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리 브로턴 지음/ 이창신 옮김/ 알에이치코리아/ 692쪽/ 3만3000원
“‘강리도’는 조선이 자국의 자연 환경과 정치 지형을 동시에 인식해 만든 지도다. 중국과 조선은 경험을 활용해 지도를 만들었고, 그렇게 탄생한 지도는 단지 지리적 정확성이 전부가 아니었다. 강리도와 그 사본은 작지만 당당했던 새 왕조가 덩치가 훨씬 큰 제국의 영역 안에서 자리매김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었다.”
1402년 제작한 ‘강리도’는 조선의 특수한 지형을 토대로, 그리고 훨씬 더 크고 막강한 주변국과의 관계를 토대로 만들었다.
역사학자인 저자는 서기 150년경 프톨레마이오스의 ‘지리학’부터 구글어스의 발전까지 세계지도 12개를 중심으로 지도에 숨겨진 당대 제작자와 사용자의 욕망을 다루면서 지도에 대한 인류의 생각을 탐색한다.
1507년 독일 지도 제작자 마르틴 발트제뮐러가 만든 ‘우주형상도’는 아메리카 지명을 사용하고 그곳을 아시아와 떨어진 거대한 땅덩어리로 묘사한 최초의 지도로 인정받는다. 미국의회도서관이 2003년 이 지도를 사들였는데, 당시 가격이 1000만 달러에 이르렀다. 이 지도를 통해 아메리카가 하나의 대륙으로 당당히 인정받아 ‘미국의 출생증명서’라고 부르기도 한다.
지도 594점을 포함해 총 4608쪽에 이르는, 1662년 네덜란드에서 출간한 ‘대아틀라스’는 부의 축적을 욕망하는 시대상을 담았다. 지도 수요층이 민간 회사와 상인, 부유층으로 확대되면서 지도는 특정한 상업적 목적에 따라 생산되고 거래되는 상품으로 자리매김했으며, 영토 획득과 세계 인식이라는 목적 대신 부의 축적을 위해 쓰이게 된다.
저자는 지도가 인류 발전의 디딤돌이었지만 디지털 지도가 초래할 미래가 암울할 수도 있음을 거론한다. 지도가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하고, 정치적 의도로 조종되며, 사생활 침해 수단으로 변질된 데 대한 강력한 경고인 셈이다.
랜드마크 ; 도시들 경쟁하다
송하엽 지음/ 효형출판/ 336쪽/ 2만 원
도시에 생명을 불어넣는 랜드마크는 도시와 활발하게 상호작용을 한다. 그곳은 이야깃거리로 대중 입에 오르내리고, 사람을 끌어들이는 매력을 지닌다. 세계 각국 랜드마크를 통해 미래 도시의 경쟁력을 말한다.
왕인박사는 가짜다
곽경 지음/ 해드림/ 272쪽/ 1만6000원
왕인 박사는 백제 근초고왕 때 학자로, 일본에 ‘천자문’을 전한 인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저자는 일제가 식민지 경영을 위해 실재하지 않았던 왕인 이야기를 재탄생시켰다고 말한다. 일본의 고대사 조작과 왜곡을 고발한다.
계몽과 쾌락
주명철 지음/ 소나무/ 456쪽/ 2만 원
18세기 중엽 프랑스 파리 시민 약 50만 명 가운데 매춘에 관련된 여성은 2만 명이 넘었다. 당시 중요했던 것은 돈과 쾌락이며, 쾌락은 계몽사상을 몸으로 경험할 수 있는 기회였다. 파리 뒷골목 내밀한 역사를 찾아 나선다.
휴보이즘(Huboism)
전승민 지음/ MID/ 294쪽/ 1만5000원
대한민국 대표 로봇 휴보의 탄생부터 성장 과정, 전 세계 로봇 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다룬다. 휴보는 사람처럼 걷고 두 손으로 일하는 인간형 로봇이다. 아시모의 짝퉁이 아닌, 경쟁력을 갖춘 과학 강국의 결정판 휴보를 만난다.
정신과 의사가 들려주는 마음의 병 23가지
보르빈 반델로 지음/ 김태희 옮김/ 교양인/ 440쪽/ 1만8000원
우울증, 공황장애, 강박증 등 현대인은 마음의 병 하나씩 지니고 산다. 그러나 쉽게 드러내지 못한다. 세상은 고통 받는 사람을 한심한 실패자로 보기 일쑤다. 외로운 마음의 감옥에서 탈출하는 법을 얘기한다.
깡통 걷어차기
김동은·조태진 지음/ 쌤앤파커스/ 284쪽/ 1만5000원
세계 경제가 위기에서 벗어나고 있다. 하지만 저자들은 지금의 경제위기가 ‘감기’가 아니라 ‘만성적이고 치명적인 고질병’이라 말한다. 임시방편 정책으로 경제위기를 증폭해왔다고 진단하면서 조화와 균형이 해결책이라고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