북 대표로 김중권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이 선출될 것이 유력시된다. 여기에 여성계 몫을 노리는 김희선 의원까지 추가하면 벌써 6명이 차버려 실질적인 최고위원은 한 자리밖에 남지 않는다는 공식이 성립된다.

바로 이 한 자리를 놓고 박상천 김근태 정대철 김원기 안동선 김원길 김태식 이협 김충조 장재식 정동영 김민석 추미애 의원 등이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 노무현 전 의원은 6월29일 경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처럼 최고위원 자리다툼이 치열해지자 안동선 의원은 6월30일 “권노갑 고문은 경선에 참여해서는 안 된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나서는 등 당내에 ‘주류 연대’에 대한 비판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김근태 정동영 김민석 의원 등도 “대의원들에게 선택권을 돌려주기 위해서는 후보간 합종연횡을 해체해야 한다” “경선 구도의 문제점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특히 당 저변에서 ‘주류 연대’에 대한 저항 기류가 매우 짙게 형성되고 있는 것이 의외의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점점 커지고 있다. 전당대회까지는 아직 두 달 정도가 남았기 때문에 김대통령의 ‘교통정리’가 얼마든지 가능한 상황이다.







주간동아 2000.07.13 242호 (p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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