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판타지 소설의 부흥을 알린 것은 1998년이다. 그해 ‘퇴마록’(이우혁)과 함께 한국형 판타지 원조로 꼽히는 이영도의 ‘드래곤 라자’가 탄생했다. 그리고 이우혁의 ‘왜란종결자’와 ‘용의 신전’(김예리), ‘귀환병이야기’(이수영) 등 장편 판타지 열풍이 불었다. 하지만 1999년 말 전 세계를 뒤흔든 ‘해리포터’가 국내에 상륙하면서 한국형 판타지는 수면 밑으로 가라앉았다.
‘해리포터’ 열풍은 1997년 6월 영국에서 첫 권 초판 500부를 발행하면서 시작했다. 이 책 판권을 10만5000달러를 주고 확보한 미국의 스콜라스틱이 1998년 초판 5만 부를 발행하면서 마법에 걸린 책으로 거듭났다. 이 사실이 국내에 알려지면서 주요 출판사가 잔뜩 군침을 흘렸지만 그때만 해도 권당 1만5000달러, 전 7권 10만5000달러의 높은 선인세 때문에 선뜻 나서는 출판사가 없었다. 얼마 후 문학수첩이 판권을 확보, 국내에서만 2000만 부 이상 판매하는 대기록을 세웠다는 사실은 알려진 내용이다.
‘해리포터’ 시리즈는 작품성 외에도 영상과의 결합, 세계 최대 온라인 서점 아마존의 초기 론칭을 위한 할인 판매, 천문학적 비용의 거대한 이벤트를 활용한 입소문과 온라인 버즈마케팅에 힘입어 전 세계에서 5억 부 이상 팔려나갔다.
조지 R. R. 마틴의‘얼음과 불의 노래’ 제1부 ‘왕좌의 게임’(전 2권)을 출간한 것은 2000년 11월이었다. 탁월한 상상력과 엄청난 흡인력을 지닌 작품으로 판타지 소설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을 뿐 아니라,‘반지의 제왕’(J. R. R. 톨킨)의 뒤를 잇는 판타지의 고전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다. 시사주간지‘타임’이 “돈과 권력, 욕망과 사랑을 향한 인간의 진흙탕 속 투쟁의 노래”로 요약한 이 시리즈는‘해리포터’와 마찬가지로 전 7권으로 기획했다. 은행나무는 1부 초판을 2000부 발행했지만 독자 반응은 미미했다.
그러나 은행나무는 이 시리즈를 꾸준히 펴냈다. 2부 ‘왕들의 전쟁’(전 2권)은 2001년 2월, 3부 ‘성검의 폭풍’(전 2권)은 2005년 3월, 4부 ‘까마귀의 향연’(전 2권)은 2008년 6월에 각각 출간했다. 2005년에는 1, 2부 개정판도 냈다. 권당 700~800쪽, 권당 평균 정가가 2만 원을 웃도는 이 소설은 겨우 2쇄를 발행했다.
하지만 마니아층의 요구는 격렬했다. ‘후속 권을 왜 빨리 내지 않느냐, 번역이 판타지 용어와 맞지 않는다, 왜 양장본으로 만들었느냐’는 등 문의와 요구가 끊임없이 들어왔다. 결국 올 3월에 4권을 재번역하기로 결정하고 은행나무는 판매를 중단했다. 은행나무는 올해 말에 출간하는 개정판을 기존 구입 독자가 희망하면 모두 교체해줄 계획이다.
미국 방송사 HBO가 4~6월에 1부 ‘왕좌의 게임’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 1부를 방송하면서 이 소설도 국내에서 불붙기 시작했다. 인터넷에 자막이 달린 여러 ‘웰 메이드 버전’이 올라오고 이를 ‘미드(미국 드라마)족’이 열렬히 다운받아 보기 시작하면서 책 판매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6월 한 달 동안 1만 질 이상 판매하는 기염을 토했다. 미드족 사이에서 이제 막 불이 붙었고, 5부를 미국에서 7월에 출간할 예정이라 이 시리즈의 판매부수가 과연 어디까지 증가할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태다.
최근 국내외 판타지 대작을 연속 출간했지만 마니아층의 지지를 넘어선 작품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요즘 미국에서 새 시리즈를 출간할 때마다 온라인 서점 예약판매 1위를 달리는‘얼음과 불의 노래’가 국내에서도 새로운 신화를 써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1958년 출생.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 ‘학교도서관저널’ ‘기획회의’ 등 발행. 저서 ‘출판마케팅 입문’ ‘열정시대’ ‘20대, 컨셉력에 목숨 걸어라’ ‘베스트셀러 30년’ 등 다수.
‘해리포터’ 열풍은 1997년 6월 영국에서 첫 권 초판 500부를 발행하면서 시작했다. 이 책 판권을 10만5000달러를 주고 확보한 미국의 스콜라스틱이 1998년 초판 5만 부를 발행하면서 마법에 걸린 책으로 거듭났다. 이 사실이 국내에 알려지면서 주요 출판사가 잔뜩 군침을 흘렸지만 그때만 해도 권당 1만5000달러, 전 7권 10만5000달러의 높은 선인세 때문에 선뜻 나서는 출판사가 없었다. 얼마 후 문학수첩이 판권을 확보, 국내에서만 2000만 부 이상 판매하는 대기록을 세웠다는 사실은 알려진 내용이다.
‘해리포터’ 시리즈는 작품성 외에도 영상과의 결합, 세계 최대 온라인 서점 아마존의 초기 론칭을 위한 할인 판매, 천문학적 비용의 거대한 이벤트를 활용한 입소문과 온라인 버즈마케팅에 힘입어 전 세계에서 5억 부 이상 팔려나갔다.
조지 R. R. 마틴의‘얼음과 불의 노래’ 제1부 ‘왕좌의 게임’(전 2권)을 출간한 것은 2000년 11월이었다. 탁월한 상상력과 엄청난 흡인력을 지닌 작품으로 판타지 소설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을 뿐 아니라,‘반지의 제왕’(J. R. R. 톨킨)의 뒤를 잇는 판타지의 고전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다. 시사주간지‘타임’이 “돈과 권력, 욕망과 사랑을 향한 인간의 진흙탕 속 투쟁의 노래”로 요약한 이 시리즈는‘해리포터’와 마찬가지로 전 7권으로 기획했다. 은행나무는 1부 초판을 2000부 발행했지만 독자 반응은 미미했다.
그러나 은행나무는 이 시리즈를 꾸준히 펴냈다. 2부 ‘왕들의 전쟁’(전 2권)은 2001년 2월, 3부 ‘성검의 폭풍’(전 2권)은 2005년 3월, 4부 ‘까마귀의 향연’(전 2권)은 2008년 6월에 각각 출간했다. 2005년에는 1, 2부 개정판도 냈다. 권당 700~800쪽, 권당 평균 정가가 2만 원을 웃도는 이 소설은 겨우 2쇄를 발행했다.
하지만 마니아층의 요구는 격렬했다. ‘후속 권을 왜 빨리 내지 않느냐, 번역이 판타지 용어와 맞지 않는다, 왜 양장본으로 만들었느냐’는 등 문의와 요구가 끊임없이 들어왔다. 결국 올 3월에 4권을 재번역하기로 결정하고 은행나무는 판매를 중단했다. 은행나무는 올해 말에 출간하는 개정판을 기존 구입 독자가 희망하면 모두 교체해줄 계획이다.
미국 방송사 HBO가 4~6월에 1부 ‘왕좌의 게임’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 1부를 방송하면서 이 소설도 국내에서 불붙기 시작했다. 인터넷에 자막이 달린 여러 ‘웰 메이드 버전’이 올라오고 이를 ‘미드(미국 드라마)족’이 열렬히 다운받아 보기 시작하면서 책 판매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6월 한 달 동안 1만 질 이상 판매하는 기염을 토했다. 미드족 사이에서 이제 막 불이 붙었고, 5부를 미국에서 7월에 출간할 예정이라 이 시리즈의 판매부수가 과연 어디까지 증가할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태다.
최근 국내외 판타지 대작을 연속 출간했지만 마니아층의 지지를 넘어선 작품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요즘 미국에서 새 시리즈를 출간할 때마다 온라인 서점 예약판매 1위를 달리는‘얼음과 불의 노래’가 국내에서도 새로운 신화를 써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1958년 출생.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 ‘학교도서관저널’ ‘기획회의’ 등 발행. 저서 ‘출판마케팅 입문’ ‘열정시대’ ‘20대, 컨셉력에 목숨 걸어라’ ‘베스트셀러 30년’ 등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