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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알 낳는 거위’ 폐배터리 재활용 산업

전기차 배터리 교체 주기 10년 도래, 중국산 원재료 견제하는 미국 IRA도 성장 촉매제

  • 이슬아 기자 island@donga.com

‘황금알 낳는 거위’ 폐배터리 재활용 산업

“리튬 같은 전기차 배터리 핵심 원재료의 매장량은 유한하기에 폐배터리 재활용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횟수 제한 없이 재활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폐배터리는 말하자면 ‘황금알을 낳는 거위’ 같은 것이다.”

국내 자동차업계 전문가들이 전기차 폐배터리 재활용 산업에 대해 이구동성으로 내놓은 평가 및 전망이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전기차 폐배터리 산업이 함께 주목받고 있다. 폐배터리 산업은 잔존 수명이 70~80%로 떨어진 배터리를 쪼개 소용량 에너지저장시스템(ESS)을 만드는 ‘재사용’과 잔존 수명이 그보다 더 낮은 30~40%의 배터리에서 리튬, 망간, 코발트, 니켈 등 핵심 원재료를 추출한 뒤 새로운 배터리를 제작하는 ‘재활용’으로 나뉜다.

폐배터리 산업은 환경오염을 최소화하고 전기차 값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배터리의 가격 경쟁력을 높인다는 점에서 이전부터 주목받아왔으나 최근 그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 전기차 상용화에 불을 댕긴 테슬라의 1세대 전기차 모델 ‘테슬라 S’가 출시된 지 10여 년이 돼 폐배터리 배출이 본격화하고 있는 데다, 중국산 원재료를 일정 비율 이상 사용한 전기차를 사실상 자국 시장에서 퇴출하겠다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이 코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올해 국내 증시에 상장한 주요 폐배터리 기업의 주가는 침체된 증시 속에서도 공모가의 2~3배 수준으로 급등했다.

시장 규모 290배 커질 것

전기차 폐배터리 산업은 향후 20년간 빠른 속도로 성장할 전망이다. 시장조사 전문업체 SNE 리서치는 글로벌 폐배터리 시장이 올해 16만 대로 시작해 2025년 54만 대, 2030년 414만 대, 2040년 4636만 대까지 급격하게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그래프 참조). 이런 가파른 성장세는 전기차 상용화 시기와 관련 있다. 전기차는 배터리 잔존 수명이 70~80% 수준으로 떨어져 교체가 이뤄지기까지 7~10년이 소요된다. 올해는 ‘테슬라 S’ 출시 10주년이 되는 해인 만큼 향후 폐배터리가 본격적으로 배출될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도 해마다 큰 폭으로 늘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의 ‘2021 주요국 전기동력차 보급현황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에서 판매된 전기차는 약 670만 대로 2020년에 비해 2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권용주 퓨처모빌리티연구소 소장은 “2050년 넷제로(탄소중립)에 도달하기 위해선 1년간 전 세계에서 판매되는 9000만여 대 자동차 중 약 7000만 대가 전기차여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면서 “연간 7000만 대 분량의 배터리를 만들려면 폐배터리 재활용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미국 내 시행을 앞둔 IRA는 폐배터리 산업 성장의 촉매제가 되고 있다. IRA에는 중국 원재료 및 소재·부품·장비를 60% 이상(2027년 20%로 하향) 포함한 배터리에 대해 전기차 대당 최대 3750달러(한화 약 515만 원)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의 리튬, 코발트 등 배터리 핵심 원재료는 중국산 수입 비중이 80%를 넘는다. 키움증권은 폐배터리 관련 산업 분석 보고서에서 “배터리 핵심 소재의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대안으로 폐배터리 재활용이 부각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폐배터리 기업 성일하이텍이 9월
15일 ‘군산 새만금 하이드로센터 제3공장’ 기공식을 가졌다. 성일하이텍은 2023년 완공을 목표로 2147억 원을 투자한다. [진 제공 · 성일하이텍]

폐배터리 기업 성일하이텍이 9월 15일 ‘군산 새만금 하이드로센터 제3공장’ 기공식을 가졌다. 성일하이텍은 2023년 완공을 목표로 2147억 원을 투자한다. [진 제공 · 성일하이텍]

“폐배터리 99%도 아닌 100% 미래 먹거리”

국내 주요 폐배터리 기업의 주가는 증시 침체에도 나 홀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국내 최대 폐배터리 업체이자 유일하게 전처리(해체 및 파쇄), 후처리(원재료 추출) 기술을 모두 보유한 성일하이텍은 11월 9일 13만4200원에 장을 마감했다. 7월 코스닥 상장 당시 공모가인 5만 원의 2배 이상으로 주가가 오른 것이다. 폐배터리를 활용한 전구체복합액 생산에 주력하는는 새빗켐 주가도 공모가(3만5000원)의 3배를 웃도는 11만5300원(11월 9일 종가 기준)이다. 성일하이텍은 삼성물산과 삼성SDI가, 새빗켐은 LG화학이 주요 거래처다. 폐배터리 사업에는 대기업도 뛰어들고 있는데 SK이노베이션, POSCO홀딩스, GS건설, 고려아연 등이 관련 사업에 시동을 걸었다.

글로벌 폐배터리 시장에선 세계 각국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중국은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전기차의 절반이 판매되는 나라인 만큼 폐배터리 산업에 가장 적극적이다. 재사용·재활용 기술이 상용화 단계에 접어든 글로벌 폐배터리 기업 5곳 중 3곳(GEM, 화유코발트, CATL)이 중국 업체다. 한국 성일하이텍과 벨기에 유미코어(Umicore)가 나머지 2곳이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폐배터리 산업이 미래 먹거리라는 것에 99%도 아닌 100%라고 확신할 수 있다”며 “현재로선 어떤 나라나 기업도 시장에서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5~10년 내 본격화할 경쟁에 발 빠르게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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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동아 1364호 (p22~23)

이슬아 기자 isla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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