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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中 도발에 맞서는 美 ‘창끝’은 일본과 호주

‘세계 최강’ F-22 스텔스 전투기, ‘하늘의 도살자’ 드론 MQ-9, B-52H 전략폭격기 배치

  • 이장훈 국제문제 애널리스트 truth21c@empas.com

北·中 도발에 맞서는 美 ‘창끝’은 일본과 호주

미국 F-22 스텔스 전투기가 일본 오키나와 상공을 비행하고 있다. [USAF]

미국 F-22 스텔스 전투기가 일본 오키나와 상공을 비행하고 있다. [USAF]

일본 오키나와현 가데나(嘉手納) 공군기지는 미국의 동아시아 지역 최대 항공 거점이다. 이곳에는 길이 3700m 활주로 2개를 비롯해 각종 전투기, 조기경보통제기, 공중급유기 등 다양한 기종의 항공기 120여 대가 배치돼 있다. 가데나 공군기지는 일본 방어뿐 아니라, 동북아 지역 안보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이곳에 주둔한 항공기는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 주요 지역에서 긴급 사태가 발생했을 때 2시간 내 투입될 수 있다. 미 공군은 이 기지에 있는 노후화된 F-15 전투기 50여 대를 내년에 퇴역시키고, 알래스카 공군기지에 주둔해온 F-22 스텔스 전투기를 6개월 단위로 순환 배치할 계획이다.

하마다 야스카즈 일본 방위상은 “미국이 몇 주 안에 F-15 10여 대를 본토로 돌려보내고, 다음 달 초부터 같은 규모의 F-22를 가데나 공군기지에 배치한다”면서 “미국이 F-22를 잠정 배치하는 것은 한층 엄중해지는 동북아 지역 안보 환경에 대응한 대처 능력 강화의 일환으로, 중요한 조치”라고 밝혔다. 패트릭 라이더 미국 국방부 대변인도 “공군의 현대화 계획 일환으로 30년 이상 운영된 F-15 C/D 기종이 가데나 기지에서 단계적으로 철수할 것”이라면서 “F-22를 배치하는 것은 일본 방위와 역내 안보에 대한 미국의 약속이 여전히 철통같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日 가데나 기지 출격 F-22, 2시간 이내 DMZ 도달

미국이 ‘세계 최강’이라는 말을 들어온 전략 자산 F-22를 가데나 공군기지에 배치한 이유는 중국의 대만 침공과 북한의 핵 도발에 대응하려는 의도 때문이다. 그동안 미국은 F-22를 일본에 잠시 배치한 적은 있지만 6개월간 상시 순환 배치한 적은 없다. 오키나와는 동북아에서 미군이 군사력을 투사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전략요충지다. 대만까지 거리가 740㎞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F-22가 중국의 군사적 위협에 대응하기 용이하다. 또 한반도에 긴급 사태가 발생했을 때도 F-22를 즉시 투입할 수 있다. 오키나와에서 서울까지 거리는 1211㎞로 도쿄(1495㎞)보다 짧다. F-22가 출격하면 1시간 30분, 늦어도 2시간 이내에 비무장지대(DMZ)까지 날아올 수 있다.

F-22는 최고 속도 마하 2.5, 항속 거리 3219㎞, 작전 반경 2177㎞로 뛰어난 스텔스 성능을 갖춰 적 레이더망을 뚫고 적진 상공을 자유자재로 넘나들 수 있다. 공대공 무기로는 AIM-120과 AIM-9 사이드와인더를 장착하고, 공대지 무기로는 정밀유도폭탄인 GBU-32 2발을 탑재하고 있다. 또 사거리 110㎞인 GBU-39 소형 정밀폭탄 8발도 장착 가능하다. F-22는 미국 본토에서 실시한 ‘레드 플래그(Red Flag)’ 모의 공중전 훈련에서 F-15, F-16, F-18 등 전투기 144대를 혼자 격추할 정도로 엄청난 성능을 보유하고 있다. F-22의 AESA(능동전자주사배열) 레이더는 최대 400㎞ 전방의 표적을 식별할 수 있다. F-22가 가데나 기지에 배치되면 미군의 동북아 지역 제공권 장악력은 더욱 강화될 것이 분명하다. 중국이 최근 최신예 J(젠)-20 스텔스 전투기를 5대 전구(북부·동부·남부·서부·중부)에 배치했지만, F-22와 비교할 때 성능이 훨씬 떨어지기 때문이다.

미국은 또 일본 야마구치현 이와쿠니(岩國) 해병기지에 강습상륙함 트리폴리함과 F-35B 스텔스 전투기 2개 중대 16대를 배치하고 있다. 트리폴리함은 배수량 4만5000t급으로 2020년 7월 15일 취역한 최신예 함정이다. 특히 트리폴리함은 상륙작전에 특화된 과거 강습상륙함과 달리 경항공모함 역할도 수행할 수 있어 수직이착륙이 가능한 F-35B 전투기를 20대까지 탑재 가능하다. 미군이 해외 기지에 2개 중대 규모 F-35B를 배치한 것은 이와쿠니 기지가 유일하다. 이와쿠니 기지에 배치된 F-35B 가운데 4대가 최근 실시된 한미 연합공중훈련인 ‘비질런트 스톰(Vigilant Storm)’에 참가했다.



현존하는 세계 최강 드론 MQ-9 리퍼

일본 가고시마현 가노야 항공 자위대 공군기지에 배치된 미국의 세계 최강 드론 MQ-9. [USAF]

일본 가고시마현 가노야 항공 자위대 공군기지에 배치된 미국의 세계 최강 드론 MQ-9. [USAF]

특히 미국이 ‘하늘의 도살자’로 불리는 무인공격기(드론) MQ-9 리퍼를 일본 가고시마현 가노야(鹿屋) 항공 자위대 기지에 배치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는 10월 26일 가노야 항공자위대 기지에서 MQ-9을 운영하는 공군 제319원정정찰비행대 재창설식을 가졌다. 일본 언론들은 이 부대가 MQ-9 8대와 기체 조작, 정비인력 150~200명으로 구성됐다고 보도했다. 위성통신으로 조종하는 MQ-9은 2019년 이슬람 수니파 테러 조직인 IS(이슬람국가)의 수장 아부바크르 알 바그다디, 2020년 1월 이란 이슬람 혁명수비대 가셈 솔레이마니 사령관, 2022년 7월 국제테러조직 알카에다의 우두머리 아이만 알 자와히리를 제거했다.

현존하는 세계 최강 드론인 MQ-9은 적국의 핵심 요인을 암살할 수 있는 정확성과 위력을 보여왔다. 최고 시속 482㎞, 항속 거리 5926㎞에 첨단 통신장비, 미사일까지 완전 무장한 채 14시간을 비행할 수 있는 MQ-9은 헬파이어 공대지미사일 14발과 레이저유도폭탄 2발 등을 장착하고, 스팅어 공대공미사일도 운용한다. 게다가 적 수뇌부나 테러조직 지휘부를 비밀리에 암살하는 ‘참수작전’을 수행하는 이른바 ‘닌자 미사일’도 장착하고 있다. 미국이 MQ-9을 배치한 것은 동·남중국해, 서해 등에서 중국 해군의 활동과 불법 환적 북한 선박을 감시하면서 참수 작전에도 활용하려는 의도다.

미국은 적기지 공격 능력(반격 능력) 강화에 적극 나서는 일본에 장거리 순항미사일 토마호크를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토마호크는 최대 사거리 2500㎞에 달하는 순항미사일로, 함정이나 잠수함에서 주로 발사되는 무기체계다. 관성항법장치(INS)와 위성항법장치(GPS) 기능이 탑재돼 오차범위 3~10m라는 높은 정확도를 자랑한다. 일본이 토마호크 미사일을 보유하면 북한 전역과 중국 일부 지역이 사정권에 들어간다. 일본은 토마호크 미사일을 해상자위대 이지스 구축함에 탑재할 계획이다. 일본은 연말까지 국가안전보장전략 등 3대 안보 문서를 개정해 적 미사일 기지 등을 파괴할 수 있는 반격 능력 보유를 명기할 방침이다.

중국과 북한 겨냥한 전략폭격기 호주 배치

호주와 미국 공군 전투기들이 8월 틴달 공군기지에서 지상활주 훈련인 ‘엘리펀트 워크’를 실시하고 있다. [호주 국방부]

호주와 미국 공군 전투기들이 8월 틴달 공군기지에서 지상활주 훈련인 ‘엘리펀트 워크’를 실시하고 있다. [호주 국방부]

미국은 일본과 함께 또 다른 군사동맹국인 호주에 전략폭격기를 배치할 계획이다. 미 공군은 호주 최북단 노던 준주(準州) 주도인 다윈 인근 틴달 공군기지에 B-52H 전략폭격기 6대를 운용할 수 있는 대규모 군사시설을 건설 중이다. B-52H는 B-1B 초음속 전략폭격기, B-2 스텔스 전략폭격기와 함께 미 공군 3대 전략폭격기 중 하나다. 미국이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B-52H를 호주에 배치하기로 한 것은 중국과 북한을 겨냥한 것이다. 길이 48.5m, 높이 12.4m에 중량 83.2t, 최대 이륙중량 219.6t인 B-52H는 최고 속도 마하 0.95(시속 1050㎞)로 작전 반경이 1만4000㎞에 달하고, 핵탄두를 장착한 장거리 순항미사일 등 최대 31t의 폭탄을 탑재할 수 있다. 미국 국방 싱크탱크 신미국안보센터(CNAS)의 베카 워서 선임연구원은 “미국 의도는 대만을 두고 긴장을 고조시키는 중국에 대한 경고”라고 말했다. 리처드 텐터 호주 멜버른대 명예교수는 “B-52H 전략폭격기 배치는 미 해병대의 다윈 주둔보다 더 큰 의미가 있다”면서 “이는 호주가 중국을 상대로 한 미국의 전쟁에 ‘창끝’이 돼 동참하겠다는 것을 뜻한다”고 말했다.

미국이 호주 북부에 B-52H를 배치하면 인도·태평양 안보 지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B-52H는 핵폭탄 장착이 가능한 장거리순항미사일 AGM-86을 발사해 2400㎞ 떨어진 표적을 정확히 타격할 수 있다. 또한 북한이 핵 도발을 감행할 경우 B-52H 전략폭격기를 출격시켜 필리핀해 일대에서 AGM-86을 발사해 평양 주석궁 등을 파괴할 수도 있다. 미국은 다윈 인근에 항공유 3억L를 저장할 수 있는 병참기지도 만들고 있는데, 피터 제닝스 호주 전략정책연구원장은 “호주 최북단 지역은 중국과 북한을 겨냥한 미군의 작전 수행에 매우 중요한 곳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은 호주 남서쪽 퍼스의 스털링 해군기지를 핵잠수함과 항공모함 기지로 활용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또 중국을 타격할 수 있는 중거리탄도미사일 배치 후보지로 일본과 함께 호주를 꼽고 있다. 호주와 일본은 미국이 주도해온 인도·태평양 안보협력체 쿼드(Quad)의 핵심국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신뢰하는 동맹국이다. 미국은 10월 27일 발표한 국방전략(NDS) 보고서에서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 환경 변화에 맞춰 동맹국 및 파트너 간 기존 억제 능력을 확대·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일본, 호주, 한국 등과 4각 협력 구도를 바탕으로 한 ‘통합 억제(integrated deterrence)’를 강조했다. 미국이 전략자산을 일본과 호주에 대거 배치하는 것도 이런 전략에 따른 것이다.





주간동아 1364호 (p4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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