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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털렸다’ 광고 파문

뭐 내가 청와대 돈을 훔쳤다고?

김재열 사무관, ㈜세넥스 광고 발끈…‘철모를 해커시절 또 들먹’ 명예훼손 고소

뭐 내가 청와대 돈을 훔쳤다고?

뭐 내가 청와대 돈을 훔쳤다고?
‘혹시 기억하십니까? 한 청년이 청와대 전산망을 통해 은행의 돈을 빼돌렸던 사건… 지금 정보 보안망 구축은 국가안보만큼 중요한 일이 되었습니다….’

지난 5월초 인터넷 보안 솔루션 업체인 ㈜세넥스 테크놀로지가 사원모집 광고를 하면서 내놓았던 신문 전면광고 문안 중 일부다. 이 광고의 제목은 도발적이리만큼 커다란 활자로 ‘청와대가 털렸다’라고 뽑혔다. 그런데 이 광고에서 언급된 ‘한 청년’이 이 광고를 문제삼아 이 회사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 청년’은 다름아닌 지난 93년, 청와대를 사칭해 은행 등 금융기관과 정보통신 관련 기관의 전산자료를 빼내려고 했다가 적발돼 구속됐던 경력을 가진 김재열 현 기획예산처 사무관.

고졸 학력의 김씨는 이미 ㈜대우 인사팀에 특채되어 근무한 바 있고 지난 98년 기획예산처 정부개혁실의 민간 전문가로 특채돼 현재까지 근무하고 있다. 또한 지난 2월에는 컴퓨터를 활용해 국가채권채무 관리프로그램을 선보여 신지식인으로 선정되기까지 했다. 김씨는 이 광고가 마치 자신이 청와대의 돈을 빼돌리거나 청와대를 통해 시중은행의 돈을 빼돌린 것으로 표현해 명예를 훼손하고 있다면서 지난 5월13일 강남경찰서에 고소장을 접수시켰다. 김씨는 “광고가 나간 뒤 주변으로부터 ‘청와대 돈까지 훔쳤느냐’는 전화가 여러 통 걸려왔다”며 자신을 절도범처럼 묘사한 광고가 자신의 명예를 훼손하고 있어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김씨의 법률 대리인인 김한주변호사도 “어린시절 호기심으로 저질렀던 일에 대해 김씨가 반성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청와대가 털렸다’ ‘은행의 돈을 빼돌렸던’ 등의 표현을 사용해 마치 김씨가 돈을 빼돌린 것으로 묘사해 김씨의 명예를 훼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씨측으로부터 고소당한 세넥스 테크놀로지측은 “이 광고의 일부에 명예훼손 혐의가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고소 취하를 전제조건으로 김씨측과 합의를 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세넥스 테크놀로지측은 당초 사과문 게재 등을 통해 김씨측에 사과할 의사는 있지만 거액의 경제적 보상은 불가하다며 버텨오다가 막상 김씨가 고소장을 접수시키자 최근 들어 태도를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관계자는 사건 초기 “광고에 인용된 신문기사가 누구인지 알아볼 수도 없는 것인데 김씨측이 불필요한 대응을 하고 있다”며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세넥스 테크놀로지는 정보 보안 및 네트워크를 통합한 보안통합 시스템인 SIS(Security Integration System)를 개발해 전자 인증 서비스, 온라인 시스템 보수 서비스, 데이터 복구와 네트워크 진단, 솔루션 장비 대여 등을 토털 서비스하는 인터넷 보안 솔루션 업체다. 그런 만큼 청와대를 사칭한 해킹 사건은 최근의 CIH 바이러스 혹은 러브 바이러스보다도 보안 솔루션 업체들의 구미를 자극할 만한 PR 요소를 가졌던 것이 사실이다.



특히 이 회사는 청와대 전산망에 대한 보안 컨설팅에까지 참여했던 회사로 알려져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회사측 관계자는 “청와대 전산 시스템에 대한 보안 솔루션 입찰에 프레젠테이션 형식으로 참여한 바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작 청와대를 상대로 영업하다가 계약이 되기도 전에 청와대 때문에 예기치 않은 곳에서 복병을 만난 셈이 된 것이다.

반면 IQ 140의 ‘고졸 수재’에서 ‘청와대 해커’로, 다시 ‘신지식인’ 으로까지 변신에 변신을 거듭해 왔던 김재열씨는 이번 사건을 통해 언론의 잇따른 ‘해커 김재열’ 이미지에 대해 쐐기를 박겠다는 계산을 하고 있는 듯하다. 김씨는 “과거의 잘못을 뉘우치기 위해 국가에 봉사하고 있는 사람에게 이렇게 비수를 꽂아서야 되겠느냐”고 말했다.



주간동아 2000.05.25 235호 (p66~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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