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수록 뇌 기능은 저하한다. 기억력은 30대부터 떨어지기 시작한다. 공간탐지력도 기억력과 관련된 뇌 부위인 해마의 영향을 받는데, 이 역시 약해진다. 눈앞의 일에 집중하는 실행기능 능력 또한 줄어든다. 청력 등 감각정보 능력이 쇠퇴하고 근육을 움직이는 일도 어려워지는데, 그 이유가 근육 때문인지 아니면 명령을 내리는 뇌 때문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뇌 기능이 저하하는 것은 나이가 들면서 해마와 실행기능에 중요한 전전두엽이 작아지는 까닭이다. 나이가 들었다고 반드시 뉴런이 감소하는 건 아니다. 다만 개별 뉴런들이 수축할 뿐이다. 뉴런 사이의 시냅스 연결 수치도 줄어든다. 그래선지 노인들은 양쪽 뇌를 다 활용해 뇌 기능을 높이려는 경향이 있다.
유전보다는 생활방식에서 뇌질환 발생
뇌 기능이 악화되면 뇌질환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대표적인 병이 알츠하이머. 세포 내부의 폐기물과 아밀로이드, 플라크 등 침전물이 해마에 축적돼 전두엽과 측두엽으로 퍼지는 병이다. 건망증에서 시작되는 이 병의 증상은 고도의 지능장애로까지 이어진다. 65세 이상 노인의 1%가 이 병으로 고통받고 있다. 우리나라에선 2007년 5만9000여 명이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았다. 2002년에 비해 1.8배 증가한 수치. 알츠하이머에 걸리면 베타 아밀로이드라는 맹독이 뇌 속에 축척돼 신경세포를 죽인다. 그래선지 신경세포의 감소 속도가 비정상적으로 빠르다. 병의 10%는 유전에 의해 나타나는데, 그 원인은 21번 염색체에 있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대부분 유전보다는 수면 부족이나 과도한 스트레스, 불균형한 식습관 등 생활방식에 의해 발발한다.
신경계 난치성 질환 가운데 가장 많이 발병하는 파킨슨병은 60세 이상의 1% 정도가 앓고 있다. 초기엔 근육장애 증상이 나타나지만 말기엔 주의력장애 같은 정신적 증상도 나타난다. 뇌 속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이 부족하거나 아세틸콜린의 과다 분비로 발병한다고 여겨지는데, 도파민이 부족하면 뇌의 기저핵에서 아세틸콜린에 의한 신경 흥분을 억제하지 못한다. 결과적으로 이 흥분이 시상이나 척수를 따라 근육에 전달되면 손발이 떨리거나 느려지는 것. 발병 원인은 유전과 환경요인 등이다. 용접공, 제초제나 살충제를 사용하는 농업 종사자의 발병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회적 상호작용의 결여, 분열된 의사소통, 반복된 행동 등으로 특징지을 수 있는 자폐증도 뇌질환의 하나다. 자폐증 환자들은 소뇌가 유달리 작은 게 특징이다. 또 대뇌피질의 변이문제를 안고 있다. 인구 100명 중 6명에게서 발견되며, 여성보다 남성에게서 4배 더 많이 나타난다. 자폐증 환자들의 경우 전두엽 피질 중 일부 부위는 신경세포 연결이 과도하고, 일부 부위는 부족하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신경세포 연결이 과도할 때 세세한 일에 매우 뛰어난 경향을 보이곤 한다. 아일랜드 트리니티대 정신의학과 마이클 핏젤라드 교수는 “자폐증 같은 정신질환이 창조적인 천재성과 연관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자폐증 등 뇌기능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천재성을 동시에 갖게 되는 현상을 서번트 신드롬(Savant Syndrome)이라 하는데, 영화 ‘레인 맨’의 실제 모델인 킴 픽이 여기에 해당한다.
자폐증의 경우 유전과 상관관계가 있다. 일란성 쌍둥이 중 한 명에게 이 장애가 있으면 나머지 한 명도 자폐증을 앓을 가능성이 50%가 넘고, 친척들 역시 약간의 자폐 증상을 갖게 될 확률이 높다. 그렇지만 독립적인 자폐증 유전자는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뇌졸중도 뇌질환의 하나다. 모세혈관 가운데 하나가 파열하거나 막혔을 때 일어나는 장애다. 뇌졸중 대다수는 혈전에서 시작된다. 혈전은 동맥경화증이나 여타의 상해로 굳어진 혈관 안에서의 응고현상을 말한다. 혈전은 뇌 안에서 직접 형성될 수도 있고, 다른 부위를 돌아다니다 뇌에 정착할 수도 있다. 뇌졸중의 일반적인 증후는 사지마비나 신체 일부의 감각 마비, 착란 등이다. 갑자기 말을 하지 못하거나 이해하지 못하는 증상도 나타난다. 뇌졸중은 젊은 사람보다 노인에게서 더 흔히 발병하는데, 미국인의 경우 50세 이상이 되면 뇌졸중 발병 확률이 20%에 달한다. 담배와 과도한 음주 등이 뇌졸중의 원인으로 지적된다.
손상된 뇌 기능에 대한 해결책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몇 가지 방법을 실천하면 뇌를 나이보다 훨씬 젊게 유지, 발달시킬 수 있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바로 운동. ‘운동화 신은 뇌’의 저자인 존 레이티와 에릭 헤이거먼은 “신체가 건강해지면 뇌는 저절로 건강해지기 때문에 일주일에 적어도 6시간은 운동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유산소운동을 하면 세포 내부에서 천연 산화방지제가 생성돼 지방과 탄수화물을 더욱 효율적으로 태울 수 있을 뿐 아니라, 뉴런을 더 강하게 만들 수도 있다. 중간 강도의 운동을 하면 손상된 부위를 복구하는 화학물질의 수치가 높아져, 뇌 회로가 튼튼해지고 면역체계도 강화된다. 무산소운동을 하면 뇌하수체가 ‘청춘의 샘’이라는 성장호르몬을 분비한다. 성장호르몬은 나이 들수록 줄어드는 뇌를 다시 크게 만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운동은 뇌질환을 예방하기도 한다. 중년 때 운동을 한 사람의 경우 70대에 알츠하이머가 발병할 확률이 운동하지 않은 사람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60대에 운동을 시작해도 그 위험성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 또한 병의 진척도 막는다. 파킨슨병 초기 환자의 경우, 운동을 하면 퇴화하는 운동근육을 다시 활동하게 만들 수도 있다.
평생 운동을 안 했다고 좌절할 필요는 없다. 70대여도 몇 개월간 운동량을 늘리면 실행기능이 향상된다. 물론 효과를 거두기 위해선 30분 이상씩 일주일에 3~4회 운동해야 한다.
뇌 나이를 젊게 유지하는 방법은 그 밖에도 많다. 아침밥을 먹는 습관을 들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뇌는 하루에 400kcal의 에너지를 소비하는데, 그 에너지원이 바로 포도당이다. 수면 중에도 상당한 에너지를 소비하기 때문에 아침엔 소진되게 마련. 에너지가 적으면 뇌의 체온이 낮아져 뇌가 잘 움직이지 않는다.
아침밥은 반드시 먹어야 한다!
필수지방산 중 DHA가 많이 들어간 음식을 먹는 것도 방법이다. DHA가 뇌의 기억력을 높이기 때문. 게다가 뇌의 지방질에는 약 10%의 DHA가 포함돼 있는데, 이것이 부족하면 뇌 기능에 중요한 세포막이 작동하기 어렵다. 꽁치, 고등어, 방어, 다랑어 등에 DHA가 풍부하다.
채소도 뇌 활성화에 좋다. 녹황색 채소에 함유된 필수지방산의 하나인 알파리놀산은 체내에서 DHA로 바뀐다. 대두도 좋다. 대두에는 레시틴이라는 물질이 들어 있는데, 이는 기억력을 불러오는 아세틸콜린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의 원료가 된다. 또 간장, 된장, 청국장 등에는 염분이 많이 포함돼 있는데, 이 염분은 이온으로서 바깥세상의 정보를 뇌에 전달할 때 중요한 구실을 한다. 그 밖에 달걀노른자, 우유, 멸치 등도 뇌 활성화를 돕는다.
반면 피해야 할 것도 있다. 카페인의 경우, 섭취량이 늘면 뇌가 피곤한 상태로 유지된다. 담배도 마찬가지. 니코틴이 과다하게 들어오면 아세틸콜린 수용체의 감도를 떨어뜨려 본래의 지능이 잠시 떨어질 수 있다. 술도 좋지 않다. 대량의 알코올 섭취는 뇌세포를 죽인다.
참고서적 : ‘3일 만에 읽는 뇌의 신비’(서울문화사), ‘운동화 신은 뇌’(북섬), ‘똑똑한 뇌 사용설명서’(살림비즈), ‘교양으로 읽는 뇌과학’(은행나무)
뇌 기능이 저하하는 것은 나이가 들면서 해마와 실행기능에 중요한 전전두엽이 작아지는 까닭이다. 나이가 들었다고 반드시 뉴런이 감소하는 건 아니다. 다만 개별 뉴런들이 수축할 뿐이다. 뉴런 사이의 시냅스 연결 수치도 줄어든다. 그래선지 노인들은 양쪽 뇌를 다 활용해 뇌 기능을 높이려는 경향이 있다.
유전보다는 생활방식에서 뇌질환 발생
뇌 기능이 악화되면 뇌질환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대표적인 병이 알츠하이머. 세포 내부의 폐기물과 아밀로이드, 플라크 등 침전물이 해마에 축적돼 전두엽과 측두엽으로 퍼지는 병이다. 건망증에서 시작되는 이 병의 증상은 고도의 지능장애로까지 이어진다. 65세 이상 노인의 1%가 이 병으로 고통받고 있다. 우리나라에선 2007년 5만9000여 명이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았다. 2002년에 비해 1.8배 증가한 수치. 알츠하이머에 걸리면 베타 아밀로이드라는 맹독이 뇌 속에 축척돼 신경세포를 죽인다. 그래선지 신경세포의 감소 속도가 비정상적으로 빠르다. 병의 10%는 유전에 의해 나타나는데, 그 원인은 21번 염색체에 있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대부분 유전보다는 수면 부족이나 과도한 스트레스, 불균형한 식습관 등 생활방식에 의해 발발한다.
신경계 난치성 질환 가운데 가장 많이 발병하는 파킨슨병은 60세 이상의 1% 정도가 앓고 있다. 초기엔 근육장애 증상이 나타나지만 말기엔 주의력장애 같은 정신적 증상도 나타난다. 뇌 속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이 부족하거나 아세틸콜린의 과다 분비로 발병한다고 여겨지는데, 도파민이 부족하면 뇌의 기저핵에서 아세틸콜린에 의한 신경 흥분을 억제하지 못한다. 결과적으로 이 흥분이 시상이나 척수를 따라 근육에 전달되면 손발이 떨리거나 느려지는 것. 발병 원인은 유전과 환경요인 등이다. 용접공, 제초제나 살충제를 사용하는 농업 종사자의 발병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회적 상호작용의 결여, 분열된 의사소통, 반복된 행동 등으로 특징지을 수 있는 자폐증도 뇌질환의 하나다. 자폐증 환자들은 소뇌가 유달리 작은 게 특징이다. 또 대뇌피질의 변이문제를 안고 있다. 인구 100명 중 6명에게서 발견되며, 여성보다 남성에게서 4배 더 많이 나타난다. 자폐증 환자들의 경우 전두엽 피질 중 일부 부위는 신경세포 연결이 과도하고, 일부 부위는 부족하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신경세포 연결이 과도할 때 세세한 일에 매우 뛰어난 경향을 보이곤 한다. 아일랜드 트리니티대 정신의학과 마이클 핏젤라드 교수는 “자폐증 같은 정신질환이 창조적인 천재성과 연관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자폐증 등 뇌기능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천재성을 동시에 갖게 되는 현상을 서번트 신드롬(Savant Syndrome)이라 하는데, 영화 ‘레인 맨’의 실제 모델인 킴 픽이 여기에 해당한다.
자폐증의 경우 유전과 상관관계가 있다. 일란성 쌍둥이 중 한 명에게 이 장애가 있으면 나머지 한 명도 자폐증을 앓을 가능성이 50%가 넘고, 친척들 역시 약간의 자폐 증상을 갖게 될 확률이 높다. 그렇지만 독립적인 자폐증 유전자는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뇌졸중도 뇌질환의 하나다. 모세혈관 가운데 하나가 파열하거나 막혔을 때 일어나는 장애다. 뇌졸중 대다수는 혈전에서 시작된다. 혈전은 동맥경화증이나 여타의 상해로 굳어진 혈관 안에서의 응고현상을 말한다. 혈전은 뇌 안에서 직접 형성될 수도 있고, 다른 부위를 돌아다니다 뇌에 정착할 수도 있다. 뇌졸중의 일반적인 증후는 사지마비나 신체 일부의 감각 마비, 착란 등이다. 갑자기 말을 하지 못하거나 이해하지 못하는 증상도 나타난다. 뇌졸중은 젊은 사람보다 노인에게서 더 흔히 발병하는데, 미국인의 경우 50세 이상이 되면 뇌졸중 발병 확률이 20%에 달한다. 담배와 과도한 음주 등이 뇌졸중의 원인으로 지적된다.
손상된 뇌 기능에 대한 해결책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몇 가지 방법을 실천하면 뇌를 나이보다 훨씬 젊게 유지, 발달시킬 수 있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바로 운동. ‘운동화 신은 뇌’의 저자인 존 레이티와 에릭 헤이거먼은 “신체가 건강해지면 뇌는 저절로 건강해지기 때문에 일주일에 적어도 6시간은 운동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유산소운동을 하면 세포 내부에서 천연 산화방지제가 생성돼 지방과 탄수화물을 더욱 효율적으로 태울 수 있을 뿐 아니라, 뉴런을 더 강하게 만들 수도 있다. 중간 강도의 운동을 하면 손상된 부위를 복구하는 화학물질의 수치가 높아져, 뇌 회로가 튼튼해지고 면역체계도 강화된다. 무산소운동을 하면 뇌하수체가 ‘청춘의 샘’이라는 성장호르몬을 분비한다. 성장호르몬은 나이 들수록 줄어드는 뇌를 다시 크게 만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운동은 뇌질환을 예방하기도 한다. 중년 때 운동을 한 사람의 경우 70대에 알츠하이머가 발병할 확률이 운동하지 않은 사람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60대에 운동을 시작해도 그 위험성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 또한 병의 진척도 막는다. 파킨슨병 초기 환자의 경우, 운동을 하면 퇴화하는 운동근육을 다시 활동하게 만들 수도 있다.
평생 운동을 안 했다고 좌절할 필요는 없다. 70대여도 몇 개월간 운동량을 늘리면 실행기능이 향상된다. 물론 효과를 거두기 위해선 30분 이상씩 일주일에 3~4회 운동해야 한다.
뇌 나이를 젊게 유지하는 방법은 그 밖에도 많다. 아침밥을 먹는 습관을 들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뇌는 하루에 400kcal의 에너지를 소비하는데, 그 에너지원이 바로 포도당이다. 수면 중에도 상당한 에너지를 소비하기 때문에 아침엔 소진되게 마련. 에너지가 적으면 뇌의 체온이 낮아져 뇌가 잘 움직이지 않는다.
운동은 뇌질환을 예방할 뿐 아니라 뇌질환의 진척도 막는다.
필수지방산 중 DHA가 많이 들어간 음식을 먹는 것도 방법이다. DHA가 뇌의 기억력을 높이기 때문. 게다가 뇌의 지방질에는 약 10%의 DHA가 포함돼 있는데, 이것이 부족하면 뇌 기능에 중요한 세포막이 작동하기 어렵다. 꽁치, 고등어, 방어, 다랑어 등에 DHA가 풍부하다.
채소도 뇌 활성화에 좋다. 녹황색 채소에 함유된 필수지방산의 하나인 알파리놀산은 체내에서 DHA로 바뀐다. 대두도 좋다. 대두에는 레시틴이라는 물질이 들어 있는데, 이는 기억력을 불러오는 아세틸콜린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의 원료가 된다. 또 간장, 된장, 청국장 등에는 염분이 많이 포함돼 있는데, 이 염분은 이온으로서 바깥세상의 정보를 뇌에 전달할 때 중요한 구실을 한다. 그 밖에 달걀노른자, 우유, 멸치 등도 뇌 활성화를 돕는다.
반면 피해야 할 것도 있다. 카페인의 경우, 섭취량이 늘면 뇌가 피곤한 상태로 유지된다. 담배도 마찬가지. 니코틴이 과다하게 들어오면 아세틸콜린 수용체의 감도를 떨어뜨려 본래의 지능이 잠시 떨어질 수 있다. 술도 좋지 않다. 대량의 알코올 섭취는 뇌세포를 죽인다.
참고서적 : ‘3일 만에 읽는 뇌의 신비’(서울문화사), ‘운동화 신은 뇌’(북섬), ‘똑똑한 뇌 사용설명서’(살림비즈), ‘교양으로 읽는 뇌과학’(은행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