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청년예술단의 한국무용 공연.
사실상 추석 연휴가 시작된 9월 17일 저녁, 서울 중랑구 망우동 중랑캠핑숲에 서울시청년예술단의 첫 나눔예술 무대가 마련됐다. 서울시청년예술단은 국악과 한국무용을 중심으로 꾸려진 예술단. 청년들의 일자리 창출을 통해 문화예술 인재를 육성하고자 올 6월 세종문화회관의 예술단으로 창단됐다.
탁 트인 캠핑숲 잔디마당에 조명이 밝혀지자 삼삼오오 들어온 주민들이 객석을 채웠고, 이어진 국악관현악단의 연주는 뒤늦게 찾아오는 이들의 발걸음을 재촉하는 듯했다.
“천사가 따로 없구먼.”
우아한 자태를 뽐내는 무용수를 보며 할아버지가 탄성을 내뱉자 관객들의 입가에 미소가 어렸다. 이어진 벨리댄스. 국악으로 연주하는 아랍 음악에 이국적인 춤이 전혀 어색하지 않고 호흡이 딱딱 맞아 오히려 신기할 정도였다. “우리 악기로 연주하지 못할 세계음악은 없다”라고 한 어느 국악인의 말이 실감 났다.
“읊어보게, 읊어나보게. 열두 달의 노래를 읊어나보게….”
판소리 ‘춘향가’ 중 ‘쑥대머리’에 이은 ‘열두 달의 노래’는 명절 분위기를 고조시키기에 제격이었다. 전통 국악 장단과 가락을 현대적 감각에 맞춰 누구나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도록 했기 때문.
공연의 대미는 남미 안데스 음악그룹 ‘유야리’의 몫이었다. 처음에는 신기하게만 바라보던 관객들이 유야리의 음악과 타악기 연주가 어우러지자 이내 흥에 빠져들었다. 분위기에 취해서일까. 잔디마당 한쪽 놀이터에 신나게 노는 아이들의 모습조차 무대와 하나가 된 듯했다.
TIP
‘나눔예술’ 홈페이지 클릭하세요나눔공연은 누구나 무료로 즐길 수 있는 문화 나눔의 장입니다. 나눔예술 홈페이지(www.nanumart.com)에 들어와서 공연 일정을 확인하세요.
서울시무용단 박종필 지도위원
“심금을 울리는 춤을 출 겁니다”
| “풍류를 즐기는 선비의 모습을 묘사한 ‘한량무’, 그의 춤에는 절제된 멋이 있다.”
누군가 서울시무용단 박종필(48) 지도위원의 한량무를 두고 한 말이다. 누구도 따라잡을 수 없는 ‘춤꾼’이면 좋겠다는 박 위원은 자신만의 춤을 선보이기 위한 준비에 한창이다.
“10월 7일 6년 만에 개인무용 발표회를 여는데, 무엇보다 저만의 춤사위를 보이고 싶습니다. 발표회 주제인 ‘무향(舞響)’, 글자대로 춤을 통해 심금을 울리는 무대를 만들려는 거죠.”
그가 무용을 시작한 것은 고교시절. 대학을 졸업하고 8년간 이매방 선생 밑에서 춤을 배웠다.
“가장 혈기 왕성할 때 춤에 빠져 살았죠. 하루 8시간 넘게 춤을 췄는데 처음엔 그렇게 오랫동안 할 줄 몰랐어요. 배울수록 더 배워야 할 게 많아지더군요.”
나눔예술 공연을 우리 춤의 대중화 과정 중 하나라고 말하는 박 위원은, 뒤풀이에서 직접 노래를 부르며 몸이 불편한 어르신들의 추억과 흥을 돋운다. 모두 내 부모같이 여기는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행동이다.
“문화학교나 동호회를 통해 우리 춤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어요. 모두 저의 팬이라고 할까요. ‘소리랑’이란 춤 동호회 분들은 정말 열심이에요. 우리 춤의 대중화에 힘써야 할 이유인 거죠.”
‘우보만리(牛步萬里)’. 우직하게 자신의 춤을 꾸준히 추는 것이 그의 바람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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