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지르고 살기로 했다
제니퍼 매카트니 지음/ 김지혜 옮김/
동아일보사/184쪽/ 1만2000원
깨끗한 공간과 정리가 삶을 바꾼다고 믿는 사람이 늘고 있다. 이들은 ‘비울수록 행복하다’는 생각으로 집 안에 불필요한 살림살이를 없애고 꼭 필요한, 최소한의 물건만 두고 생활하며 소비도 최소화하는 ‘미니멀 라이프’를 추구한다.
집 안을 정리하고 물건을 버리면 정말로 삶이 마법처럼 확 바뀔까. 저자는 ‘인생이 빛나는 정리의 마법은 없다’고 단언한다.
“지저분하고, 어수선하며, 지독하게 바쁜, 평범한 인간으로 사는 삶을 받아들여야 한다. 정리정돈 강박관념에서 벗어나 진짜 인생을 되찾아야 할 때이다. 이제는 나답게 살자. 더 어지르고 살자.”
먼저 잘 어지르는 사람이 참신한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창의적이라고 말하는 연구 결과가 눈에 띈다. 대표적인 사람이 상대성원리를 발견한 아인슈타인이다. 그의 책상에는 쿠키가 상자째 널브러져 있었다. 아인슈타인은 이렇게 말했다. “너저분한 책상이 너저분한 정신 상태를 보여준다면, 텅 빈 책상은 대체 무엇을 보여준단 말인가?”
사람마다 성격과 취향이 다르다. 어떤 사람은 깔끔하게 정리된 공간이 마음에 들지만 또 어떤 사람은 텅 빈 공간에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 이런 사람에게 ‘웬만한 것은 다 쓸데없으니 얼른 내다버리라’는 말은 썩 내키지 않는다. 잡동사니를 쉽게 버리지 못하는 것은 물건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선반에 있는 오래된 머그잔을 보자. ‘가족과 여행을 하며 국립공원에서 산 기념품’ 혹은 ‘할머니에게 받은 소중한 선물’ 같은 이유로 간직한다.
세상은 주변을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는 수납장을 권한다. 하지만 많은 돈을 주고 수납장을 구매해 정리했다 해도 오래가지 못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주위는 다시 어지럽혀지고 다른 수납장이 필요한 시간이 찾아온다. 아이를 키우는 집은 눈만 잠깐 돌리면 난장판이 된다. 부모가 아이 뒤를 따라다니며 치우지만 조금만 지나면 장난감들이 사방에 굴러다닌다. 아이가 다 자라 집을 떠나기 전까지 이런 풍경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그러니 어질렀다고 잔소리하며 괜한 스트레스를 받지 말고 주어진 환경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
사람은 물건을 소유하기를 좋아하고, 물건을 더 많이 사는 일도 즐긴다. 공짜나 다름없는 아주 싼 값의 스웨터를 발견하면 갖고 싶어지는 것이 본능이다. 저자는 말한다. “무엇인가를 사야 할지 말지 고민될 때는 스스로에게 이 질문 하나만 던져보면 된다. ‘갖고 싶은가.’ 그 답이 ‘예스’라면, 그것이 무엇이든 사면 된다.” 갑자기 ‘지름신’이 찾아왔다고 괴로워할 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책은 ‘절대 정돈하지 않겠다고 맹세하기’로 시작해, 침실, 부엌, 화장실 등 집 안에 물건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늘어놓을지 등을 다루고 있다. 굳이 어질러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정리, 정돈을 잘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네거티브 아나토미
배철호·김봉신 지음 / 글항아리/ 344쪽/ 1만6000원
선거 기획자나 후보자를 대상으로 한 책. 선거에 출마한 사람은 검증과 망신살을 피해갈 수 없다. 선거에 나온 사람이 ‘비대칭 전력’의 열세를 극복하는 가장 유용한 방법 가운데 하나가 네거티브다. 네거티브 캠페인은 무조건 ‘네거티브’하게 평가받지만 저자들은 “네거티브에도 격조와 원칙이 있으며, 공적 영역의 선거에서라면 꼭 필요한 과정”이라고 말한다.
베이징, 내 유년의 빛
베이다오 지음/ 김태성 옮김/ 한길사/ 340쪽/ 1만6000원
1966~76년 10년간 홍위병으로 대표되는 문화대혁명을 되돌아보는 건 중국에서 오랫동안 금기시됐다. 이 시기 베이징 제4중학을 다닌 저자가 굳게 잠긴 금기의 성문을 연다. 그 시절 곳곳에 대자보가 나붙고 학생들이 교사를 부르주아 앞잡이로 몰아세우며 조리돌림과 발길질을 해댄다. 담담하게 묘사하지만 역설적으로 시대의 광기가 섬뜩하게 드러난다.
스탠드 아웃
도리 클라크 지음/ 박세연 옮김/ 열린책들/ 328쪽/ 1만5000원
아직도 많은 사람이 열심히 일하기만 하면 자신의 분야에서 인정받을 것이라 믿고 있다. 하지만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은 예전의 노력을 의미 없는 것으로 만들어버린다. 이제는 자신만의 고유한 관점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고, 그들이 이를 실천으로 옮기도록 영감을 불어넣어야 한다. 사고의 리더가 되려면 서로 다른 분야를 결합해 새로운 관점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명상 인문학
김승호 지음/ 다산초당/ 332쪽/ 1만5000원
세계는 지금 명상 열풍이 불고 있다. 명상은 최상의 휴식이자 내면을 다스리는 수련이기에 바쁜 현대인에게 특히 필요하다. 명상하면 건강을 회복하는 것은 물론, 집중력이 좋아지고 더 나아가 균형 잡힌 삶을 살 수 있다. 명상 전반을 아우르는 기초 원리와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명상법을 소개하면서 모호한 점들은 주역으로 명쾌하게 풀어준다.
의심의 철학
이진우 지음/ 휴머니스트/ 288쪽/ 1만5000원
과학은 다른 학문을 지배하며 끊임없이 정답을 추구한다. 하지만 철학은 정답에 대한 의심에서 시작한다. 의심하는 사람은 끊임없이 묻는다. 철학의 쓸모는 바로 여기서 비롯된다. 저자는 마르크스, 니체, 프로이트 등 ‘의심의 학파’ 11인이 무엇을 의심하고 어떻게 질문을 던졌는지 살펴본다. 이를 통해 인간과 삶의 의미를 생각하는 계기를 마련한다.
속임수
샤를로테 링크 지음/ 강명순 옮김/ 밝은세상/ 592쪽/ 1만4800원
어느 날 영국 북부지방에서 홀로 살던 은퇴 형사 리처드가 집에서 살해된다. 경찰은 전담반을 편성해 수사에 착수하고, 런던경찰국 강력계 형사인 리처드의 딸 케이트 경사도 휴가를 내고 합류한다. 리처드가 재직 중 감옥에 집어넣은 데니시가 유력한 용의자로 떠오른 가운데 리처드의 과거 애인도 살해된다. 2015년 발간돼 독일에서만 2500만 부가 팔렸다.
온
안미옥 지음/ 창비/ 136쪽/ 8000원
2012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뒤 활발한 작품 활동을 펼쳐온 시인의 첫 시집. ‘책상처럼 앉아서/ 네가 흘러내릴 때// 나는 보고 있다./ 닦지 않고 그냥 둔다.// 방관자는 건너뛰고 있다. 사과와 하품, 이면도로를./ 그 와중에 미끄러져버리는 타이밍을.// 아주 좋은 집으로 고쳐줄께요.// 벽에 문틀을 끼워넣고/ 철계단의 녹을 칠하면서’(‘페인트’ 중에서).
기억하겠습니다
이토 다카시 지음/ 안해룡·이은 옮김/ 알마/ 332쪽/ 2만2000원
일본군 위안부 피해 여성의 규모는 8만~20만 명으로 추산한다. 이만큼 대규모로 여성을 군대 전용의 성노예로 삼은 국가는 일본뿐이다. 할머니들의 용기와 분노가 담긴 말들로 일본군의 잔혹한 행위가 밝혀졌다. 일본군 위안부가 된 여성 20명의 고통스러운 기억과 삶을 생생하게 기록했다. 특히 북한 거주 위안부의 목소리도 담았다는 점이 의미 있다.
만보에는 책 속에 ‘만 가지 보물(萬寶)’이 있다는 뜻과 ‘한가롭게 슬슬 걷는 것(漫步)’처럼 책을 읽는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제니퍼 매카트니 지음/ 김지혜 옮김/
동아일보사/184쪽/ 1만2000원
깨끗한 공간과 정리가 삶을 바꾼다고 믿는 사람이 늘고 있다. 이들은 ‘비울수록 행복하다’는 생각으로 집 안에 불필요한 살림살이를 없애고 꼭 필요한, 최소한의 물건만 두고 생활하며 소비도 최소화하는 ‘미니멀 라이프’를 추구한다.
집 안을 정리하고 물건을 버리면 정말로 삶이 마법처럼 확 바뀔까. 저자는 ‘인생이 빛나는 정리의 마법은 없다’고 단언한다.
“지저분하고, 어수선하며, 지독하게 바쁜, 평범한 인간으로 사는 삶을 받아들여야 한다. 정리정돈 강박관념에서 벗어나 진짜 인생을 되찾아야 할 때이다. 이제는 나답게 살자. 더 어지르고 살자.”
먼저 잘 어지르는 사람이 참신한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창의적이라고 말하는 연구 결과가 눈에 띈다. 대표적인 사람이 상대성원리를 발견한 아인슈타인이다. 그의 책상에는 쿠키가 상자째 널브러져 있었다. 아인슈타인은 이렇게 말했다. “너저분한 책상이 너저분한 정신 상태를 보여준다면, 텅 빈 책상은 대체 무엇을 보여준단 말인가?”
사람마다 성격과 취향이 다르다. 어떤 사람은 깔끔하게 정리된 공간이 마음에 들지만 또 어떤 사람은 텅 빈 공간에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 이런 사람에게 ‘웬만한 것은 다 쓸데없으니 얼른 내다버리라’는 말은 썩 내키지 않는다. 잡동사니를 쉽게 버리지 못하는 것은 물건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선반에 있는 오래된 머그잔을 보자. ‘가족과 여행을 하며 국립공원에서 산 기념품’ 혹은 ‘할머니에게 받은 소중한 선물’ 같은 이유로 간직한다.
세상은 주변을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는 수납장을 권한다. 하지만 많은 돈을 주고 수납장을 구매해 정리했다 해도 오래가지 못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주위는 다시 어지럽혀지고 다른 수납장이 필요한 시간이 찾아온다. 아이를 키우는 집은 눈만 잠깐 돌리면 난장판이 된다. 부모가 아이 뒤를 따라다니며 치우지만 조금만 지나면 장난감들이 사방에 굴러다닌다. 아이가 다 자라 집을 떠나기 전까지 이런 풍경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그러니 어질렀다고 잔소리하며 괜한 스트레스를 받지 말고 주어진 환경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
사람은 물건을 소유하기를 좋아하고, 물건을 더 많이 사는 일도 즐긴다. 공짜나 다름없는 아주 싼 값의 스웨터를 발견하면 갖고 싶어지는 것이 본능이다. 저자는 말한다. “무엇인가를 사야 할지 말지 고민될 때는 스스로에게 이 질문 하나만 던져보면 된다. ‘갖고 싶은가.’ 그 답이 ‘예스’라면, 그것이 무엇이든 사면 된다.” 갑자기 ‘지름신’이 찾아왔다고 괴로워할 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책은 ‘절대 정돈하지 않겠다고 맹세하기’로 시작해, 침실, 부엌, 화장실 등 집 안에 물건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늘어놓을지 등을 다루고 있다. 굳이 어질러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정리, 정돈을 잘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네거티브 아나토미
배철호·김봉신 지음 / 글항아리/ 344쪽/ 1만6000원
선거 기획자나 후보자를 대상으로 한 책. 선거에 출마한 사람은 검증과 망신살을 피해갈 수 없다. 선거에 나온 사람이 ‘비대칭 전력’의 열세를 극복하는 가장 유용한 방법 가운데 하나가 네거티브다. 네거티브 캠페인은 무조건 ‘네거티브’하게 평가받지만 저자들은 “네거티브에도 격조와 원칙이 있으며, 공적 영역의 선거에서라면 꼭 필요한 과정”이라고 말한다.
베이징, 내 유년의 빛
베이다오 지음/ 김태성 옮김/ 한길사/ 340쪽/ 1만6000원
1966~76년 10년간 홍위병으로 대표되는 문화대혁명을 되돌아보는 건 중국에서 오랫동안 금기시됐다. 이 시기 베이징 제4중학을 다닌 저자가 굳게 잠긴 금기의 성문을 연다. 그 시절 곳곳에 대자보가 나붙고 학생들이 교사를 부르주아 앞잡이로 몰아세우며 조리돌림과 발길질을 해댄다. 담담하게 묘사하지만 역설적으로 시대의 광기가 섬뜩하게 드러난다.
스탠드 아웃
도리 클라크 지음/ 박세연 옮김/ 열린책들/ 328쪽/ 1만5000원
아직도 많은 사람이 열심히 일하기만 하면 자신의 분야에서 인정받을 것이라 믿고 있다. 하지만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은 예전의 노력을 의미 없는 것으로 만들어버린다. 이제는 자신만의 고유한 관점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고, 그들이 이를 실천으로 옮기도록 영감을 불어넣어야 한다. 사고의 리더가 되려면 서로 다른 분야를 결합해 새로운 관점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명상 인문학
김승호 지음/ 다산초당/ 332쪽/ 1만5000원
세계는 지금 명상 열풍이 불고 있다. 명상은 최상의 휴식이자 내면을 다스리는 수련이기에 바쁜 현대인에게 특히 필요하다. 명상하면 건강을 회복하는 것은 물론, 집중력이 좋아지고 더 나아가 균형 잡힌 삶을 살 수 있다. 명상 전반을 아우르는 기초 원리와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명상법을 소개하면서 모호한 점들은 주역으로 명쾌하게 풀어준다.
의심의 철학
이진우 지음/ 휴머니스트/ 288쪽/ 1만5000원
과학은 다른 학문을 지배하며 끊임없이 정답을 추구한다. 하지만 철학은 정답에 대한 의심에서 시작한다. 의심하는 사람은 끊임없이 묻는다. 철학의 쓸모는 바로 여기서 비롯된다. 저자는 마르크스, 니체, 프로이트 등 ‘의심의 학파’ 11인이 무엇을 의심하고 어떻게 질문을 던졌는지 살펴본다. 이를 통해 인간과 삶의 의미를 생각하는 계기를 마련한다.
속임수
샤를로테 링크 지음/ 강명순 옮김/ 밝은세상/ 592쪽/ 1만4800원
어느 날 영국 북부지방에서 홀로 살던 은퇴 형사 리처드가 집에서 살해된다. 경찰은 전담반을 편성해 수사에 착수하고, 런던경찰국 강력계 형사인 리처드의 딸 케이트 경사도 휴가를 내고 합류한다. 리처드가 재직 중 감옥에 집어넣은 데니시가 유력한 용의자로 떠오른 가운데 리처드의 과거 애인도 살해된다. 2015년 발간돼 독일에서만 2500만 부가 팔렸다.
온
안미옥 지음/ 창비/ 136쪽/ 8000원
2012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뒤 활발한 작품 활동을 펼쳐온 시인의 첫 시집. ‘책상처럼 앉아서/ 네가 흘러내릴 때// 나는 보고 있다./ 닦지 않고 그냥 둔다.// 방관자는 건너뛰고 있다. 사과와 하품, 이면도로를./ 그 와중에 미끄러져버리는 타이밍을.// 아주 좋은 집으로 고쳐줄께요.// 벽에 문틀을 끼워넣고/ 철계단의 녹을 칠하면서’(‘페인트’ 중에서).
기억하겠습니다
이토 다카시 지음/ 안해룡·이은 옮김/ 알마/ 332쪽/ 2만2000원
일본군 위안부 피해 여성의 규모는 8만~20만 명으로 추산한다. 이만큼 대규모로 여성을 군대 전용의 성노예로 삼은 국가는 일본뿐이다. 할머니들의 용기와 분노가 담긴 말들로 일본군의 잔혹한 행위가 밝혀졌다. 일본군 위안부가 된 여성 20명의 고통스러운 기억과 삶을 생생하게 기록했다. 특히 북한 거주 위안부의 목소리도 담았다는 점이 의미 있다.
만보에는 책 속에 ‘만 가지 보물(萬寶)’이 있다는 뜻과 ‘한가롭게 슬슬 걷는 것(漫步)’처럼 책을 읽는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