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안한 노후를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할 ‘마(魔)의 기간’이 있다. 바로 ‘55~65세 기간’이다. 이 기간에는 국민연금이나 주택연금 같은 공적 연금 시스템의 보호를 전혀 받을 수 없다. 국민연금은 60~65세부터 지급 개시되고, 주택연금은 60세부터 받을 수 있다. 오로지 스스로의 힘으로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하는 기간이다. 게다가 ‘퇴직’이라는 커다란 인생의 이벤트가 존재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한마디로 ‘자급자족의 시기’인 것이다.
우리나라 근로자들의 평균 퇴직 시점인 55세 전후에는 그동안 삶의 기반이던 안정적인 급여 소득이 끊기고, 새로운 직업이나 일을 찾아야 한다. 소득은 줄었지만 자녀는 대부분 대학생으로 교육비 부담은 여전하다. 부모 부양비도 걸림돌이다. 현재 노인 세대는 자식들의 교육을 위해 ‘올인’하고, 자식에게 부양받는 마지막 세대다.
더욱 골치 아픈 것은 대출금이 있는 경우다. 외환위기 이후 금리가 낮아지면서 우리나라 사람들의 주택 마련 자금을 구하는 방식은 크게 달라졌다. 과거 고금리 시절에는 이자 부담 때문에 장기 대출이 그리 활성화하지 않았다. 하지만 금리가 낮아지자 20~30년 장기 대출을 받는 것은 흔한 일이 됐다. 그런데 55세 퇴직 시점에도 주택대출금 상환이 끝나지 않았다면, 평안한 노후는 자칫 물 건너갈 수 있다. 퇴직금을 받아서 대출금 상환에 일부를 쓰고, 재취업 자리를 알아보지만 결코 쉽지 않다.
그러다 창업이라도 할 요량으로 1억~2억 원가량 투자해 자영업을 시작해보지만 실패 확률이 매우 높다. 우리나라의 자영업 시장은 세계에서 가장 경쟁이 심하다. 게다가 유통 산업의 효율성이라는 미명 아래 대형 할인점이 동네 구석까지 들어오는 상황에서 자영업자들이 설 자리는 더욱 좁아졌다.
가족생활에도 변화가 나타난다. 현재 우리나라의 일반적인 가족구조는 남편과 아내의 분업형 시스템이다. 남편은 돈을 벌고 아내는 살림을 책임지는 구조다. 그러나 정년퇴직과 동시에 이 분업구조는 금이 가기 시작한다. 남편이 갑작스레 아내의 영역으로 들어오기 때문이다. 정년퇴직 후 아내와의 새로운 갈등이 시작되는데, 남편의 점심식사와 TV 시청, 외출한 아내에게 언제 들어오느냐고 묻는 잦은 전화 등이 갈등의 원인이다.
퇴직 이후에 아내와 남편이 다정하게 둘만의 시간을 갖는다는 것은 상상의 영역일 뿐, 실제 이런 라이프스타일을 가져가면 오히려 갈등의 소지만 더 키운다. 부부가 같이 있어서 행복하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다. 오히려 독립적으로 사는 부부가 더 행복한 노후생활을 보낼 가능성이 높다.
인생 후반전을 위한 새로운 분기점
55~65세 기간에 현명하게 대처하려면 몇 가지 기본 전략을 잘 세워야 한다. 역시 중요한 것은 돈이다. 돈과 관련된 핵심 전술은 대출금 상환과 현금 흐름의 확보다. 만일 대출금이 있다면, 퇴직 시점까지 모두 상환해야 한다. 자산-부채 재조정을 제대로 해 놓지 않을 경우, 큰 위기에 빠질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직장생활을 할 때는 급여 형태의 안정적인 현금 흐름이 있지만 이제 이를 기대하기 어렵다.
부동산 쪽에선 임대사업, 금융상품 쪽에선 각종 연금상품이 가장 좋은 수단이 된다. 부동산은 투자금액이 크므로 일반 서민은 퇴직연금, 개인연금, 연금보험 같은 연금상품을 최대한 활용할 필요가 있다. 거액 자산가들은 현금 흐름을 확보하면서 10년 이상 유지해 비과세 혜택과 분리과세 혜택을 볼 수 있는 즉시연금상품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일자리 준비가 가장 확실한 전략
의료비에 대비해 보장성 보험상품도 재점검해야 한다. 퇴직하면 생활비가 적게 들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꽤 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 자녀 교육비 항목을 의료비가 대체하기 때문이다. 민간 의료보험처럼 의료비를 보장해주는 상품은 기본이고, 여기에 암보험 같은 질병 치료비를 보장하는 상품에 반드시 가입해야 한다. 이런 준비는 현금 흐름 차원에서도 중요하다. 의료비가 발생하기 시작하면, 현금 흐름도 악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퇴직 전 미리 일자리를 준비해놓는 것은 생활과 투자 측면에서 가장 확실한 전략이다. 일자리가 있으면 수입이 적더라도 일정 정도의 현금 흐름을 확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투자수익률을 높이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1억 원의 금융자산을 가진 A씨와 B씨를 통해 오래 일하는 것이 투자 측면에서도 얼마나 유리한지 살펴보자.
A씨는 60세부터 이 돈을 생활비로 쓰기 시작했고, B씨는 일을 하면서 1억 원의 자금을 65세부터 쓰기 시작했다. 매달 200만 원의 생활비를 쓴다고 가정할 경우, 단순 계산으로 A씨는 65세 시점에 남는 돈이 하나도 없다. 오히려 2000만 원의 적자가 발생한다( 1억 원-(200만 원×12개월×5년)).
반면 60세부터 65세까지 일로 생활비를 충당한 B씨의 금융자산은 늘어난다. 연리 5%(시중 은행 금리 기준)로 운용할 경우, 1억 원은 5년 후인 65세에 1억2700만 원이 된다. 5년의 차이 때문에 한 사람은 마이너스 2000만 원인 반면 다른 사람은 1억2007만 원을 보유해 1억5000만 원 가량의 차이가 발생하는 것이다.
여기서 만일 B씨가 자산 운용을 더 적극적으로 해 수익률을 높였다면, 격차는 더욱 커졌을 것이다. 결국 동일한 자금을 갖고 55세에 퇴직했지만 일을 계속한 B씨의 재산이 A씨보다 압도적으로 많다. 퇴직 이후에 일을 계속하는 것이 삶과 투자, 현금 흐름 측면에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모든 사람은 평안한 노후를 꿈꾼다. 평안한 노후로 가는 길에는 55~65세라는 인생의 징검다리가 놓여 있다. 이 징검다리를 어떻게 잘 건너느냐에 따라 평안한 노후라는 꿈이 현실이 될지, 정말 신기루 같은 꿈이 될지 판가름 날 것이다.
우리나라 근로자들의 평균 퇴직 시점인 55세 전후에는 그동안 삶의 기반이던 안정적인 급여 소득이 끊기고, 새로운 직업이나 일을 찾아야 한다. 소득은 줄었지만 자녀는 대부분 대학생으로 교육비 부담은 여전하다. 부모 부양비도 걸림돌이다. 현재 노인 세대는 자식들의 교육을 위해 ‘올인’하고, 자식에게 부양받는 마지막 세대다.
더욱 골치 아픈 것은 대출금이 있는 경우다. 외환위기 이후 금리가 낮아지면서 우리나라 사람들의 주택 마련 자금을 구하는 방식은 크게 달라졌다. 과거 고금리 시절에는 이자 부담 때문에 장기 대출이 그리 활성화하지 않았다. 하지만 금리가 낮아지자 20~30년 장기 대출을 받는 것은 흔한 일이 됐다. 그런데 55세 퇴직 시점에도 주택대출금 상환이 끝나지 않았다면, 평안한 노후는 자칫 물 건너갈 수 있다. 퇴직금을 받아서 대출금 상환에 일부를 쓰고, 재취업 자리를 알아보지만 결코 쉽지 않다.
그러다 창업이라도 할 요량으로 1억~2억 원가량 투자해 자영업을 시작해보지만 실패 확률이 매우 높다. 우리나라의 자영업 시장은 세계에서 가장 경쟁이 심하다. 게다가 유통 산업의 효율성이라는 미명 아래 대형 할인점이 동네 구석까지 들어오는 상황에서 자영업자들이 설 자리는 더욱 좁아졌다.
가족생활에도 변화가 나타난다. 현재 우리나라의 일반적인 가족구조는 남편과 아내의 분업형 시스템이다. 남편은 돈을 벌고 아내는 살림을 책임지는 구조다. 그러나 정년퇴직과 동시에 이 분업구조는 금이 가기 시작한다. 남편이 갑작스레 아내의 영역으로 들어오기 때문이다. 정년퇴직 후 아내와의 새로운 갈등이 시작되는데, 남편의 점심식사와 TV 시청, 외출한 아내에게 언제 들어오느냐고 묻는 잦은 전화 등이 갈등의 원인이다.
퇴직 이후에 아내와 남편이 다정하게 둘만의 시간을 갖는다는 것은 상상의 영역일 뿐, 실제 이런 라이프스타일을 가져가면 오히려 갈등의 소지만 더 키운다. 부부가 같이 있어서 행복하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다. 오히려 독립적으로 사는 부부가 더 행복한 노후생활을 보낼 가능성이 높다.
인생 후반전을 위한 새로운 분기점
55~65세 기간에 현명하게 대처하려면 몇 가지 기본 전략을 잘 세워야 한다. 역시 중요한 것은 돈이다. 돈과 관련된 핵심 전술은 대출금 상환과 현금 흐름의 확보다. 만일 대출금이 있다면, 퇴직 시점까지 모두 상환해야 한다. 자산-부채 재조정을 제대로 해 놓지 않을 경우, 큰 위기에 빠질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직장생활을 할 때는 급여 형태의 안정적인 현금 흐름이 있지만 이제 이를 기대하기 어렵다.
부동산 쪽에선 임대사업, 금융상품 쪽에선 각종 연금상품이 가장 좋은 수단이 된다. 부동산은 투자금액이 크므로 일반 서민은 퇴직연금, 개인연금, 연금보험 같은 연금상품을 최대한 활용할 필요가 있다. 거액 자산가들은 현금 흐름을 확보하면서 10년 이상 유지해 비과세 혜택과 분리과세 혜택을 볼 수 있는 즉시연금상품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공적연금 시스템의 보호를 전혀 받을 수 없는 55~65세 기간을 위해 부동산, 보험상품, 일자리 등 다양한 방면으로 전략을 잘 세워야 한다.
의료비에 대비해 보장성 보험상품도 재점검해야 한다. 퇴직하면 생활비가 적게 들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꽤 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 자녀 교육비 항목을 의료비가 대체하기 때문이다. 민간 의료보험처럼 의료비를 보장해주는 상품은 기본이고, 여기에 암보험 같은 질병 치료비를 보장하는 상품에 반드시 가입해야 한다. 이런 준비는 현금 흐름 차원에서도 중요하다. 의료비가 발생하기 시작하면, 현금 흐름도 악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퇴직 전 미리 일자리를 준비해놓는 것은 생활과 투자 측면에서 가장 확실한 전략이다. 일자리가 있으면 수입이 적더라도 일정 정도의 현금 흐름을 확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투자수익률을 높이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1억 원의 금융자산을 가진 A씨와 B씨를 통해 오래 일하는 것이 투자 측면에서도 얼마나 유리한지 살펴보자.
A씨는 60세부터 이 돈을 생활비로 쓰기 시작했고, B씨는 일을 하면서 1억 원의 자금을 65세부터 쓰기 시작했다. 매달 200만 원의 생활비를 쓴다고 가정할 경우, 단순 계산으로 A씨는 65세 시점에 남는 돈이 하나도 없다. 오히려 2000만 원의 적자가 발생한다( 1억 원-(200만 원×12개월×5년)).
반면 60세부터 65세까지 일로 생활비를 충당한 B씨의 금융자산은 늘어난다. 연리 5%(시중 은행 금리 기준)로 운용할 경우, 1억 원은 5년 후인 65세에 1억2700만 원이 된다. 5년의 차이 때문에 한 사람은 마이너스 2000만 원인 반면 다른 사람은 1억2007만 원을 보유해 1억5000만 원 가량의 차이가 발생하는 것이다.
여기서 만일 B씨가 자산 운용을 더 적극적으로 해 수익률을 높였다면, 격차는 더욱 커졌을 것이다. 결국 동일한 자금을 갖고 55세에 퇴직했지만 일을 계속한 B씨의 재산이 A씨보다 압도적으로 많다. 퇴직 이후에 일을 계속하는 것이 삶과 투자, 현금 흐름 측면에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모든 사람은 평안한 노후를 꿈꾼다. 평안한 노후로 가는 길에는 55~65세라는 인생의 징검다리가 놓여 있다. 이 징검다리를 어떻게 잘 건너느냐에 따라 평안한 노후라는 꿈이 현실이 될지, 정말 신기루 같은 꿈이 될지 판가름 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