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860

..

사막

  • 입력2012-10-26 16:58: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사막
    그 사막에서

    그는 너무나 외로워

    때로는 뒷걸음질로 걸었다

    자기 앞에 찍힌

    발자국을 보려고



    ―오르탕스 블루

    이 시는 ‘파리 지하철공사 시 콩쿠르’ 수상작이다. 하이쿠(일본 정형시의 일종)의 성인 바쇼의 시로 착각할 뻔했다. 이 시에 찍힌 발자국은 사막의 모래 위에 찍힌 것이기도 하지만, 도시에 사는 우리의 가슴에 화인처럼 남아 있는 추억이다. 때론 이런 추억 때문에 조각난 마음이 둥글게 방울져 흘러내린다. 뚝뚝 떨어지는 물방울들, 저 사막에 스며드는 외로운 눈물들이다. 그와 동시에 이 시는 반성의 시다. 지금 뒷걸음질로 걸어 내 발자국을 바라보자. 거기에 담긴 내 눈동자를 마주하자. ─ 원재훈 시인



    詩 한마당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