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3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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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손보험료 인상 폭탄

1~2세대 실손보험료 한꺼번에 올라… 젊고 건강하면 4세대로 갈아탈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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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한경 기자

    hklee9@donga.com

    입력2023-02-05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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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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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년마다 갱신되는 2세대 실손의료보험(실손보험) 가입자 김 모 씨는 4월 보험료 인상을 앞두고 4세대 전환을 고민 중이다. 보험료가 올해 2세대 실손보험 평균 인상분(9%) 외에 지난해 인상분(14.2%), 2021년 인상분(최대 12%)까지 더해져 40%가량 오를 예정이기 때문이다. 평소 병원에 거의 가지 않는 그는 “당장 매달 10만 원 넘게 내야 하는 보험료도 부담스럽지만 그보다 갱신 주기마다 폭등하는 보험료를 만기까지 유지할 자신이 없다”며 한숨을 쉬었다.

    우리나라 국민 3900만 명이 가입해 ‘국민보험’으로 불리는 실손보험료가 새해에도 평균 8.9% 오르면서 비명을 지르는 이가 적잖다. 실손보험은 피보험자가 질병·상해로 의료기관에서 입원 또는 통원 치료를 받거나 처방조제를 받은 경우 본인이 실제 부담한 의료비를 보상하는 상품인데, 보험료 인상분이 해마다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가입자의 보험료 갱신 주기에 한꺼번에 반영된다는 특징이 있다. 그 때문에 1년마다 갱신되는 3~4세대 실손보험 가입자는 충격이 덜하지만 3년 혹은 5년 주기로 갱신되는 1~2세대 실손보험 가입자는 보험료가 한꺼번에 3년 치, 5년 치가 올라 그야말로 ‘폭탄’을 맞게 된다.

    보장 좋은 1세대, 보험료 낮은 4세대

    같은 실손보험인데 세대를 구분하는 이유는 판매 시기에 따라 보장 내용이 따르기 때문이다(표 참조). 1세대 실손보험은 2009년 10월까지 판매됐다. 1세대 실손보험의 가장 큰 특징은 자기부담금이 없어(생명보험사는 20%) 병원 치료비 가운데 가입자가 실제 부담하는 금액이 거의 없다. 그 대신 보장이 좋은 만큼 보험료가 비싸고, 보험사 손해율이 커서 갱신 때마다 보험료 인상폭이 크다. 특히 60세 이후로는 1~5년 주기로 갱신되는 보험료를 감당하기 어려울 수 있다.

    2세대 실손보험은 2009년 10월부터 2017년 3월까지 판매된 상품이다. 이때부터 정부가 실손보험에 표준약관을 도입해 가입한 보험사가 달라도 보장 내용은 똑같다. 자기부담금이 10~20%라서 병원 치료비가 10만 원이 나왔다면 1~2만 원만 내는 구조다. 다만 1세대와 마찬가지로 보험료가 비싸고 3년 주기로 갱신되는 경우 보험료 폭탄을 맞을 수 있다.

    2017년 4월부터 2021년 6월까지 판매된 3세대 실손보험은 자기부담금이 3세대와 마찬가지로 10~20%이되, 보험사 손해율이 높은 도수치료, 주사료, 자기공명영상진단(MRI)은 자기부담금을 30%로 높이고 특약으로 분리해 보험료가 저렴하면서 보험료 인상폭도 적다.



    4세대 실손보험은 2021년 7월 이후 판매를 시작해 현재 가입할 수 있는 유일한 상품이다. 자기부담금이 주계약(급여) 20%, 특약(비급여) 30%로 높아져 보장은 줄었지만 보험료가 가장 낮다는 장점을 지닌다. 보험료가 1세대의 약 70%, 2세대의 50% 수준이며, 3세대보다 10%가량 저렴하다. 또 이전과 달리 비급여(국민건강보험법상 법정비급여 항목으로 공단부담금 없이 환자 본인이 전액 부담) 이용량에 따라 보험료에 할인, 할증이 적용돼 개인별로 보험료가 달라진다. 비급여 보험금 청구 이력이 없으면 보험료가 5% 내외 할인되고, 직전 1년간 비급여 보험금 지급액이 300만 원 이상이면 보험료가 300% 할증된다. 또 2년 무사고 시 보험료 10% 할인 혜택이 중복 적용된다.

    이런 차이 때문에 정부는 과도한 실손보험료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를 위해 이른바 ‘4세대 전환 제도’를 마련해두고 있다. 기존 1~3세대 실손보험 가입자가 본인이 가입한 회사의 4세대 실손보험으로 변경할 수 있는 제도다. 보장 종목 확대 등 일부 사항을 제외하고는 별도 심사 없이 전환이 가능하며, 전환했더라도 6개월 이내 보험금 수령이 없는 경우 철회하고 기존 상품으로 돌아갈 수 있다. 계약 전환을 희망하면 보험사 고객센터로 문의한다.

    중년층은 1~3세대 유지, 청년층은 4세대 고려할 만

    실제로 1~3세대 실손보험 가입자가 4세대로 전환하면 보험료를 상당 부분 아낄 수 있다. 더욱이 6월까지 4세대 전환을 신청하면 연간 50% 할인 혜택을 제공받아 보험료 부담이 더 줄어든다. 만약 4세대 전환 시 부담해야 할 보험료가 궁금하다면 손해보험협회와 생명보험협회가 운영하는 보험다모아(e-insmarket.or.kr)에서 ‘실손의료보험 계약전환 간편계산기’를 활용해 계산해보면 된다. 회원가입 없이 현 보험료와 본인 의료비만 입력하면 바로 확인할 수 있다.

    그렇다면 4세대 실손보험 전환이 무조건 유리할까. 지병이 있거나 병원을 자주 찾는 사람은 1~3세대 실손보험을 유지하는 것이 낫다. 자기부담금이 없거나 적으면서 보장 폭은 훨씬 크기 때문이다. ‘반값 보험료 만들기 프로젝트’ 저자인 장명훈 작가는 “보험료가 해마다 너무 가파르게 오르면서 기존 실손보험을 유지할 것이냐, 4세대로 전환할 것이냐는 어려운 선택의 문제가 됐다”면서도 “지병이 있거나 고연령인 분은 보험료 납부 여력이 된다면 최대한 유지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한다. 4세대 전환으로 아끼는 보험료보다 병원비 부담이 훨씬 클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4세대 전환을 고려해야 하는 이도 있다. 장 작가는 “보험료에 부담을 느끼는 이들 가운데 병원을 거의 이용하지 않는 사람이 4세대 실손보험으로 빠져나가면 1~3세대 실손보험에는 병원을 자주 찾는 사람들만 남아 보험료가 더 많이 올라가는 상황이 올 수 있다”면서 “아직 젊고 건강해 앞으로도 오랫동안 병원에 갈 일이 없는 사람이라면 굳이 비싼 보험료를 부담할 이유가 없는 만큼 전환을 고려하는 것도 괜찮다”고 말했다.

    실손보험금 청구는 3년 이내에 해야 하는데, 일부 가입자는 보험료 인상을 우려해 치료를 받고도 보험금 청구를 안 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1~3세대 실손 가입자라면 그럴 필요가 없다. 비급여 이용량에 따라 개인별로 보험료가 차등 적용되는 4세대와 달리 1~3세대는 내가 가입한 보험사의 동일 연령, 동일 성별의 실손보험 가입자 전체가 1년 동안 얼마나 보험금을 타갔느냐에 따라 보험료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1년간 병원 한 번 안 간 가입자도 보험료가 동일 연령 가입자와 똑같이 오른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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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이한경 기자입니다. 관심 분야인 거시경제, 부동산, 재테크 등에 관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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