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가을 출간돼 화제를 모았던 경제 부문 베스트셀러 ‘부동산 대폭락 시대가 온다’의 저자인 김광수경제연구소 선대인 부소장이 신간 ‘위험한 경제학’(더난출판)을 펴냈다. 경제상황이 지난해보다 나아졌고 부동산 경기 또한 회복세에 들어섰지만, 그의 ‘부동산 비관론’은 여전히 쓰고 예리하다. 돌아온 ‘미스터 둠(Mr. Doom)’이 ‘주간동아’ 독자를 위해 강남 집값의 향방에 대한 날카로운 글을 보내왔다. -편집자주
올 들어 서울 강남의 재건축 단지들을 중심으로 수도권의 집값이 호가 위주로 반등하면서 많은 사람이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물론 이 같은 반등세는 정부의 도를 넘는 부동산 부양책과 일부 언론의 호들갑스런 보도에 따른 측면이 크다. 어쨌든 그로 인해 많은 무주택 서민의 불안감이 또다시 커지고 있다.
또한 다른 대부분 국가에서 부동산 버블이 해소되는 와중에 한국에서만 부동산 거품이 부풀고 있어 머지않은 장래에 우리 경제에 큰 위기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아 우려스럽다. 그런 점에서 현 국면은 매우 위험하다. 사실 현재의 집값 반등은 언제든지 재급락으로 이어지는 단기 버블일 가능성이 높다.즉, 이번 반등을 부동산 버블 붕괴 과정에서 일어나는 ‘마지막 폭탄 돌리기’로 볼 수 있다. 2000년대 부동산 버블의 진행 과정을 큰 틀에서 생각해보면 왜 그런지를 감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일부 호들갑, 절대 오른 것 아니다”
2000년대 부동산 버블은 2001~03년의 1차 폭등, 2005~06년의 2차 폭등을 거쳐 크게 부풀어 올랐다. 특히 2006년 하반기의 집값 폭등은 광풍 수준이었다. 당시 대부분의 수도권 사람들은 집값이 오른다고 생각했으며, 실제로 집값은 2006년 말까지 폭등했다. 하지만 2007년 초부터 서울 강남과 경기도 대부분 지역에서 거래가 끊기면서 실거래가가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더 이상 재미를 보기 힘들어진 투기 세력들은 2007년부터 서울 강북의 일부 지역과 인천, 경기 외곽으로 투기 대상을 옮겨갔다.
그조차도 시들해져 2008년 초 ‘노도강’(노원·도봉·강북) 등 강북 3구와 뉴타운 지역을 중심으로 또 한 번 투기 불꽃을 태웠다. 그러다 2008년 하반기 이후 급락세를 탔으며, 2009년 4월 이후 반등세를 보이는 것이다. 특히 집값 상승 지역의 범위가 갈수록 줄고 있다는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 1차 폭등기까지는 전국 집값이 함께 상승했지만, 2005~06년의 2차 폭등기에는 수도권 지역만 폭등했다. 또 2007년 이후에는 집값 상승이 수도권의 외곽 지역들로, 2008년 초에는 서울 강북 3구 등 뉴타운 지역으로 축소됐다.
2009년에는 재건축이 집중된 강동구를 포함한 강남 3구와 경기도 과천 등에만 집값 반등세가 집중되고 있다. 즉, 언론에는 수도권 전 지역에서 엄청난 집값 상승세가 일어나는 것처럼 비치지만, 현실과 상당한 괴리가 있는 것이다. 집값 상승의 폭과 거래량, 매도-매수세 동향, 거래 동향, 국토해양부 실거래가 추이 등을 종합해보면 2006년 이후 집값 상승 움직임이 나타날 때마다 전반적인 집값 상승 에너지는 갈수록 약해지고 있다.
또한 이 같은 투기 바람에도 많은 지역의 집값은 실거래가 기준으로 여전히 2006년 말 고점 대비 상당히 하락한 상태다. 서울 강남구를 들여다보자. 강남 재건축 대상인 개포동과 재건축이 추진되고 있는 압구정동은 투기적 수요로 거의 과거 고점 수준까지 단기 급등한 게 사실이다. 정부가 ‘재건축 규제 완화’라는 명분 아래 공공연히 핵심 투기 대상으로 밀었기에 어찌 보면 무리도 아니다.
그러나 실거래가 기준으로 대치동과 도곡동의 주상복합아파트는 물론 삼성동, 역삼동, 수서동, 일원동, 청담동은 과거 고점 대비 여전히 크게 하락한 상태에 있다. 예를 들어, 도곡동 도곡렉슬 135㎡형은 2006년 말 28억8000만원에서 올 7월 현재 20억4000만원으로 떨어졌다. 도곡동 타워팰리스I 165㎡형도 2007년 33억4000만원에서 올 7월 현재 21억8000만원으로 떨어져 있다.
도곡동 삼성래미안 역시 123㎡형이 2007년 18억원에서 올 초 13억3000만원으로 떨어졌다가 7월 현재 15억4000만원으로 다소 반등했다. 그런가 하면 삼성동 아이파크는 워낙 고가여서 아예 거래가 없다시피 하지만, 196㎡형이 2008년 57억원까지 오른 뒤 거래가 거의 끊겼다가 올 5월 44억원에 거래됐다. 역삼동 e편한세상 85m2형은 2006년 11억8000만원에서 올 초 8억5000만원까지 떨어졌다가 7월 현재 9억8000만원으로 다소 반등한 정도다.
역삼동 삼성래미안 역시 81㎡의 경우 2006년 11억8000만원에서 2009년 초 8억5000만원까지 떨어졌다가 현재 9억4000만원으로 반등했다. 2006년부터 최근까지 강남구 주요 아파트단지의 실거래가 변동을 요약해보면, 고점 대비 지난해 말에서 올 초까지 평균 -28%까지 기록했다가 올 7월 현재 -13.2% 상태까지 반등한 양상을 보인다. 정부가 온갖 투기 유인책을 쏟아내고 상당수 언론의 바람몰이에도 ‘부동산투기 1번지’라고 불리는 강남구의 실거래가가 이 정도인 상황이다
경기도 분당, 용인, 일산 등지의 실거래가는 고점 대비 훨씬 낮은 수준에 있다. 이들 지역 아파트의 실거래가는 2006년 말 고점 대비 30~ 40%까지 하락했다가 올 7월까지 저점에서 5~10% 반등한 정도에 그쳤다. 부동산 중개업소의 호가 위주로 작성되는 국민은행 가격 지수, 사설 정보업체들의 가격 지수와 현격한 괴리를 보이는 것.
반등세 멈추면 집값 다시 하락
부동산 투기 선동가들은 이 같은 사실을 두고 역으로, 아직 2006년 말 고점 수준까지 더 뛸 여력이 있으니 빨리 사라고들 한다. 하지만 현실은 절대 그렇지 않다. 김광수경제연구소가 추정한 바에 따르면, 이미 서울지역 다주택 투기자의 평균 보유주택 수는 4채를 넘어섰다. 수도권의 집값 상승을 이끌어온 다주택 투기자조차 여력이 거의 바닥난 상태다.
이는 서울과 수도권에서의 거래량이 지난해 말~올 초 극심한 침체 양상을 벗어났다곤 하지만, 여전히 2006년 거래량의 3분의 1 수준에 그친 점에서도 드러난다. 거래가 침체됐던 지난해와 비교해도 20% 이상 줄어든 수치다. 그나마도 거래량의 상당 부분은 신규 입주 물량으로, 기존 주택 거래는 여전히 매우 부진한 상황이다.
이 짧은 지면에서 자세히 설명하긴 어렵지만, 지방은 말할 것도 없고 인천과 경기도 남부 축까지 확연한 공급 과잉 상태에 접어들고 있다. 그런데도 일부 언론에서는 마지막 남은 투기적 가수요가 준동해 일어난 매매가와 전세가의 반등이 마치 공급 부족 때문인 것처럼 보도하고 있다. 정말 공급 부족 때문이라면 왜 올 하반기 수도권에 사상 최고 수준의 입주 물량이 쏟아지고, 2~3년 후 입주 물량으로 돌아올 분양 물량도 사상 최대 수준인지부터 설명해야 한다.
이번 집값 반등은 1~2년 이상 지속되기 어렵다. 가족이 오순도순 살아갈 집 한 칸 마련하는 게 목표인 실수요자라면 신중을 거듭하기 바란다. 이번 반등세가 멈추면 2007년 초 이후 수도권에서 거래가 끊기면서 일정 시점이 지나고 가격이 하락하던 사태가 재연될 가능성이 높아 보이기 때문이다.
올 들어 서울 강남의 재건축 단지들을 중심으로 수도권의 집값이 호가 위주로 반등하면서 많은 사람이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물론 이 같은 반등세는 정부의 도를 넘는 부동산 부양책과 일부 언론의 호들갑스런 보도에 따른 측면이 크다. 어쨌든 그로 인해 많은 무주택 서민의 불안감이 또다시 커지고 있다.
또한 다른 대부분 국가에서 부동산 버블이 해소되는 와중에 한국에서만 부동산 거품이 부풀고 있어 머지않은 장래에 우리 경제에 큰 위기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아 우려스럽다. 그런 점에서 현 국면은 매우 위험하다. 사실 현재의 집값 반등은 언제든지 재급락으로 이어지는 단기 버블일 가능성이 높다.즉, 이번 반등을 부동산 버블 붕괴 과정에서 일어나는 ‘마지막 폭탄 돌리기’로 볼 수 있다. 2000년대 부동산 버블의 진행 과정을 큰 틀에서 생각해보면 왜 그런지를 감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일부 호들갑, 절대 오른 것 아니다”
2000년대 부동산 버블은 2001~03년의 1차 폭등, 2005~06년의 2차 폭등을 거쳐 크게 부풀어 올랐다. 특히 2006년 하반기의 집값 폭등은 광풍 수준이었다. 당시 대부분의 수도권 사람들은 집값이 오른다고 생각했으며, 실제로 집값은 2006년 말까지 폭등했다. 하지만 2007년 초부터 서울 강남과 경기도 대부분 지역에서 거래가 끊기면서 실거래가가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더 이상 재미를 보기 힘들어진 투기 세력들은 2007년부터 서울 강북의 일부 지역과 인천, 경기 외곽으로 투기 대상을 옮겨갔다.
그조차도 시들해져 2008년 초 ‘노도강’(노원·도봉·강북) 등 강북 3구와 뉴타운 지역을 중심으로 또 한 번 투기 불꽃을 태웠다. 그러다 2008년 하반기 이후 급락세를 탔으며, 2009년 4월 이후 반등세를 보이는 것이다. 특히 집값 상승 지역의 범위가 갈수록 줄고 있다는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 1차 폭등기까지는 전국 집값이 함께 상승했지만, 2005~06년의 2차 폭등기에는 수도권 지역만 폭등했다. 또 2007년 이후에는 집값 상승이 수도권의 외곽 지역들로, 2008년 초에는 서울 강북 3구 등 뉴타운 지역으로 축소됐다.
2009년에는 재건축이 집중된 강동구를 포함한 강남 3구와 경기도 과천 등에만 집값 반등세가 집중되고 있다. 즉, 언론에는 수도권 전 지역에서 엄청난 집값 상승세가 일어나는 것처럼 비치지만, 현실과 상당한 괴리가 있는 것이다. 집값 상승의 폭과 거래량, 매도-매수세 동향, 거래 동향, 국토해양부 실거래가 추이 등을 종합해보면 2006년 이후 집값 상승 움직임이 나타날 때마다 전반적인 집값 상승 에너지는 갈수록 약해지고 있다.
또한 이 같은 투기 바람에도 많은 지역의 집값은 실거래가 기준으로 여전히 2006년 말 고점 대비 상당히 하락한 상태다. 서울 강남구를 들여다보자. 강남 재건축 대상인 개포동과 재건축이 추진되고 있는 압구정동은 투기적 수요로 거의 과거 고점 수준까지 단기 급등한 게 사실이다. 정부가 ‘재건축 규제 완화’라는 명분 아래 공공연히 핵심 투기 대상으로 밀었기에 어찌 보면 무리도 아니다.
그러나 실거래가 기준으로 대치동과 도곡동의 주상복합아파트는 물론 삼성동, 역삼동, 수서동, 일원동, 청담동은 과거 고점 대비 여전히 크게 하락한 상태에 있다. 예를 들어, 도곡동 도곡렉슬 135㎡형은 2006년 말 28억8000만원에서 올 7월 현재 20억4000만원으로 떨어졌다. 도곡동 타워팰리스I 165㎡형도 2007년 33억4000만원에서 올 7월 현재 21억8000만원으로 떨어져 있다.
도곡동 삼성래미안 역시 123㎡형이 2007년 18억원에서 올 초 13억3000만원으로 떨어졌다가 7월 현재 15억4000만원으로 다소 반등했다. 그런가 하면 삼성동 아이파크는 워낙 고가여서 아예 거래가 없다시피 하지만, 196㎡형이 2008년 57억원까지 오른 뒤 거래가 거의 끊겼다가 올 5월 44억원에 거래됐다. 역삼동 e편한세상 85m2형은 2006년 11억8000만원에서 올 초 8억5000만원까지 떨어졌다가 7월 현재 9억8000만원으로 다소 반등한 정도다.
역삼동 삼성래미안 역시 81㎡의 경우 2006년 11억8000만원에서 2009년 초 8억5000만원까지 떨어졌다가 현재 9억4000만원으로 반등했다. 2006년부터 최근까지 강남구 주요 아파트단지의 실거래가 변동을 요약해보면, 고점 대비 지난해 말에서 올 초까지 평균 -28%까지 기록했다가 올 7월 현재 -13.2% 상태까지 반등한 양상을 보인다. 정부가 온갖 투기 유인책을 쏟아내고 상당수 언론의 바람몰이에도 ‘부동산투기 1번지’라고 불리는 강남구의 실거래가가 이 정도인 상황이다
경기도 분당, 용인, 일산 등지의 실거래가는 고점 대비 훨씬 낮은 수준에 있다. 이들 지역 아파트의 실거래가는 2006년 말 고점 대비 30~ 40%까지 하락했다가 올 7월까지 저점에서 5~10% 반등한 정도에 그쳤다. 부동산 중개업소의 호가 위주로 작성되는 국민은행 가격 지수, 사설 정보업체들의 가격 지수와 현격한 괴리를 보이는 것.
반등세 멈추면 집값 다시 하락
부동산 투기 선동가들은 이 같은 사실을 두고 역으로, 아직 2006년 말 고점 수준까지 더 뛸 여력이 있으니 빨리 사라고들 한다. 하지만 현실은 절대 그렇지 않다. 김광수경제연구소가 추정한 바에 따르면, 이미 서울지역 다주택 투기자의 평균 보유주택 수는 4채를 넘어섰다. 수도권의 집값 상승을 이끌어온 다주택 투기자조차 여력이 거의 바닥난 상태다.
이는 서울과 수도권에서의 거래량이 지난해 말~올 초 극심한 침체 양상을 벗어났다곤 하지만, 여전히 2006년 거래량의 3분의 1 수준에 그친 점에서도 드러난다. 거래가 침체됐던 지난해와 비교해도 20% 이상 줄어든 수치다. 그나마도 거래량의 상당 부분은 신규 입주 물량으로, 기존 주택 거래는 여전히 매우 부진한 상황이다.
이 짧은 지면에서 자세히 설명하긴 어렵지만, 지방은 말할 것도 없고 인천과 경기도 남부 축까지 확연한 공급 과잉 상태에 접어들고 있다. 그런데도 일부 언론에서는 마지막 남은 투기적 가수요가 준동해 일어난 매매가와 전세가의 반등이 마치 공급 부족 때문인 것처럼 보도하고 있다. 정말 공급 부족 때문이라면 왜 올 하반기 수도권에 사상 최고 수준의 입주 물량이 쏟아지고, 2~3년 후 입주 물량으로 돌아올 분양 물량도 사상 최대 수준인지부터 설명해야 한다.
이번 집값 반등은 1~2년 이상 지속되기 어렵다. 가족이 오순도순 살아갈 집 한 칸 마련하는 게 목표인 실수요자라면 신중을 거듭하기 바란다. 이번 반등세가 멈추면 2007년 초 이후 수도권에서 거래가 끊기면서 일정 시점이 지나고 가격이 하락하던 사태가 재연될 가능성이 높아 보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