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치부심, 평창은 세 번째 도전을 합니다.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한 번 더 평창에 힘을 실어주자’는 국민적 공감대를 이끌어냈습니다. 이때부터 삼성그룹 이건희 전 회장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재계를 중심으로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조양호 2018 평창유치위공동위원장은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국제 스포츠계에서 영향력이 큰 이건희 IOC 위원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이 전 회장의 사면복권을 공개적으로 건의했습니다. 2010, 2014년 동계올림픽 유치 당시 IOC 위원들을 만나러 불편한 몸에도 지구촌 곳곳을 누볐던 점이 부각됐습니다. 삼성이 IOC의 메인 스폰서라는 점도 작용했을 터입니다. 정부는 12월29일 이 전 회장에 대한 전격적인 특별사면을 실시합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국가적 관점에서 사면을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이 전 회장도 주변의 기대에 화답했습니다. 그는 미국 CES 2010에 참석해 “저 개인도 그렇고 국민과 정부 모두 힘을 합쳐서 한쪽을 보고 열심히 뛰어야죠”라며 올림픽 유치에 강한 의지를 보였습니다.
마치 평창올림픽 유치가 이 전 회장에게 달려 있는 모양새입니다. 물론 국민 바람대로 이 전 회장의 역할로 일이 잘 풀린다면 이보다 좋을 수 없습니다. 문제는 이 전 회장 사면이 만병통치약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한 체육계 인사는 “이 전 회장도 IOC에서 그렇게 대단한 존재가 아니다. IOC 위원이 120여 명인데 딱 n분의 1 정도의 영향력에 불과하다”고 평가절하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