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 먹기를 밥 먹듯 하던 30대 직장인 A양. 출근 전에는 간단히 식빵으로 끼니를 때우고, 바쁠 때면 도넛이나 머핀을 먹기 일쑤다. 간식은 브라우니. 친구에게 선물할 일이 생기면, 데커레이션이 멋진 케이크를 구입한다. 빵집 가는 횟수가 잦다 보니 ‘나도 한번 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빵집에 앉아 빵과 커피 한 잔 하는 여유도 왠지 부럽다. 빵 먹기는 좋아하지만, 만들어본 경험은 별로 없는 A양은 빵집을 차리기 위해 정보 수집에 나섰다. 일단 ‘스승 찾기’가 우선이라는 생각에 빵맛 좋기로 소문난 점포 주인에게 조언을 얻기로 결심, 자문했다.
Step 1. ‘사람’을 찾아라
tip | 창업 전 조언을 얻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여러 컨설팅 업체의 주선을 받을 수도 있지만, 알음알음 성공 사례를 찾아 점주에게 직접 조언을 얻은 뒤 세부 계획을 짜는 게 좋다.
우선 빵과 커피가 맛나기로 유명한 점포를 찾았다. 입맛이 까다로운 셰프의 소개로 알게 된 ‘헨느’(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는 50㎡(15평) 남짓한 소규모 베이커리 카페. 조용한 골목의 야외석과 연두색 톤의 실내 인테리어가 눈을 편안하게 해준다. 주방이 좌석 바로 앞에 있어 빵을 만들고 커피를 내리는 과정이 공개된다. 이곳 진열대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띈 먹음직스러운 빵은 ‘킹왕짱 크림치즈 머핀’과 ‘2분의 1 식빵’. 바나나주스와 함께 시식하니 부드러운 맛에 혀가 녹는 듯했다.
“빵집을 차리고 싶어요.”
다짜고짜 사장에게 정보를 구했다. A양처럼 초면에 창업 상담을 부탁하는 이가 많았던 까닭인지 이진희(43·가명) 사장은 자신의 경험담을 자세히 말해줬다. 헨느는 빵과 커피만 파는 곳이 아니다. 주인의 일상 철학이 그대로 묻어난다. 본업이 디자이너인 이 사장은 가게를 차리고 나서 타인의 부러움을 많이 샀다. 거래처 직장인, 특히 과장 직급의 여성들에게서 “나도 이런 공간을 갖는 게 꿈”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이 사장은 가게를 차리고 나서야 빵집 운영이 많은 직장인의 로망이라는 것을 알았다.
헨느는 2009년 가을, 한 달여 준비한 끝에 문을 열었다. 본래 업무차 일본에 자주 들렀던 그는 일본의 친환경적이고 아기자기한 카페, 제과점, 액세서리점 등을 유심히 살펴봤고, 이를 벤치마킹했다. 규모가 작은 만큼 독특한 빵맛을 통한 마니아 공략에 나섰다. 헨느의 빵인 ‘완소 데니시’ ‘육남매 쿠키’ ‘킹왕짱 크림치즈 머핀’ 등은 모두 마니아가 존재한다. 10여 종류의 빵에 제각각 마니아층이 형성되기까지는 6개월 정도 걸렸다.
헨느의 최고 인기 메뉴는 식빵이다. ‘2분의 1 식빵’ ‘미니 식빵’ 등 700원, 1200원짜리 식빵도 눈에 띈다. 하루 두 번 구우면 12개에서 14개 나오는데 금세 동이 난다. 요새는 아예 식빵으로 특화한 가게로 변화시킬 생각도 있다. 빵의 종류가 많으면 손도 많이 가고 기술자도 늘려야 하기 때문에 프랜차이즈 베이커리를 따라갈 수 없다. 따라서 헨느 같은 자가 브랜드는 맛있는 빵 몇 가지에 주력해야 한다.
“프랜차이즈 베이커리는 냉동 반죽을 가지고 와 굽지만, 우리는 밀가루 반죽부터 직접 하니 빵맛이 좋을 수밖에 없어요. 케이크도 미리 만들어놓지 않고 주문받은 뒤에 작업에 들어갑니다. ‘종류는 많지 않지만, 정말 맛있는 빵을 만들자’가 우리 가게의 목표지요.”
원래 헨느는 베이커리 강좌가 운영되던 빵집이었다. 이씨가 넘겨받아 오븐을 새로 구입하고 전기 공사를 다시 했다. 서울 황학동 중고시장을 돌아다니면서 냉장고 등의 장비를 알아봤다. 창업 투자비는 5000만 원 정도 들었다. 사실 초기 비용은 인테리어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원래 디자이너였던 그는 인테리어도 직접 하고, 간단한 물건을 손수 만들어 비용을 줄였다. 빵을 전문으로 만드는 파티셰도 고용했다.
그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홈 메이드 느낌’이다. 케이크나 빵은 물론 가게 분위기도 마찬가지다. 가게 내부를 둘러보면 지인과 함께 파티를 연 거실처럼 아늑하고 편안하다.
“빵집 운영도 일종의 종합예술이에요. 빵을 만드는 건 기본, 빵을 더욱 빛나게 하는 포장도 해야 하고, 가게 내부뿐 아니라 외부 인테리어도 신경 써야 해요. 가게 밖에 화원을 만들었으니 꽃도 가꿔야죠. 쉽게 생각하고 시작했는데 할 일이 정말 많아요. 아무래도 회사에 매인 몸은 빵집을 운영하기가 쉽지 않죠. 프리랜서인 저는 업무 미팅도 여기서 하고 디자인 작업과 연관이 되니 괜찮지만요. 자유롭게 업무를 볼 수 있다면, 빵집 운영을 ‘투잡’으로 추천할 만해요.”
Step 2. 무점포 베이커 따라 해라
tip | 무턱대고 가게를 임대하기에 앞서 무점포 베이커로 일단 행동에 옮긴다.
빵집을 차릴 때 가장 중요한 건 공간 확보다. 보증금, 권리금 등이 투자비의 50% 이상을 차지한다. 그 다음이 인테리어 비용. 인테리어 업체에 맡길 수도 있고, 본인이 할 수도 있다. 인테리어 업체는 AS가 잘되는 곳으로 정해야 한다. 하지만 점포 없이 재료비와 노동비, 가스비만 가지고 시작할 수도 있다. 바로 집에다 자가 브랜드 베이커리를 차리면 된다.
초기 투자비용에 대한 부담감이 컸던 A양은 홍대 골목 종합문화카페 ‘노란 코끼리’(club.cyworld.com/yelephant)에 애플파이를 납품하는 베이커리를 찾았다. 대학생 조윤진(21) 씨는 ‘Hugs·Kisses’라는 자체 브랜드를 개발하고, 홍대와 양재동 카페 등지에 직접 빵을 대고 있다. 그는 애플파이, 초콜릿 타르트, 쇼콜라, 브라우니, 바나나 파르페, 레몬 머랭 등을 직접 만든다. 일주일에 2판 정도 납품하는데, 맛이 좋아 인기가 높다. 어렸을 때부터 집에서 머핀, 쿠키, 파운드케이크 등을 만들었고, 이때의 경험을 살려 개인 베이커로 활동하게 됐다.
실제로 인터넷에서 개인이 ‘베이커리 블로거’로 활동하다가 직접 납품하는 기회를 얻는 경우도 있다. 최근엔 채식, 자연식, 오븐 베이킹 등 친환경적이고 신선한 재료를 쓰는 홈 베이킹 방식이 각광을 받고 있다. 시중에 발간된 베이커리 서적들도 빵 만들기 노하우를 전한다. 본격적으로 점포를 임대하기에 앞서 일단 ‘빵맛’으로 승부를 걸어본다.
Step 3. 정보에 탐닉하라
tip | 정보의 핵심은 발품이다. 가게 입지를 분석하며 상권마다 둘러보고, 점포를 운영하는 사람의 노하우를 전수받는다.
일단 발품을 팔 시간이 부족하다면, 손품을 팔아야 한다. 전화와 인터넷, 책 등 정보를 동원할 수 있는 곳이면 모두 섭렵한다. 최근엔 하루 체험 위주의 ‘창업 캠프’를 추천할 만하다. 대형 프랜차이즈 베이커리에서 운영하는 창업 전문가 강의를 듣고 제빵 과정 실습에 참여한다. 각 제과업체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프로그램을 신청할 수 있다. 제과업체뿐 아니라 공공기관에서도 제빵 창업 강좌를 수시로 여는데, 기술을 배우는 것은 물론 동종업계 인적 네트워크도 만들 수 있으니 참가한다.
수익을 목적으로 한다면 부동산 중개업소를 통해 좋은 상권의 점포를 소개받은 뒤 직접 발품 팔아 고르는 게 좋다. 반면에 다용도 베이커리 공간을 개척할 양이면, 콘셉트를 알리는 기획과 홍보에 비중을 둔다. ‘스위트 로드’(김영모·기린출판사)와 ‘베이커리 창업 성공하기’(김서중·크라운출판사) 등 빵집 창업 관련 서적도 참고한다. ‘스위트 로드’는 일본 제과점 답사기로, 자신이 여는 빵집의 콘셉트를 결정할 때 아이디어를 다각도로 얻을 수 있다. ‘베이커리 창업 성공하기’는 사업 계획서를 작성하고 비용을 짜는 데 유익하다.
Step 1. ‘사람’을 찾아라
tip | 창업 전 조언을 얻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여러 컨설팅 업체의 주선을 받을 수도 있지만, 알음알음 성공 사례를 찾아 점주에게 직접 조언을 얻은 뒤 세부 계획을 짜는 게 좋다.
우선 빵과 커피가 맛나기로 유명한 점포를 찾았다. 입맛이 까다로운 셰프의 소개로 알게 된 ‘헨느’(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는 50㎡(15평) 남짓한 소규모 베이커리 카페. 조용한 골목의 야외석과 연두색 톤의 실내 인테리어가 눈을 편안하게 해준다. 주방이 좌석 바로 앞에 있어 빵을 만들고 커피를 내리는 과정이 공개된다. 이곳 진열대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띈 먹음직스러운 빵은 ‘킹왕짱 크림치즈 머핀’과 ‘2분의 1 식빵’. 바나나주스와 함께 시식하니 부드러운 맛에 혀가 녹는 듯했다.
“빵집을 차리고 싶어요.”
다짜고짜 사장에게 정보를 구했다. A양처럼 초면에 창업 상담을 부탁하는 이가 많았던 까닭인지 이진희(43·가명) 사장은 자신의 경험담을 자세히 말해줬다. 헨느는 빵과 커피만 파는 곳이 아니다. 주인의 일상 철학이 그대로 묻어난다. 본업이 디자이너인 이 사장은 가게를 차리고 나서 타인의 부러움을 많이 샀다. 거래처 직장인, 특히 과장 직급의 여성들에게서 “나도 이런 공간을 갖는 게 꿈”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이 사장은 가게를 차리고 나서야 빵집 운영이 많은 직장인의 로망이라는 것을 알았다.
헨느는 2009년 가을, 한 달여 준비한 끝에 문을 열었다. 본래 업무차 일본에 자주 들렀던 그는 일본의 친환경적이고 아기자기한 카페, 제과점, 액세서리점 등을 유심히 살펴봤고, 이를 벤치마킹했다. 규모가 작은 만큼 독특한 빵맛을 통한 마니아 공략에 나섰다. 헨느의 빵인 ‘완소 데니시’ ‘육남매 쿠키’ ‘킹왕짱 크림치즈 머핀’ 등은 모두 마니아가 존재한다. 10여 종류의 빵에 제각각 마니아층이 형성되기까지는 6개월 정도 걸렸다.
헨느의 최고 인기 메뉴는 식빵이다. ‘2분의 1 식빵’ ‘미니 식빵’ 등 700원, 1200원짜리 식빵도 눈에 띈다. 하루 두 번 구우면 12개에서 14개 나오는데 금세 동이 난다. 요새는 아예 식빵으로 특화한 가게로 변화시킬 생각도 있다. 빵의 종류가 많으면 손도 많이 가고 기술자도 늘려야 하기 때문에 프랜차이즈 베이커리를 따라갈 수 없다. 따라서 헨느 같은 자가 브랜드는 맛있는 빵 몇 가지에 주력해야 한다.
“프랜차이즈 베이커리는 냉동 반죽을 가지고 와 굽지만, 우리는 밀가루 반죽부터 직접 하니 빵맛이 좋을 수밖에 없어요. 케이크도 미리 만들어놓지 않고 주문받은 뒤에 작업에 들어갑니다. ‘종류는 많지 않지만, 정말 맛있는 빵을 만들자’가 우리 가게의 목표지요.”
자본금이 어느 정도 있고, 빵집 운영에 대한 노하우가 없다면 프랜차이즈 베이커리부터 시작하는 게 좋다. 사진은 뚜레쥬르 분당 서현점 매장.
그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홈 메이드 느낌’이다. 케이크나 빵은 물론 가게 분위기도 마찬가지다. 가게 내부를 둘러보면 지인과 함께 파티를 연 거실처럼 아늑하고 편안하다.
“빵집 운영도 일종의 종합예술이에요. 빵을 만드는 건 기본, 빵을 더욱 빛나게 하는 포장도 해야 하고, 가게 내부뿐 아니라 외부 인테리어도 신경 써야 해요. 가게 밖에 화원을 만들었으니 꽃도 가꿔야죠. 쉽게 생각하고 시작했는데 할 일이 정말 많아요. 아무래도 회사에 매인 몸은 빵집을 운영하기가 쉽지 않죠. 프리랜서인 저는 업무 미팅도 여기서 하고 디자인 작업과 연관이 되니 괜찮지만요. 자유롭게 업무를 볼 수 있다면, 빵집 운영을 ‘투잡’으로 추천할 만해요.”
Step 2. 무점포 베이커 따라 해라
tip | 무턱대고 가게를 임대하기에 앞서 무점포 베이커로 일단 행동에 옮긴다.
빵집을 차릴 때 가장 중요한 건 공간 확보다. 보증금, 권리금 등이 투자비의 50% 이상을 차지한다. 그 다음이 인테리어 비용. 인테리어 업체에 맡길 수도 있고, 본인이 할 수도 있다. 인테리어 업체는 AS가 잘되는 곳으로 정해야 한다. 하지만 점포 없이 재료비와 노동비, 가스비만 가지고 시작할 수도 있다. 바로 집에다 자가 브랜드 베이커리를 차리면 된다.
초기 투자비용에 대한 부담감이 컸던 A양은 홍대 골목 종합문화카페 ‘노란 코끼리’(club.cyworld.com/yelephant)에 애플파이를 납품하는 베이커리를 찾았다. 대학생 조윤진(21) 씨는 ‘Hugs·Kisses’라는 자체 브랜드를 개발하고, 홍대와 양재동 카페 등지에 직접 빵을 대고 있다. 그는 애플파이, 초콜릿 타르트, 쇼콜라, 브라우니, 바나나 파르페, 레몬 머랭 등을 직접 만든다. 일주일에 2판 정도 납품하는데, 맛이 좋아 인기가 높다. 어렸을 때부터 집에서 머핀, 쿠키, 파운드케이크 등을 만들었고, 이때의 경험을 살려 개인 베이커로 활동하게 됐다.
실제로 인터넷에서 개인이 ‘베이커리 블로거’로 활동하다가 직접 납품하는 기회를 얻는 경우도 있다. 최근엔 채식, 자연식, 오븐 베이킹 등 친환경적이고 신선한 재료를 쓰는 홈 베이킹 방식이 각광을 받고 있다. 시중에 발간된 베이커리 서적들도 빵 만들기 노하우를 전한다. 본격적으로 점포를 임대하기에 앞서 일단 ‘빵맛’으로 승부를 걸어본다.
Step 3. 정보에 탐닉하라
tip | 정보의 핵심은 발품이다. 가게 입지를 분석하며 상권마다 둘러보고, 점포를 운영하는 사람의 노하우를 전수받는다.
일단 발품을 팔 시간이 부족하다면, 손품을 팔아야 한다. 전화와 인터넷, 책 등 정보를 동원할 수 있는 곳이면 모두 섭렵한다. 최근엔 하루 체험 위주의 ‘창업 캠프’를 추천할 만하다. 대형 프랜차이즈 베이커리에서 운영하는 창업 전문가 강의를 듣고 제빵 과정 실습에 참여한다. 각 제과업체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프로그램을 신청할 수 있다. 제과업체뿐 아니라 공공기관에서도 제빵 창업 강좌를 수시로 여는데, 기술을 배우는 것은 물론 동종업계 인적 네트워크도 만들 수 있으니 참가한다.
수익을 목적으로 한다면 부동산 중개업소를 통해 좋은 상권의 점포를 소개받은 뒤 직접 발품 팔아 고르는 게 좋다. 반면에 다용도 베이커리 공간을 개척할 양이면, 콘셉트를 알리는 기획과 홍보에 비중을 둔다. ‘스위트 로드’(김영모·기린출판사)와 ‘베이커리 창업 성공하기’(김서중·크라운출판사) 등 빵집 창업 관련 서적도 참고한다. ‘스위트 로드’는 일본 제과점 답사기로, 자신이 여는 빵집의 콘셉트를 결정할 때 아이디어를 다각도로 얻을 수 있다. ‘베이커리 창업 성공하기’는 사업 계획서를 작성하고 비용을 짜는 데 유익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