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간동아 로고

  • Magazine dongA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Play|‘택시 드리벌’

‘폭소 택시’ 무대 위 질주

‘폭소 택시’ 무대 위 질주

‘폭소 택시’ 무대 위 질주
그는 택시기사다. 가방끈이 짧아 ‘택시 드라이버’(taxi driver)를 ‘택시 드리벌’로 읽는 서른아홉 살의 노총각 택시기사다. 그는 오늘 뒷자리에서 승객이 놓고 내린 여성용 핸드백을 발견했다.

‘가방의 주인을 찾아준다. 그리고 그녀가 베푸는 사례를 점잖게 거부하고 사라진다. 그러다 비가 오는 어느 날, 그 여인과 우연히 다시 마주친다. 그리고 그녀는 비에 젖은 나에게 우산을 씌워주고 따뜻한 커피 한잔을 제의한다….’

극단 유의 레퍼토리 연극 ‘택시 드리벌’(장진 연출)은 일상에 찌든 택시기사 장덕배(권해효 분)가 한 여자가 두고 내린 가방을 보면서 꿈꾸는 하룻동안의 백일몽과 환상을 에피소드 형식으로 구성한 작품이다. 덕배의 눈에 비친 도시의 밤은 악몽 같은 현실이지만, 순정을 잃지 않고 사는 그에겐 젊은 날의 ‘낭만과 로맨스’를 되찾겠다는 희망이 있다.

영화 ‘기막힌 사내들’ ‘간첩 리철진’ 등 영화와 연극을 오가면서 톡톡 튀는 재기를 보여주는 장진은 이 작품에서도 지뢰처럼 터지는 특유의 유머감각을 펼친다. 너무도 리얼하게 그려진 택시 안 풍경은 우리 자신을 돌아보게 하며 웃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술에 취한 용기로 겨우 상사 욕을 해대는 샐러리맨들, 게임방에서 이틀을 꼬박 새워 게임 속인지 현실인지 분간을 못하는 청소년, 정치 얘기를 하다가 지역감정 싸움으로 악다구니를 해대는 경상도와 전라도 남자, 운전사를 두렵게 하는 정체불명의 어깨들….

덕배에게 택시 승객이란 자신의 육체와 영혼을 갉아먹는 사마귀 같은 존재일 뿐이다.



1997년 초연 당시에는 최민식과 엄정화가 ‘덕배’와 ‘화이’역을 맡았지만, 이번에는 탤런트 권해효가 주인공을 맡았다. 최민식보다는 말끔한 분위기의 권해효지만, 일상에 찌든 택시기사의 얼굴표정 연기만큼은 실감나게 느낄 수 있다. 또한 유인촌 정규수 최민식 등의 배우들도 가끔씩 승객으로 출연하면서 관객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영화 ‘쉬리’ ‘주유소 습격사건’ ‘반칙왕’ 등에 출연했던 김수로 조덕현 박동빈 이무현 등은 이 연극의 중심을 잡고 있는 젊은 배우들.

‘택시 드리벌’은 신파와 개그가 뒤섞인 연극이다. 그러나 에피소드건 멜로드라마건, 재미는 있지만 평면적으로 반복되기만 할 뿐 한 방향으로 쉽게 갈무리되지 않는다. 장진은 “희극이건, 비극이건, 신파건, 실험이건… 무대를 찾은 관객에게 작품이란 신나야 한다”고 말한다. 6월11일까지 서울 강남구 청담동 유시어터. 평일 8시, 토요일 4시 7시, 일요일 6시. 문의 02-3444-065.



주간동아 2000.05.18 234호 (p84~84)

다른호 더보기 목록 닫기
1226

제 1226호

2020.02.14

오스카야, 너는 계획이 다 있었구나!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