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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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넓고 깊어진 ‘서클’의 감수성

마이 앤트 메리

  • 염희진 동아일보 문화부 기자 salthj@donga.com

    입력2009-01-13 17:5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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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넓고 깊어진 ‘서클’의 감수성

    5집 앨범 발매 후 두 번째 콘서트를 여는 모던록 밴드 ‘마이 앤트 메리’.

    저희가 좀 모호하죠? 텔레비전에서 자주 보던 애들은 아닌데 음악을 들어보면 못하는 것 같진 않고…. 저희도 그래요. 명반을 남겨야 할까, 더 많이 앨범을 팔아 얼굴을 알릴까 늘 고민해요. 이번 5집을 통해선 대중성과 음악성 사이에서 방황하는 우리를 그대로 인정하고 싶었어요.”(정순용·‘마이 앤트 메리’ 보컬)

    뭔가 다른 록 밴드를 만들어보겠다며 1976년생 동네 친구 셋이 뭉친 게 벌써 13년 전이다. 이민 간 ‘옥이 고모’의 이름을 따서 결성된 ‘마이 앤트 메리’는 국내 모던록 밴드에서 빼놓을 수 없는 그룹이다.

    2년 만에 5집 ‘서클’을 발표한 ‘마이 앤트 메리’가 앨범 발매 후 두 번째 콘서트인 ‘어나더 서클(Another Circle)’을 연다. 2월21~22일(토 오후 7시 반, 일 오후 5시) 이틀간 서울 강남구 삼성동 백암아트홀에서 열릴 예정.

    지난해 성탄절 열렸던 ‘퍼스트 콘서트’의 콘셉트가 열정이란 느낌의 ‘레드’였다면, 이번 공연의 주제는 ‘블랙’. 좀더 깊은 음악적 감수성을 보여준다는 뜻에서다. 타이틀곡 ‘푸른 양철 스쿠터’를 비롯해 ‘헤이’ ‘내게 다가와’ 등 새로운 앨범 수록곡과 함께 히트곡인 멜로디 위주의 부드러운 록 넘버 ‘공항 가는 길’과 ‘골든 글러브’ 등을 들려준다.

    특히 이번 공연에서는 첫 번째 콘서트와 달리 그룹 ‘롤러코스터’의 보컬 조원선과 ‘러브홀릭’의 보컬 출신인 지선이 게스트로 무대에 오른다. 두 사람은 이번 앨범에서 각각 ‘사일런스’와 ‘굿바이 데이’에 보컬로 참여했다. 특히 조원선이 부른 ‘사일런스’는 멤버들이 2개월 동안 그녀를 생각하며 만든 곡.



    매번 연주를 하면서 공동으로 곡을 구상해왔다는 이들은 5집에서 방식을 달리했다. 각자 작업한 것을 한데 모아 토론하며 음악을 만든 것. 그 결과 20개의 곡이 모아졌고 절반이 버려졌다.

    이번 공연에서는 1집부터 5집까지 이들의 음악적 변천사도 읽을 수 있다. 이들은 이번 앨범을 시작으로 ‘마이 앤트 메리’라는 브랜드로 앨범 제작부터 공연기획, 뮤직비디오 제작 등 모든 과정을 도맡아 한다. 두 번째 콘서트가 끝나면 여름쯤에는 세 번째 콘서트도 열 계획(문의 02-545-9174).

    ●이소라 7집, “제목은 마음대로~”

    더 넓고 깊어진 ‘서클’의 감수성
    가수 이소라의 7집에는 노래 제목이 없다. 앨범 첫 장을 펼치면 노래 13곡에 해당하는 상형문자와 곡 순서가 적힌 숫자뿐. 당황해할지 모를 사람들을 배려해 그는 맨 오른쪽 아래 이런 말을 남겼다. ‘제목은 마음대로~’. 이번에도 그는 조규찬 이한철 이규호 강현민 정지찬 등의 조력자를 만나 완성도 있는 앨범을 만들었다. 달라진 게 있다면 ‘난 행복해’ ‘이제 그만’ ‘제발’ 등으로 대표되는, 대중이 원하는 서글픈 이별과 사랑 노래가 없다는 것.

    그는 이제까지와 좀 다른 노래(‘늘 같은 노래 뭔가 같은 리듬/ 참 노래 많아 좀 다른 노래/ 내 노래만은 좀 다른 기분’-첫 번째 곡)를 고민하고, 2003년 10월 자살로 생을 마감한 앨리엇 스미스를 그리워한다(‘죽은 그가 부르는 노래/ 술에 취해 말하는 노래/ 간절히 원해’-8번째 곡). 9번째 곡에선 전작의 ‘바람이 분다’를 잇는 삶에 대한 허무와 고독함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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