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총리께서 앞으로 과거부터 쌓여온 부정부패와 적폐들을 해결해 다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주시기를 바랍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거부권 행사를 표명한 6월 25일, 박 대통령의 국무회의 모두 발언은 이렇게 시작한다. 그리고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거부 이유를 밝히기 직전 박 대통령은 다시 한 번 정치권의 부정부패 문제를 언급한다.
“과거 우리 정치사를 보면 개인적인 보신주의와 당리당략과 끊임없는 당파싸움으로 나라를 뒤흔들어놓고 부정부패의 원인 제공을 해왔습니다.”
박 대통령의 국무회의 발언을 접한 정치권 인사들은 이구동성으로 “마치 정치권에 선전포고를 하는 듯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여권 한 인사는 “국회법에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부정부패’를 연거푸 언급한 이유가 무엇이겠느냐”며 “의원들에게 경거망동하지 말라는 경고의 의미가 담겨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야권 반응도 크게 다르지 않다. 야권 한 관계자는 “공안검사와 법무부 장관 출신인 황교안 총리에게 부정부패와 적폐 해소를 주문한 것은 ‘공안정국’을 예고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박근혜 승부수 통할까
막바지로 치닫는 성완종 리스트에 대한 검찰 수사는 리스트에 오른 여권 실세 8명에 관한 의혹 규명보다 성 전 의원과 가까웠던 정치권 인사들을 겨냥하고 있다. 여권에서는 새누리당 이인제 의원과 야권에서는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 의원이 정치자금 수수 의혹으로 수사 대상에 올라 있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 노건평 씨는 사면 로비 의혹으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이 밖에도 여의도 주변에서는 여야 중진 의원 친인척들이 검경 수사선상에 올랐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박 대통령이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그토록 강한 어조로 거부권을 행사한 이유는 뭘까. 정치권 인사들은 임기 중반의 대통령이 권력의 균형추가 청와대에서 당으로, 행정부에서 입법부로 급격히 쏠리는 것을 막아 레임덕을 차단하려 했다는 시각이 많다. 이종훈 시사평론가는 “박 대통령의 승부사 기질이 작동했다”며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거부권 행사로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정국’을 뛰어넘는 것은 물론, 국회법 개정안 합의에 대한 책임을 물어 유승민 원내대표를 끌어냄으로써 내년 총선에서 새누리당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의지까지 담겼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국무회의 발언을 통해 “여당 원내사령탑이 정부 여당의 경제 살리기에 어떤 국회의 협조를 구했는지 의문이 가는 부분”이라며 “정치는 국민의 민의를 대신하는 것이고, 국민의 대변자이자, 자기의 정치철학과 정치적 논리에 이용해서는 안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치가 정도로 가지 않고, 오로지 선거에서만 이기겠다는 생각으로 정치를 정쟁으로만 접근하고, 국민과의 신의를 저버리고, 국민의 삶을 볼모로 이익을 챙기려는 구태정치는 이제 끝을 내야 합니다. 이제 우리 정치는 국민을 중심에 두는 새로운 정치를 하는 정치인들만이 존재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박 대통령의 국무회의 발언은 국회법 개정안을 거부하기 위한 것이었음에도 일견 ‘새 정치를 위한 국민의 선택’을 주문하는 것에 방점이 찍혀 있는 듯 보인다. 내년 총선과 내후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선거 여왕’이 유권자들에게 올바른 선택을 주문하는 출사표처럼 보이는 이유다.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거부권 행사를 표명한 6월 25일, 박 대통령의 국무회의 모두 발언은 이렇게 시작한다. 그리고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거부 이유를 밝히기 직전 박 대통령은 다시 한 번 정치권의 부정부패 문제를 언급한다.
“과거 우리 정치사를 보면 개인적인 보신주의와 당리당략과 끊임없는 당파싸움으로 나라를 뒤흔들어놓고 부정부패의 원인 제공을 해왔습니다.”
박 대통령의 국무회의 발언을 접한 정치권 인사들은 이구동성으로 “마치 정치권에 선전포고를 하는 듯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여권 한 인사는 “국회법에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부정부패’를 연거푸 언급한 이유가 무엇이겠느냐”며 “의원들에게 경거망동하지 말라는 경고의 의미가 담겨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야권 반응도 크게 다르지 않다. 야권 한 관계자는 “공안검사와 법무부 장관 출신인 황교안 총리에게 부정부패와 적폐 해소를 주문한 것은 ‘공안정국’을 예고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박근혜 승부수 통할까
막바지로 치닫는 성완종 리스트에 대한 검찰 수사는 리스트에 오른 여권 실세 8명에 관한 의혹 규명보다 성 전 의원과 가까웠던 정치권 인사들을 겨냥하고 있다. 여권에서는 새누리당 이인제 의원과 야권에서는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 의원이 정치자금 수수 의혹으로 수사 대상에 올라 있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 노건평 씨는 사면 로비 의혹으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이 밖에도 여의도 주변에서는 여야 중진 의원 친인척들이 검경 수사선상에 올랐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박 대통령이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그토록 강한 어조로 거부권을 행사한 이유는 뭘까. 정치권 인사들은 임기 중반의 대통령이 권력의 균형추가 청와대에서 당으로, 행정부에서 입법부로 급격히 쏠리는 것을 막아 레임덕을 차단하려 했다는 시각이 많다. 이종훈 시사평론가는 “박 대통령의 승부사 기질이 작동했다”며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거부권 행사로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정국’을 뛰어넘는 것은 물론, 국회법 개정안 합의에 대한 책임을 물어 유승민 원내대표를 끌어냄으로써 내년 총선에서 새누리당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의지까지 담겼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국무회의 발언을 통해 “여당 원내사령탑이 정부 여당의 경제 살리기에 어떤 국회의 협조를 구했는지 의문이 가는 부분”이라며 “정치는 국민의 민의를 대신하는 것이고, 국민의 대변자이자, 자기의 정치철학과 정치적 논리에 이용해서는 안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치가 정도로 가지 않고, 오로지 선거에서만 이기겠다는 생각으로 정치를 정쟁으로만 접근하고, 국민과의 신의를 저버리고, 국민의 삶을 볼모로 이익을 챙기려는 구태정치는 이제 끝을 내야 합니다. 이제 우리 정치는 국민을 중심에 두는 새로운 정치를 하는 정치인들만이 존재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박 대통령의 국무회의 발언은 국회법 개정안을 거부하기 위한 것이었음에도 일견 ‘새 정치를 위한 국민의 선택’을 주문하는 것에 방점이 찍혀 있는 듯 보인다. 내년 총선과 내후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선거 여왕’이 유권자들에게 올바른 선택을 주문하는 출사표처럼 보이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