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생각 없이 편안하게 스윙해서 공이 어디로 어떻게 날아가는지 측정, 관찰하는 것이 연습이다.
극단적으로 얘기하면 문제가 좀 있더라도 스윙이 확정되는 것이 좋다. 그래야 일관된 구질을 만들어낼 수 있고, 스코어를 향상시킬 수 있다. 연구를 많이 하는 사람은 스윙이 안정될 날이 없이 계속 변한다. 그러니 스코어도 안정될 수 없다.
연습장에 가서 가장 먼저 할 일은 아무 생각 없이 편안하게 스윙을 해 공이 어디로 어떻게 날아가는지 측정, 관찰하는 것이다. 드라이버로 10개, 우드로 10개를 치고, 아이언 몇 개를 골라 10개씩 치면서 각각의 클럽에 따라 공이 어떤 산포를 보이는지 확인하면 된다.
산포가 확정되면 산포를 더 줄일지, 그 산포를 인정하고 작전을 잘 세워가면서 게임을 즐길 것인지를 결정한다.
연구를 하지 않는데도 공이 산포를 이루지 않을 만큼 중구난방으로 날아다닌다면 원인은 간단하다. 심리적으로 대단히 불안하거나 스윙 궤도가 공을 칠 만큼 안정되지 않았다는 증거다. 공을 치기에 앞서 빈 스윙을 더 많이 해서 궤도를 안정시켜야 한다.
구질이 일관되고 산포도 어느 정도 확보되는데 심란할 정도의 슬라이스나 훅이 생기면 바로 그때 병원을 가거나 의사를 찾아가면 된다. 자동차가 고장 나거나 이가 아플 때와 같다. 이때 자기가 연구하면 안 된다. 연구를 시작하는 순간, 골프 스윙은 완전히 망친다. 전문가에게 의뢰해 원인을 규명하고 대책을 강구하고 ‘처방’을 받아야 한다.
스윙에 관한 한 정말 아무 생각 없는 상태를 만드는 게 연습의 목적이다. 골퍼에게 연구는 일종의 병이다. 자신이 뭔가를 연구하고 있다 싶으면 일단 병을 의심해봐야 한다. 연구는 그야말로 프로가 할 영역이다.
그런데 아마추어가 가진 병의 원인이 무엇인지 살펴보고, 그에 맞는 처방과 연습방법을 제시해주는 연구는 하지 않고 그저 모양 만들기에 급급한 돌팔이 의사(프로)가 많아 걱정이다. 그래서 아마추어들이 더 연구하게 되는지 모르겠지만 악순환이 사라지지 않는 대한민국 골프계의 현실이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