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047

2016.07.20

월급쟁이 재테크

‘리스타트’ 필요한 40대의 투자법

창업자금과 구직 시 필요한 생활비 마련은 필수…퇴직금은 노후 대비로 간직해야

  • 김광주 웰스도우미 대표 www.wealthdone.me

    입력2016-07-18 17:2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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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이 마흔을 ‘불혹(不惑)’이라고 한다. 어떤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고 판단을 흐리는 일도 없다는 뜻이다. 그러나 요즘 40대는 그와 정반대다. 판단해야 할 것, 마음을 흔드는 유혹이 너무 많다. 직장인이라면 ‘구조조정’이란 말만 들어도 심장이 쿵 내려앉고, 자영업자라면 크고 작은 경제 뉴스에 신경이 곤두선다. 가정에서는 청소년기 자녀와 다툴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닌 데다 교육비에 허리까지 휘청인다. 또한 은퇴 준비를 본격적으로 시작해야 할 나이니 삶에 대한 뚜렷한 계획이 없으면 견뎌내기 힘든 시기이기도 하다. 이럴 때일수록 40대가 잊지 말아야 할 인생 3대 수칙이 있다.

    첫 번째는 ‘리스타트(restart)’ 준비다. ‘평생직장’이란 말이 무색해진 요즘, 직장인은 퇴직에 대한 걱정과 두려움을 안고 있으면서도 실질적인 인생 이모작을 준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혹시 마음 한쪽에 ‘설마 나는 아니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을 품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봐야 한다. 그렇다면 리스타트를 위해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기혼자라면 먼저 배우자에게 자신이 세운 비전과 계획에 대해 일찌감치 동의를한다. 꾸준한 대화로 갈등 요소를 최소화해야 한다. 그다음으로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 물론 40대는 바쁘고 치열하다. 그러니 급하지 않은 일에 시간을 내기 힘들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자기관리’가 더욱 필요하다. 성공하는 사람은 대부분 당장 급하지 않지만 미래의 중요한 일을 위해 시간을 할애한다.

    직접적인 리스타트 비용을 준비하는 것도 중요하다. 여기에는 창업자금이나 퇴사 후 전직 혹은 이직에 소요되는 기간에 사용할 생활비 등이 포함된다. 창업자금은 좀 더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필요로 한다. 언젠가는 창업하리라는 생각으로 10년 정도 시간을 정해놓고 적립식펀드 등을 통해 준비하는 것이 유리하다. 만약 준비기간이 3년 이내로 짧다면 원금을 불리기보다 예금이나 적금 위주의 원금보전상품을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창업자금이 아닌 전직 혹은 이직에 필요한 자금은 일반적인 비상예비자금으로 대체할 수 있다. 비상예비자금으로는 언제든 찾아 쓸 수 있는 CMA 통장을 활용해 최소 3개월 내지 6개월 정도 생활비를 확보하고 있어야 한다. 또한 직장 근속연수에 따라 고용보험 혜택이 달라지기 때문에 관련 규정을 미리 알고 있으면 많은 도움이 된다.





    자녀 독립자금 마련은 연금저축계좌로

    퇴직금은 리스타트 비용이 아닌 노후 대비용 자금으로 생각해야 한다. 앞으로는 잦은 이직과 구직이 반복되는 시대가 올 것이다. 이직할 때마다 지급받은 퇴직금을 사용해버린다면 막상 은퇴 시점에는 국민연금 하나만 달랑 남을 수 있다. 만약 회사가 퇴직연금제도를 도입하고 있다면 퇴직금은 퇴직자 본인이 개설한 IRP(개인형 퇴직연금) 계좌로 입금된다. 물론 입금된 후 일시금으로 찾아 쓸 수 있지만, 그럴 경우 퇴직금도 사라지고 퇴직소득세도 물어야 한다(구체적인 퇴직소득세는 근속연수 등에 따라 달라진다). 하지만 나중에 연금으로 사용하면 퇴직소득세가 아닌 연금소득세가 적용돼 최대 30%까지 절약할 수 있다.

    퇴직연금제도를 도입하지 않은 직장이라면 퇴직자가 퇴직금 수령 방법을 선택할 수 있다. 즉 일시금으로 받을 것인지, 본인이 개설한 IRP 계좌로 받을 것인지를 알려주면 된다. 일시금을 선택한다면 퇴직소득세가 공제된 금액을 받지만, IRP 계좌를 선택한다면 퇴직금을 모두 받게 된다. 물론 IRP로 입금된 퇴직금을 나중에 연금으로 받지 않고 지금 당장 일시불로 찾아 쓸 수 있다. 이때도 퇴직소득세가 공제된다. 만약 퇴직금을 일시금으로 받았다면 퇴직일로부터 60일 이내에 본인 명의의 IRP 계좌를 개설한 후 이미 받은 퇴직금을 이체하면 해당 금융기관에서 퇴직한 직장에 연락해 공제된 퇴직소득세를 돌려받아 해당 IRP 계좌에 입금해준다.

    40대가 잊지 말아야 할 인생 3대 수칙 두 번째는 적절한 교육비 지출이다. 이는 ‘주간동아’ 1043호에 게재한 ‘교육비 지출의 딜레마’를 참고하면 도움이 된다. 재정적으로는 교육비가 부모의 리스타트 혹은 은퇴자금을 모으는 데 방해되지 않아야 한다. 즉 교육비 때문에 여태까지 모아온 리스타트 혹은 은퇴자금을 포기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그것이 가이드라인이다. 따라서 총소득의 몇%가 교육비로 적절할지를 고민하기보다 이 가이드라인만 잘 지킬 수 있으면 된다.

    만일 자녀의 독립 자금 마련을 위해 금융상품을 고민하고 있다면 저축투자성 보험상품보다 나이에 관계없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는 증권회사의 연금저축계좌를 추천한다. 소득이 없으니 세액공제를 받을 이유는 없지만, 그 대신 만약의 경우 중도에 찾아 쓰더라도 불이익이 없다. 보험투자성 보험상품과 달리 언제든 납부를 중단할 수 있고, 다시 넣을 수도 있으며, 금액을 줄일 수도 늘릴 수도 있다. 무엇보다 장기투자를 통한 실질적인 복리효과와 함께 세금이 거의 없는 사실상 비과세상품이라는 장점을 지닌다.



    퇴직연금에 연금저축계좌 추가하면 든든

    마지막은 은퇴자금 마련이다. 지금까지 여러 번 실패했을 수도 있지만, 투자는 실패를 통해 배우는 것인 만큼 섣불리 포기해서는 안 된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만약 직장인이라면 국민연금은 가장 유익한 상품이다. 회사에서 납부액의 절반을 내주니 그것만으로도 원금 대비 50% 수익률을 달성하는 셈이다. 현재 직장이 퇴직연금제도를 도입하고 있다면 DB형(확정급여형·추후 일시불로 수령 가능) 혹은 DC형(확정기여형·퇴직금으로 적립되는 금액을 펀드 등에 직접 운용) 가운데 하나를 선택했을 것이다. 대체로 DB형은 승진과 근속연수에 따라 급여가 올라가는 사람에게 유리하다. 대기업이나 공기업 같은 경우다.

    반대로 중소기업이라면 DC형이 유리하고, 특히 기업규모와 상관없이 임금피크제를 앞두고 있다면 DC형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또한 DC형 가입자는 별도로 IRP 계좌를 개설해 여윳돈을 적립하면 도움이 된다. IRP에 투자되는 금액은 연말정산 때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지만, 만약 연금저축계좌에 가입했다면 그것과 합산해 연간 700만 원이 한도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그리고 DC형이라면 구체적으로 어떤 펀드에 운용되고 있는지, 지금까지 수익률이 어땠는지를 잘 살펴봐야 한다. 그건 회사에서 관리하는 회사 자금이 아니라 내가 관리해야 하는 내 돈이기 때문이다.

    여유가 있다면 연금저축계좌를 추가하자. 퇴직연금제도가 없는 회사라면 그 대안으로 연금저축계좌를 선택할 수 있다. 연금저축계좌는 연간 400만 원 한도의 세액공제 혜택이 있는 대신, 중도 해약하면 기타소득세를 부담해야 한다. 특히 5년 내 해약은 별도의 해지가산세까지 추가되기 때문에 최소한 5년 이상 재정 계획을 바탕으로 선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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