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춘 무렵, 바람 아직 맵다. 땅 밑에서 울려오는 봄소식이 발가벗은 은행나무의 맨살을 간질인다. 바람 차도 봄소식 머금은 나무의 표정은 포근하다. 옷깃 여미고 나무를 바라보는 나그네의 마음도 따라서 차분해진다.
구미 농소리 은행나무는 원래 줄기보다 곁의 맹아지(萌芽枝)가 더 잘 자랐다. 일곱 개의 맹아지가 원줄기만큼 크다. 가운데 줄기를 에워싸 마치 작은 숲처럼 풍요롭다.
마을 어귀에 곧추서서 나무는 사람들의 들고 남을 줄기 안에 고스란히 새겨두었다. 마을의 살림살이를 지켜본 세월이 400년을 넘었다. 처음 심고 가꾼 사람은 알 수 없다. 바윗골 절터 양지라 불리는 작은 마을, 이름을 보고는 오래전 절집에서 가꾸던 나무이지 싶다. 사람이 보살핀 나무는 사람을 지켰고, 이제 다시 처음처럼 사람들이 나무를 보살핀다.
빈 들녘에서 불어오는 늦겨울 바람, 빈 나무 위로 비쳐드는 이른 봄 햇살, 그리고 나무는 양지마을 사람살이처럼 하냥 따뜻하다. 소리 없이 뿌리 깊은 곳에서 건네온 봄의 흙내음 담은 까닭이다.
★ 숲과 길 ★
이름 구미 농소리 은행나무
종목 천연기념물 제225호
위치 경북 구미시 옥성면 농소리 436번지
규모 키 21.6m, 가슴 높이의 줄기둘레 11.85m, 나이 400세
구미 농소리 은행나무는 원래 줄기보다 곁의 맹아지(萌芽枝)가 더 잘 자랐다. 일곱 개의 맹아지가 원줄기만큼 크다. 가운데 줄기를 에워싸 마치 작은 숲처럼 풍요롭다.
마을 어귀에 곧추서서 나무는 사람들의 들고 남을 줄기 안에 고스란히 새겨두었다. 마을의 살림살이를 지켜본 세월이 400년을 넘었다. 처음 심고 가꾼 사람은 알 수 없다. 바윗골 절터 양지라 불리는 작은 마을, 이름을 보고는 오래전 절집에서 가꾸던 나무이지 싶다. 사람이 보살핀 나무는 사람을 지켰고, 이제 다시 처음처럼 사람들이 나무를 보살핀다.
빈 들녘에서 불어오는 늦겨울 바람, 빈 나무 위로 비쳐드는 이른 봄 햇살, 그리고 나무는 양지마을 사람살이처럼 하냥 따뜻하다. 소리 없이 뿌리 깊은 곳에서 건네온 봄의 흙내음 담은 까닭이다.
★ 숲과 길 ★
이름 구미 농소리 은행나무
종목 천연기념물 제225호
위치 경북 구미시 옥성면 농소리 436번지
규모 키 21.6m, 가슴 높이의 줄기둘레 11.85m, 나이 400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