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준혁 바른세상병원 척추센터장이 경추척수증 환자와 치료법에 대해 상담하고 있다.
난치성 질환 다양한 증상
척추질환은 증상이 다양해 환자 스스로 병명을 찾아내기 어렵다. 따라서 척추 쪽에 이상이 있다면 전문의에게 진단부터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척추질환 전문병원은 많다. 그중 다른 병원에서 치료가 쉽지 않은 재발성 요추질환, 경추척수증, 경추신경근병증 같은 난치성 척추질환을 치료하고 수술하는 전문병원으로 주목받는 곳이 경기 성남시 분당에 자리한 바른세상병원이다. 2004년 개원한 이 병원은 서동원 대표원장이 런던올림픽 국가대표 선수의 주치의로 참여하면서 일반인 환자뿐 아니라 스포츠 스타와 국가대표 선수들까지 운동으로 인한 손상을 치료하고 재활을 위해 찾는 곳이다. 정형외과, 신경외과, 재활의학과, 마취통증의학과 등 대학교수 출신으로 임상 경험이 풍부한 전문의 14명과 90병상을 보유했으며, 각종 척추·관절질환 치료에 운동선수 치료 노하우를 그대로 적용해 명성을 잇고 있다.
한 달에 환자 2000~2500명을 대상으로 척추·관절질환과 스포츠 손상 및 재활치료를 담당하는데, 그동안 운동선수 700여 명, 일반인 5만여 명의 척추·관절질환을 치료했다. 또한 ‘비수술적 치료 우선’을 기본 원칙으로 삼아 환자 처지에서 척추를 보존하고, 수술에 앞서 운동요법, 물리·약물치료 등을 시도한 후 환자 상태에 맞는 시술법을 결정한다. 입원에서부터 수술, 퇴원 후 관리에 이르기까지 환자들이 편안하고 안전한 치료를 받도록 하는 것도 강점이다.
바른세상병원 척추센터는 허리디스크 수술의 교과서라고 부르는 ‘Midline approach for lumbar discectomy’를 집필한 송준혁 원장(신경외과 전문의)이 센터장을 맡고 있다. 세계적인 학술지에 연구논문을 발표한 이학선 원장도 포진해 대학병원 못지않게 학술 활동에도 열성적이다. 송 원장은 수술 자체가 까다로워 다른 병원에선 잘 하지 않는 ‘경추 신경공확장술’이나 ‘경추후궁성형술’에 대한 경험과 노하우가 풍부해 경추질환에 관한 한 국내에서 손꼽히는 전문의다. 그래선지 이 병원 척추센터엔 다른 병원에서 수술 후 증상이 악화되거나 치료를 포기했던 재발성 요추질환 환자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진다. 통상 재수술은 첫 수술보다 기술적으로 어렵고 위험해 의사들이 꺼린다.
송 원장은 “재발성 요추질환 환자를 치료할 때는 먼저 호소하는 통증의 원인을 정확히 분석한 후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 수술법을 선택해 치료해야 한다”며 “대개 의사들은 본인에게 익숙한 수술법을 고집하는데 그 경우 수술 결과가 좋지 않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송 원장이 경추척수증 환자에게 적용하는 수술법은 경추후궁성형술이다.
목은 허리와 달리 굵은 신경이 한 가닥으로 내려오고 거기서 팔 쪽으로 가는 신경이 뻗어나가도록 돼 있다. 이 굵은 신경 한 가닥을 척수라고 하는데, 척수증은 이 척수가 눌리면서 사지마비 증상을 보이는 질환이다. 보통 경추부 또는 흉추부에서 인대가 뼈처럼 두껍고 딱딱해지면서 척수에 압박을 가해 발생한다. 나이가 들면서 오는 퇴행성이 가장 많고 외상도 한 원인이다. 하지만 후종인대골화증(세로로 척추 중심을 잡아주는 후종인대가 뼈처럼 두껍고 딱딱해지는 증상)이 가장 흔한 원인으로, 우리나라와 일본 등 아시아인에게서 많이 나타나는 게 특징이다.
최고 전문의만 시술 가능
경추후궁성형술 시술 모습.
경추척수증으로 인한 사지마비엔 수술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다. 좁아진 척수 신경관을 수술로 넓히는 게 관건인데, 자칫 신경을 건드리면 마비가 더 심해질 수 있어 위험성이 크다. 난이도가 매우 높은 만큼 숙련된 전문의들만 시술할 수 있다.
수술 방법은 목뼈 중앙을 정교하게 분리해 척수에 가해지는 압박을 푼 뒤 성형수술을 하는 것처럼 인공뼈를 넣어 벌어진 목뼈를 고정시킨다. 만약 퇴행성으로 인해 척수 신경관이 좁아졌을 경우엔 목 뒤쪽(후궁)에서 수술을 진행해 딱딱하고 두꺼워진 인대를 제거하고 좁아진 신경관을 넓혀준다. 목 앞쪽에서 수술할 경우엔 위험성이 더 높다.
경추척수증은 신경학적 검사를 철저히 하면 질환 상태를 정확히 알 수 있다. 하지만 증상만으론 목디스크나 중풍으로 오진하는 경우가 잦아 치료시기를 놓쳐 증세가 악화되기도 한다. 따라서 사지마비, 배변기능 장애 등 이상 징후가 있으면 정확한 신경학적 진단이 가능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수술도 증세가 더 심해지기 전에 가급적 빨리 받아야 한다.
실제로 바른세상병원을 찾은 한 54세 남성은 사지마비로 이미 다른 병원에서 목디스크 수술을 받았지만 갈수록 증세가 악화됐고 다리에 힘이 빠져 넘어지면서 다리뼈까지 부러진 상태였다. 골절 치료를 위해 내원한 이 환자는 사지마비는 물론 숟가락과 가벼운 물건도 잡지 못했으며, 배변기능에도 장애가 있어 생활이 크게 불편한 상태였다. 자기공명영상(MRI) 등을 통해 검사한 결과, 이전 병원에서 두 군데 수술을 받으면서 끼워 넣은 인공 뼈가 부서진 채 굳어 있었고, 그중 한 개가 척수신경을 많이 압박하는 상태여서 결국 경추후궁성형술을 받아야 했다. 수술 직후 증상이 완화됐으며, 한 달여가 지나자 건강을 되찾아 치료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다.
송 원장은 “교과서적 진료에 무게중심을 두고, 환자에게 최적의 치료법을 시행하는 진정성 있는 치료를 추구한다”고 말했다. 송 원장은 고려대 의대 대학원에서 의학박사학위를 취득하고 독일 마인츠(Mainz)대학 내시경 수술 연수, 독일 성 아나 병원(St. Anna Hospital) 척추내시경 수술 연수를 거쳐 이화여대 부속목동병원 신경외과 부교수와 김영수병원 부원장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