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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부세 대상 아파트에선 여당 견제 표심도 뚜렷

종합부동산세 납부 대상 많은 송파을 헬리오시티 등 고급 아파트에서 與반대 몰표 쏟아져

  • 박세준 기자 sejoonkr@donga.com

종부세 대상 아파트에선 여당 견제 표심도 뚜렷

배현진 당선자 지지표가 많이 나온, 서울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뉴스1]

배현진 당선자 지지표가 많이 나온, 서울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뉴스1]

“열심히 노력해, 겨우 얻은 집 한 채인데도 현 정부는 이를 잠재적 투기 수요로 보고 징벌적 과세를 하고 있다”

4월 14일 헬리오시티 앞 유세 현장에서 미래통합당 배현진 후보가 지지자들에게 던진 말이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 때문에 주민들의 불만이 클 것이라 예상하고 한 발언이다. 이 주장은 송파을 유권자 표심을 움직이는 데 효과가 있었을까.

서울 송파을은 2년 전 재보궐선거 때에는 배현진 후보가 29.6% 득표에 그쳐 54.4%를 득표한 최재성 후보에게 큰 표차로 낙선했던 지역이다. 그런 지역에서 배 후보가 이번 총선에 50.4% 득표로 46.0% 득표에 그친 최 후보를 누르고 당선했다. 과연 그 비결은 뭘까.

지역 주민과 선거 전문가들은 2년 전 재보궐선거 때와 달리 이번 총선에 가락동 헬리오시티에 2만 여명이 입주한 것을 주된 이유로 꼽는다. 9510세대 약 2만여 명의 유입인구가 당락을 갈랐다는 것. 송파구을 전체 유권자가 20만 명이라는 점에서 헬리오시티 2만여 주민은 충분히 당락을 가를 캐스팅보트를 행사할 만한 유권자 규모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단위별 개표결과에 따르면 헬리오시티가 위치한 가락 1동에서 배 당선자는 유권자 1만 6580명 중 9581명의 표를 얻었다. 그에 비해 최 후보는 6430표를 얻는데 그쳐 두 후보간 표차가 3151표로 나왔다. 두 후보의 당락이 6309표차로 갈렸다는 점에서 헬리오시티 투표 결과가 절반 이상 당락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볼 수 있다. 헬리오시티는 아프트 한 채 가격이 17억원이 넘을 만큼 고급 아파트가 밀집해 있다.



특히 배 당선자는 헬리오시티 외에도 잠실 3동에서 1만2464표를 득표해 득표율 63%를 기록했다. 이곳은 잠실주공 5단지가 위치한 곳으로, 배 후보는 총선 내내 재건축 공약을 강조했다. 배 당선자는 개표 결과 당선이 확실시되자 당선 소감을 통해 “헬리오시티 대단지 아파트 주민들과의 약속과 재건축 고민을 하고 계신 잠실주공5단지 주민들과의 약속부터 차근차근 지켜나가겠다”며 자신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 준 아파트 주민에게 특별히 감사 인사를 전했다.

“집 한 채 가져도 투기세력?”

선거운동을 하는 양측 후보 캠프의 모습 [동아DB]

선거운동을 하는 양측 후보 캠프의 모습 [동아DB]

4월 16일 찾아간 헬리오시티는 투표소가 5개에 이를 정도로 대규모 아파트 단지였다. 아파트 인근 상가 건물 1층네는 대부분 부동산업체가 들어차 뜨거운 부동산 열기를 웅변하는 듯 했다. 헬리오시티 정문 앞에서 만난 한 김모(71)씨는 “평생 벌어 겨우 집 하나 건사했다. 정부안대로라면 종합부동산세를 떠안게 될 텐데, 열심히 살아온 내가 투기세력으로 몰리는 것 같아 기분이 나쁘다”며 총선에 통합당 배현진 후보에게 표를 던진 이유를 설명했다.

‘KB부동산 Live on’의 실시간 부동산 시세 분석에 따르면 4월 16일 기준, 헬리오시티의 가장 작은 세대인 61㎡형도 최소 11억원 가량에 거래되고 있었다. 종합부동산세 과세 기준은 공시가격 기준 9억 원. 헬리오시티는 아직 미등기 아파트라 공시가격이 설정되지 않았다. 하지만 현재 가격으로 미뤄보면 꽤 많은 세대가 과세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모(56·여)씨도 “정부의 부동산 정책 전반에 문제가 있다. 부동산 가격이 시장논리를 따라가지 않고, 정부 규제에 따라 요동친다. 굳이 종합부동산세가 아니더라도, 정신을 좀 차리라는 의미에서 이번에는 통합당에 표를 던졌다”고 밝혔다.

“종부세 손 댈 수 있었으면, 진작 했어야”

배현진 당선자가 선거운동을 하던 모습 [동아DB]

배현진 당선자가 선거운동을 하던 모습 [동아DB]

민주당 최재성 후보도 송파을 주민들의 그 같은 요구를 잘 알고 있었다. 때문에 공약에는 종합부동산세 개편안이 마련돼 있었다. 투기 수요와 실거주자를 구분하기 위해, 1가구 1주택에 한해서는 세율을 일부 조정해주겠다는 내용이었다.

최 후보는 현역 의원이던 20대 국회에서 이미 해당 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그럼에도 헬리오시티 주민들은 최 후보의 종합부동산세 개편 약속을 믿지 못한 듯 하다. 원래 민주당 지지자였지만 이번 총선에는 통합당에 표를 던졌다는 최모(47·여)씨는 “(최 후보가) 당대표에 도전해 종합부동산세 개편안을 통과시키겠다고 얘기했지만 미덥지 않았다”며 “20대 국회에 법안을 발의하고도 통과시키지 못하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물론 헬리오시티 주민이라고 해서 모든 사람이 배 후보를 지지한 것은 아니었다. 대학생 나모(21)씨는 “과거 강남 일대는 원래 보수 후보자 당선 일색이던 곳이다. 때문에 (통합당에서도) 능력 있는 사람을 공천하기보다는 단순히 인기 있는 인사를 배치한 것 같다”며 최 후보를 지지한 이유를 말했다.





주간동아 1235호 (p7~9)

박세준 기자 sejoonk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