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결하고 튀는 표현을 위해 한자(漢字)를 사용하면 편리할 때가 있다. 이런 점에서 매회 ‘주간동아’를 열면 반드시 지나가야 하는 문패 ‘私記충천’을 볼 때마다 ‘기발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단 두 음절의 조어(造語)로 재기(才氣)와 품격 그리고 ‘자유로운 생각의 공간’이라는 당당함까지 보여주고 있지 않은가.
이처럼 심장(深長)한 것은 아니지만, 빠른 이해를 위해 한자를 병기해야 할 때도 있다. 커버스토리의 외부기고 ‘왜 배지만 달면…’에 나오는 ‘인치’라는 말은 ‘법치’의 상대어로 쓴 경우라면 몰라도 느닷없이 홀로, 그것도 한자 병기 없이 등장하면 의미 파악에 시간이 걸린다. 일상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용어라는 점에서는 같은 기사의 ‘원외 대표체제’도 낯설기는 한가지였다. 외부인사의 기고나 인터뷰라서 어찌할 도리가 없을 수도 있겠으나, 어떠한 식으로든 다듬었어야 했다. 중간제목(‘상향식 공천과 원외 대표체제도 철폐해야’)도 기사 내용과 맞지 않았고, 얼굴기사의 ‘앙꼬’라는 표현도 왠지 산뜻한 느낌을 주지 않았다.
이와 같은 사소한 한두 가지를 빼면 819호 커버스토리는 선거의 해 벽두에 특집으로 손색없는 대작(大作)이었다. 아무리 ‘변화’를 외쳐봐야 현장의 고질적인 ‘불공정 게임’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사실을 잘 지적했고, ‘19대 총선 이곳이 벌써…’도 4월에 불어닥칠 전국적인 선거 바람과 관련해 훌륭한 풍향계 구실을 하고 있다.
소련공산당 서기장의 장례식이나 크렘린 의전절차를 면밀히 관찰하며 소련 내 권력서열을 가늠하는 크렘리놀로지스트의 한 사람이던 필자는 김정일 장례식 관련기사를 보며 묘한 학문적 노스탤지어에 빠지곤 한다. 팩션 ‘정은밖에…’는 ‘행간을 읽어내온 숨은 전문가들’의 과거 시나리오까지 분석한 기자(‘사기충천’)의 정치학적 분석력과 역사학적 상상력이 결합된 노작(勞作)이다. 취재 내용과 상상력을 풍성하게 조합하려면 좀 더 길었어야 하는데, 너무 짧은 게 흠이라면 흠이었다. 들여다볼 수 없는 부분은 (반드시 사실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상상해야 한다. 후속작을 기대한다.
이처럼 심장(深長)한 것은 아니지만, 빠른 이해를 위해 한자를 병기해야 할 때도 있다. 커버스토리의 외부기고 ‘왜 배지만 달면…’에 나오는 ‘인치’라는 말은 ‘법치’의 상대어로 쓴 경우라면 몰라도 느닷없이 홀로, 그것도 한자 병기 없이 등장하면 의미 파악에 시간이 걸린다. 일상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용어라는 점에서는 같은 기사의 ‘원외 대표체제’도 낯설기는 한가지였다. 외부인사의 기고나 인터뷰라서 어찌할 도리가 없을 수도 있겠으나, 어떠한 식으로든 다듬었어야 했다. 중간제목(‘상향식 공천과 원외 대표체제도 철폐해야’)도 기사 내용과 맞지 않았고, 얼굴기사의 ‘앙꼬’라는 표현도 왠지 산뜻한 느낌을 주지 않았다.
이와 같은 사소한 한두 가지를 빼면 819호 커버스토리는 선거의 해 벽두에 특집으로 손색없는 대작(大作)이었다. 아무리 ‘변화’를 외쳐봐야 현장의 고질적인 ‘불공정 게임’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사실을 잘 지적했고, ‘19대 총선 이곳이 벌써…’도 4월에 불어닥칠 전국적인 선거 바람과 관련해 훌륭한 풍향계 구실을 하고 있다.
소련공산당 서기장의 장례식이나 크렘린 의전절차를 면밀히 관찰하며 소련 내 권력서열을 가늠하는 크렘리놀로지스트의 한 사람이던 필자는 김정일 장례식 관련기사를 보며 묘한 학문적 노스탤지어에 빠지곤 한다. 팩션 ‘정은밖에…’는 ‘행간을 읽어내온 숨은 전문가들’의 과거 시나리오까지 분석한 기자(‘사기충천’)의 정치학적 분석력과 역사학적 상상력이 결합된 노작(勞作)이다. 취재 내용과 상상력을 풍성하게 조합하려면 좀 더 길었어야 하는데, 너무 짧은 게 흠이라면 흠이었다. 들여다볼 수 없는 부분은 (반드시 사실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상상해야 한다. 후속작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