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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3연임 무조건 간다, 中 제로 코로나 정책의 그늘

2분기 경제성장률 0.4%… 올해 목표 ‘5.5% 안팎’ 이미 포기

  • 이장훈 국제문제 애널리스트 truth21c@empas.com

시진핑 3연임 무조건 간다, 中 제로 코로나 정책의 그늘

중국 정부가 올해 상반기 상하이를 봉쇄하면서 화물들이 항구에 쌓여 있다. [SIPG]

중국 정부가 올해 상반기 상하이를 봉쇄하면서 화물들이 항구에 쌓여 있다. [SIPG]

중국 후베이성 우한(武漢)시는 코로나19가 처음 발생한 곳이다. 중국 정부는 2019년 12월 31일 우한시의 수산물도매시장인 화난수산시장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감염병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이후 감염이 급속도로 확산하자 중국 정부는 2020년 1월 23일 우한시를 전격 봉쇄하는 조치를 내렸다. 후베이성의 성도인 우한시는 상주인구가 1100만 명으로, 중국 6대 도시 중 하나로 꼽힌다. 또한 중국 9개 성을 연결하는 교통 요지이자 내륙의 거점 도시다. 당시 중국 정부의 조치는 인구 대이동이 일어나는 춘제(설) 연휴에 다른 지역으로 감염병이 전파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 이 봉쇄 조치로 중국 타 지역으로의 급속한 바이러스 확산은 막았지만 코로나19는 이미 전 세계로 퍼진 뒤였다.

또다시 봉쇄 조치 우한시 장샤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7월 26일 전국 성부급 간부 세미나에 참석해 제로 코로나 정책의 성과를 강조하고 있다. [인민망]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7월 26일 전국 성부급 간부 세미나에 참석해 제로 코로나 정책의 성과를 강조하고 있다. [인민망]

게다가 76일간 이어진 봉쇄는 우한 시민에게 깊은 상처를 남겼다. 우한에 거주하던 작가 팡팡(方方)은 도시가 봉쇄된 지 사흘째부터 우한의 참상과 생존기를 써내려간 ‘우한 일기’를 발간했다. 이 책엔 치료 병상은커녕 의사 얼굴조차 볼 수 없어 새벽 거리에서 울부짖는 사람들이 등장한다. 또 부모 모두 확진자로 격리되자 집에 혼자 남은 뇌성마비 아이가 아사한 이야기, 수백 수천의 시신이 장례 절차 없이 비닐에 싸인 채 화물트럭에 포개져 실려 나가는 참상도 담겨 있다. 우한시 봉쇄는 같은 해 4월 8일에야 해제됐다.

코로나19에 심각한 트라우마를 가진 우한 시민들이 최근 또다시 공포에 떨고 있다. 우한시 방역당국이 코로나19 무증상 감염자 4명이 확인됐다는 이유로 90만 명이 거주하는 장샤구를 7월 27일부터 사흘간 봉쇄 조치했기 때문이다. 우한시 방역당국은 장샤구 주민들의 집 밖 출입을 금지하고, 이 지역을 오가는 버스와 지하철 등 대중교통 운행도 중단했다. 또 영화관, PC방, 술집을 포함한 유흥업소 등의 문을 닫고, 식당에서 식사도 금했다. 우한시 방역당국의 이번 봉쇄 조치는 중국 정부의 ‘제로(淸零·칭링) 코로나’ 정책에 따른 것이다.

제로 코로나 정책은 중국 정부가 14억 인구 중 단 1명의 코로나19 확진자도 발생하지 않게 하겠다는 목표로 추진해온 고강도 방역대책이다. 중국 정부는 특정 지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 아예 그 지역을 봉쇄하고 주민 출입을 통제한 채 전 주민을 대상으로 확진자가 1명도 나오지 않을 때까지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한 후 봉쇄를 해제하는 방역 조치를 시행해왔다. 이 제로 코로나 정책은 올해 초까지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유행하면서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도 시험대에 올랐다. 미국 등 각국은 기존 코로나19보다 전염성은 강하지만 중증 위험도는 약한 오미크론 변이를 막기 어렵다는 판단하에 ‘위드(with) 코로나’ 정책을 적극 추진하면서 단계적으로 일상을 회복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

반면 중국 정부는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하며 강력한 봉쇄 조치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한 3월부터 상하이와 수도 베이징을 비롯해 수십 개 도시를 전면 또는 부분 봉쇄했다. 이에 따라 엄청난 경제적 피해는 물론, 인권 침해 등 각종 사회적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실제로 중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4%를 기록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인 2020년 1분기(-6.8%)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중국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1분기 18.3%를 정점으로 2분기 7.9%, 3분기 4.9%, 4분기 4.0% 등 가파른 하락세를 이어왔다. 올해 1분기 4.8%로 반등했지만 이후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라 주요 도시가 대거 봉쇄되면서 통행과 물자 이동 통제, 공장 가동 중단에 따라 생산이 대폭 감소하는 등 경기가 큰 폭으로 꺾였다. 봉쇄로 인한 피해가 가장 컸던 중국 경제 수도이자 무역 허브인 상하이의 경우 2분기 경제성장률이 -13.7%를 기록했다. 또 중국 경제성장의 엔진인 광둥성은 0.7%, 장쑤성은 -1.1%, 저장성은 0.1% 등 동부 연안 지방의 경제성장률도 ‘제로(0) 성장’에 가까운 성적을 나타냈다.



확진자 폭증 시 의료체계 붕괴 우려

한 방역요원이 중국 광둥성 선전시에서 시민들에게 코로나19 검사를 안내하고 있다. [CGTN]

한 방역요원이 중국 광둥성 선전시에서 시민들에게 코로나19 검사를 안내하고 있다. [CGTN]

그럼에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제로 코로나 정책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시 주석이 이미 한계를 보인 제로 코로나 정책을 유지하는 이유는 장기집권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시 주석은 10월 열릴 공산당 제20차 당 대회를 통해 총서기 3연임을 확정할 예정이다. 옌중 황 미국외교협회(CFR) 세계보건담당 선임연구원은 “제로 코로나 정책 포기는 3연임을 노리는 시 주석의 리더십을 약화할 것”이라며 “그 이유는 중국의 정치 시스템이 서방보다 우월하다고 주장해온 정권의 정통성을 해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중국 최고 권력기관인 공산당 정치국은 7월 28일 시 주석을 비롯해 공산당 지도부가 참석한 가운데 하반기 경제 운용 계획을 논의하는 경제 정책 회의에서 자국 경제에 큰 부담을 주는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정치국은 “복잡하고 엄중한 국제 환경에 직면한 상황에서 우수한 방역 성과를 냈으며, 버티는 것이 바로 승리”라면서 “인민지상과 생명지상의 제로 코로나 원칙을 견지하는 가운데 외부 유입을 막으면서 결코 나태해지거나 전쟁에 염증을 느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하는 또 다른 이유는 다른 국가들처럼 위드 코로나 정책을 추진할 경우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해 의료체계가 붕괴되고 사망자가 엄청나게 발생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14억 인구 가운데 80세 이상 노인의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38%밖에 되지 않는 데다, 중증환자 진료 시설이 충분치 않아 감염이 확산하면 인명 피해가 걷잡을 수 없게 된다. 중국의 60세 이상 고령층 인구는 2억6400만 명(2020년 기준)으로 전체 인구의 18.7%에 달한다. 중국 정부가 최근 코로나19 백신 접종 시작 1년 반 만에 처음으로 시 주석 등 공산당 지도자들의 자국 백신 접종 사실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도 백신 접종률을 높이려는 의도다.

이번 회의에서 정치국이 결정한 또 다른 주요 사항은 올해 GDP 성장률 목표치인 ‘5.5% 안팎’을 사실상 포기했다는 점이다. 정치국은 “올해 하반기 경제정책은 ‘안정 속 진전(穩中求進)’ 기조를 유지하겠다”며 “물가를 안정화하고 경제가 합리적 구간에서 운영될 수 있도록 보장하면서 ‘가장 좋은 결과’를 이뤄야 한다”고 밝혔다. 정치국이 ‘올해 경제사회 발전 목표 달성’ 대신 ‘가장 좋은 결과’라는 표현을 쓴 것은 당초 제시한 경제성장률 목표 달성이 어려워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 경제를 총괄하는 리커창 총리도 “경제성장률보다 물가와 고용의 안정적 유지가 더 중요하다”며 “경제성장률이 다소 높거나 낮아도 모두 받아들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과 리 총리 등 중국공산당 지도부가 이런 입장을 보인 것은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할 경우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중국 경제학자도 대부분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 달성은 이미 물 건너간 것으로 간주한다. 쉬젠궈 중국 베이징대 국가발전연구원 교수는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른 봉쇄 조치가 경제를 망가뜨리는 가장 중요한 원인이 되고 있다”며 “올해 경제성장률은 2020년 2.3%도 달성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세계 금융기관, 중국 전망 속속 하향

국제통화기금(IMF)도 7월 26일 발표한 세계경제 전망 수정보고서에서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보다 1.1%p 낮은 3.3%로 하향 조정했다. 글로벌 투자은행들도 마찬가지 전망치를 내놓고 있다. 미국 골드만삭스는 4.5%에서 4.0%로 하향 조정했고, 프랑스 소시에테제네랄은행은 4.1%에서 2.7%로, 영국 바클리은행은 4.3%에서 3.3%로 내렸다.

스위스 금융그룹 UBS의 왕타오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경기가 하반기에는 반등할 것으로 보이지만 반등 강도는 제로 코로나 정책 때문에 2020년보다 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취훙빈 HSBC 이코노미스트 역시 “중국은 현재 오미크론 변이가 반복해서 감염 사태를 일으키는 것은 물론, 스태그플레이션(불황 속 물가상승) 우려와 투자·소비 감소, 부동산 침체 등 ‘3대 도전’에 직면해 있다”면서 “2020년 우한 사태 때보다 경기 회복이 더딜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중국에선 전염력이 강한 오미크론 하위 변이인 BA.5가 발견되는 등 봉쇄 조치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다. 중국 광둥성 선전시는 7월 25일 주요 100개 기업에 외부인과 직원의 접촉을 차단하는 ‘폐쇄 루프’ 경영을 지시하기도 했다.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국민은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음에도 시 주석에게는 자신의 공산당 총서기 3연임이 더욱 중요한 목표라고 볼 수 있다.





주간동아 1351호 (p4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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