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자원봉사자들. 왼쪽부터 김은지, 박혜민, 배지훈, 임유정 씨.
올해 17회를 맞은 부산국제영화제는 10월 4일부터 영화의전당과 해운대 일대 7개 극장, 37개 상영관에서 열렸다. 영화제는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운이 좋으면 해운대 BIFF광장에서 스타 배우를 손이 닿을 거리에서 볼 수 있다. 또한 무대를 사이에 두고 스타와 대화할 기회도 주어진다. 영화에 애정이 깊다면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즐길 수 있을 뿐 아니라, 쉽게 접하기 어려운 국가의 영화도 관람할 수 있다. 부산국제영화제 중심무대인 BIFF광장은 해운대를 배경으로 현대미술과 건축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부산국제영화제에 자원봉사를 신청한 사람은 모두 5485명. 조직위원회는 1차 서류전형, 2차 면접으로 744명을 선발했다. 자원봉사자들이 활동하는 8개 팀은 △총무팀 △서비스개발팀 △아시아필름마켓팀 △기획팀 △초청팀 △마케팅팀 △홍보팀 △프로그램팀이다. 자원봉사자는 자기 능력이 닿는 곳에 배치돼 관객에게 미소로 상영관을 안내하고, 영화제 현장을 종횡무진 누빈다. 또한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외국인을 응대하는 것은 물론, 노약자에게는 눈과 귀 노릇을 해 원활한 소통을 위한 매개 구실을 한다. 관객에게 행사 위치를 알려주고 영화제가 소개하는 300여 편의 영화프린트가 상영관에서 상영관으로 순조롭게 전달되도록 돕는 임무도 수행한다.
8개 팀 현장서 종횡무진 활약
60대 자원봉사자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왼쪽부터 박진숙, 오옥엽 씨(왼쪽). 관객을 안내하는 자원봉사자들.
“자원봉사를 통해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그들의 의견도 이해할 수 있었다. 봉사는 열정이다. 열정과 패기를 가진 사람이라면 이곳에 지원해 활동할 수 있는 기회를 갖길 바란다.”
자원봉사 활동에는 연령과 계층 제한선이 없다. 단지 열정과 도전만 존재할 뿐이다. 오옥엽(68), 박진숙(67) 씨는 환경미화에 참여한다. 두 여성은 “젊은이들이 다양한 활동에 한 번쯤 도전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총무팀 소속으로 야외극장에서 활동하는 배지훈(25·경성대), 임유정(23·동의대), 박혜민(22·경성대), 김은지(22·한국해양대) 씨는 같은 대학 동기나 친구가 아니다. 이들은 부산국제영화제 자원봉사단에서 처음 인연을 맺었다. 연령과 출신은 다르지만 친구, 동료가 돼 서로 의지하며 봉사정신을 실천한다. 각각의 다름이 하나의 같음이 됐다.
배지훈 씨는 “부산에 거주하는 대학생으로서 부산을 대표하는 국제영화제에 참여하고 싶었고 그 축제 현장에서 봉사를 하고 싶었다”며 지원 동기를 밝혔다. 임유정 씨는“작년에 부산국제영화제 봉사활동에 관한 자료를 봤고 그 모습이 인상에 남아 지원했다”고 말했다.
부산국제영화제는 화려하게 외양만 갖춘 영화제가 아니다. 열정과 도전이 어우러진 축제이자 각박한 이기주의 시대에 ‘진정한 봉사’가 무엇인지를 일깨워주는 영화제로 기억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