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수(62·사진) 인천시장은 요즘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란다. 2009년 인천세계도시축전과 2014년 아시안게임 등 국제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르기 위해 준비해야 할 사안이 한두 가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여기에 3년 전부터 시작한 도시재생사업과 가정뉴타운 사업 등 안 시장이 직접 챙겨야 할 주요 사업만 100개가 넘는다.
이런 와중에도 안 시장은 인천경제자유구역(IFEZ)을 위해서라면 어떤 일이든 마다하지 않는다. 투자유치를 위해서라면 두말할 나위가 없다. 최근 그는 파라과이 대통령에 이어 호주 퀸즐랜드 주 통상장관, 베트남 부성장 등을 만나 투자를 권유했다. 인천시를 찾는 국내외 인사가 끊이지 않지만 그는 가능한 한 그들을 다 만나기 위해 노력한다.
“다리 경간폭 결정하는 일에 1년 걸릴 정도로 어려움 많아”
안 시장에게 인천경제자유구역은 특별하다. 2002년에 이어 2006년 지방선거 재선에 성공하면서 올해 취임 6주년을 맞은 그에게 인천경제자유구역은 분신이나 다름없다. 인천경제자유구역 개발 사업을 시작한 사람이 바로 그이고, 지금도 사활을 걸고 추진하는 사업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안 시장을 만나 지난 5년간 인천경제자유구역 개발 사업의 뒷이야기와 갖가지 현안에 대한 해법, 앞으로의 전망을 들어봤다.
- 현재 인천경제자유구역 개발 사업은 어느 정도 진척됐나.
“사업계획은 80~90% 세워졌지만 사업 진척은 10% 정도 수준이다. 인천세계도시축전이 열리는 2009년까지는 25%, 2014년 아시안게임까지는 80% 수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그때쯤이면 인천경제자유구역을 찾는 외국인이 연간 2000만명을 넘고, 10만명의 연구원과 학생들이 거주하게 될 것이다. 일자리는 100만개 이상 늘어나고 GDP도 12% 이상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
- 현재까지 국내외 투자유치는 어느 정도 이뤄졌나.
“올해 4월 말 현재 양해각서(MOU)를 제외한 국내 및 외국 투자자와 체결한 본 계약이 48건이며, 총사업비 기준으로 477억 달러의 유치실적을 거뒀다.”
- 인천경제자유구역 개발 사업이 시작된 지 5년이 넘었다. 그동안 숱한 일들이 있었을 텐데, 가장 힘들었던 기억은 무엇인가.
“첫 번째가 법안(경제자유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을 통과시키는 일이었다. 그때(2002년 11월12일 국회 통과)는 당시 여당이던 민주당이 법안 통과에 협조적이지 않았던 데다, 한나라당은 대선을 앞두고 선거에 악영향을 미칠까봐 그랬는지 그만두자는 분위기였다. 의원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어렵게 설득했다. 두 번째는 정부가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을) 중앙 행정기구화하려는 것을 막는 일이었다. 사업에 도움이 되리라 생각했으면 받아들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중앙정부 공무원 자리를 하나 더 만드는 것 외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으리란 판단이 들었다.”
- 사업 진행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나.
“물론 많았다. 예를 들면 인천대교 경간폭을 결정하는 일에만 1년이 걸렸다. 당초 700m로 계획된 것을 일부 업자들이 어느 날 1000m로 늘리자고 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결국 800m로 정리됐지만 그런 일 하나 조율하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 시의회가 제정한 ‘인천시 외국인 투자유치 및 지원조례’를 시에서 대법원에 제소해 현재 계류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떻게 된 일인가.
“안타깝고 부끄러운 일이다. 한배를 탄 인천시와 시의회의 시각 차이에서 비롯된 일이라 생각한다. 기본적으로 경제자유구역에 외국인 투자를 유치할 때 추진위원회에서 법에 따라 심사를 받는다. 원래 시도지사 권한인 실시계획 승인권도 추진위원회 측에 넘겼다. 그런데 시의회는 별도로 의회 의결절차를 거치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는 외국인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한 ‘원스톱 서비스’ 정신에 위배된다. 일단 대법원의 판단에 맡긴 만큼 그 결과가 어찌 됐든 겸허하게 받아들일 생각이다.”
- 인천경제자유구역 내 공립 초·중·고교 설립 문제를 놓고 인천시와 시교육청 간 마찰이 있는 것으로 안다. 해법은 찾았나.
“사실 굉장히 큰 문제다. 초·중·고교는 의무교육이기 때문에 현행법상 중앙정부에서 학교를 지어주는 것이 당연하다. 인천과 서울 개발지역의 학교 수요가 많아져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은 이해하지만, 정부가 돈이 없다며 무조건 버티는 건 옳지 않다. 인천시와 시교육청이 절반씩 분담하라는 얘기가 있는데 이는 말도 안 된다. 몇억원씩 쪼개가며 살림을 해야 하는 인천시 형편으론 그럴 만한 예산이 없다. 건설업체에서 받아들일지 모르겠는데 대안을 하나 생각한 게 있다. 학교시설을 공공인프라로 보고 건설업체가 학교를 짓는 대신 분양가 상한제에 포함시키는 방안이다. 입주자에게 미리 알려서 받아들이면 예외적으로 인정해보자는 것이다. 중앙정부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데, 학교 문제 때문에 개발이 중단되는 일은 막아야 하지 않겠나.”
- 송도국제학교 이외에 청라, 영종지구 국제학교 유치사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그동안 몇 개 외국 학교와 접촉했지만 성사되지 않았다. 기본적으로 한국토지공사에 문제가 있다. 명색이 국가기관인데 경제자유구역을 개발한다고 해놓고 아파트 부지를 조성해 매각하는 데만 신경 쓸 뿐, 외국 학교에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하는 일에는 소극적이거나 부정적이다. (한국토지공사 측에) 강력히 권고해 외국 학교를 끌어들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 인천경제자유구역의 성공적 개발을 위해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무엇보다 제도 개선이 급선무다. 현행 수도권정비계획법 적용 대상에서 인천경제자유구역은 빠져야 한다. 인천시를 위해서가 아니라 국민을 위해서 필요한 일이다. 또 외국인 투자자들이 사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현재 많은 지역을 한국토지공사에서 개발하고 있는데, 개발이익을 기반시설과 외국인 투자유치를 위해 사용하도록 정부 차원에서 정리가 필요하다.”
“수도권정비계획법 대상에서 인천경제자유구역 제외해야”
- 개성공단의 싼 임금과 노동력을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개성공단 내 기업이나 현대아산 측과 논의를 진행 중인 것이 있나.
“현대아산 김윤규 사장 시절 구체적으로 논의한 바 있다. 개풍지역의 4958만㎡(1500만평) 정도를 추가로 개발해 강화도와 다리로 연결한 뒤 그쪽에서 생산한 물건을 인천공항과 항만을 통해 세계로 수출하자는 것이었다. 그리고 인천-서울-개풍의 삼각벨트를 평화복합도시 개념으로 추진하자고 했다. 희망컨대 다리 연결만큼은 아시안게임 이전에 이뤄졌으면 좋겠다. 아시안게임 때 마라톤 코스에 다리를 포함시키는 등 여러 가지로 우리 민족사에서 의미 있는 계기로 삼을 수 있을 듯하다. 2009년 말까지만 결정되면 충분히 가능하다.”
- 인천시장 3선 연임도 생각하고 있는지, 향후 계획이 궁금하다.
“우선은 그래야 하지 않겠나 싶다. 인천경제자유구역은 인천은 물론이고 남북한을 포함해 ‘우리 민족의 향후 50년 먹을거리’라는 신념을 갖고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이 어느 정도 완성될 때까지는 내 역할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런 와중에도 안 시장은 인천경제자유구역(IFEZ)을 위해서라면 어떤 일이든 마다하지 않는다. 투자유치를 위해서라면 두말할 나위가 없다. 최근 그는 파라과이 대통령에 이어 호주 퀸즐랜드 주 통상장관, 베트남 부성장 등을 만나 투자를 권유했다. 인천시를 찾는 국내외 인사가 끊이지 않지만 그는 가능한 한 그들을 다 만나기 위해 노력한다.
“다리 경간폭 결정하는 일에 1년 걸릴 정도로 어려움 많아”
안 시장에게 인천경제자유구역은 특별하다. 2002년에 이어 2006년 지방선거 재선에 성공하면서 올해 취임 6주년을 맞은 그에게 인천경제자유구역은 분신이나 다름없다. 인천경제자유구역 개발 사업을 시작한 사람이 바로 그이고, 지금도 사활을 걸고 추진하는 사업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안 시장을 만나 지난 5년간 인천경제자유구역 개발 사업의 뒷이야기와 갖가지 현안에 대한 해법, 앞으로의 전망을 들어봤다.
- 현재 인천경제자유구역 개발 사업은 어느 정도 진척됐나.
“사업계획은 80~90% 세워졌지만 사업 진척은 10% 정도 수준이다. 인천세계도시축전이 열리는 2009년까지는 25%, 2014년 아시안게임까지는 80% 수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그때쯤이면 인천경제자유구역을 찾는 외국인이 연간 2000만명을 넘고, 10만명의 연구원과 학생들이 거주하게 될 것이다. 일자리는 100만개 이상 늘어나고 GDP도 12% 이상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
- 현재까지 국내외 투자유치는 어느 정도 이뤄졌나.
“올해 4월 말 현재 양해각서(MOU)를 제외한 국내 및 외국 투자자와 체결한 본 계약이 48건이며, 총사업비 기준으로 477억 달러의 유치실적을 거뒀다.”
- 인천경제자유구역 개발 사업이 시작된 지 5년이 넘었다. 그동안 숱한 일들이 있었을 텐데, 가장 힘들었던 기억은 무엇인가.
“첫 번째가 법안(경제자유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을 통과시키는 일이었다. 그때(2002년 11월12일 국회 통과)는 당시 여당이던 민주당이 법안 통과에 협조적이지 않았던 데다, 한나라당은 대선을 앞두고 선거에 악영향을 미칠까봐 그랬는지 그만두자는 분위기였다. 의원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어렵게 설득했다. 두 번째는 정부가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을) 중앙 행정기구화하려는 것을 막는 일이었다. 사업에 도움이 되리라 생각했으면 받아들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중앙정부 공무원 자리를 하나 더 만드는 것 외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으리란 판단이 들었다.”
- 사업 진행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나.
“물론 많았다. 예를 들면 인천대교 경간폭을 결정하는 일에만 1년이 걸렸다. 당초 700m로 계획된 것을 일부 업자들이 어느 날 1000m로 늘리자고 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결국 800m로 정리됐지만 그런 일 하나 조율하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 시의회가 제정한 ‘인천시 외국인 투자유치 및 지원조례’를 시에서 대법원에 제소해 현재 계류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떻게 된 일인가.
“안타깝고 부끄러운 일이다. 한배를 탄 인천시와 시의회의 시각 차이에서 비롯된 일이라 생각한다. 기본적으로 경제자유구역에 외국인 투자를 유치할 때 추진위원회에서 법에 따라 심사를 받는다. 원래 시도지사 권한인 실시계획 승인권도 추진위원회 측에 넘겼다. 그런데 시의회는 별도로 의회 의결절차를 거치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는 외국인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한 ‘원스톱 서비스’ 정신에 위배된다. 일단 대법원의 판단에 맡긴 만큼 그 결과가 어찌 됐든 겸허하게 받아들일 생각이다.”
- 인천경제자유구역 내 공립 초·중·고교 설립 문제를 놓고 인천시와 시교육청 간 마찰이 있는 것으로 안다. 해법은 찾았나.
“사실 굉장히 큰 문제다. 초·중·고교는 의무교육이기 때문에 현행법상 중앙정부에서 학교를 지어주는 것이 당연하다. 인천과 서울 개발지역의 학교 수요가 많아져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은 이해하지만, 정부가 돈이 없다며 무조건 버티는 건 옳지 않다. 인천시와 시교육청이 절반씩 분담하라는 얘기가 있는데 이는 말도 안 된다. 몇억원씩 쪼개가며 살림을 해야 하는 인천시 형편으론 그럴 만한 예산이 없다. 건설업체에서 받아들일지 모르겠는데 대안을 하나 생각한 게 있다. 학교시설을 공공인프라로 보고 건설업체가 학교를 짓는 대신 분양가 상한제에 포함시키는 방안이다. 입주자에게 미리 알려서 받아들이면 예외적으로 인정해보자는 것이다. 중앙정부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데, 학교 문제 때문에 개발이 중단되는 일은 막아야 하지 않겠나.”
안상수 인천시장(오른쪽)이 이명박 대통령에게 인천시 업무보고를 하기 전 인천경제자유구역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그동안 몇 개 외국 학교와 접촉했지만 성사되지 않았다. 기본적으로 한국토지공사에 문제가 있다. 명색이 국가기관인데 경제자유구역을 개발한다고 해놓고 아파트 부지를 조성해 매각하는 데만 신경 쓸 뿐, 외국 학교에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하는 일에는 소극적이거나 부정적이다. (한국토지공사 측에) 강력히 권고해 외국 학교를 끌어들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 인천경제자유구역의 성공적 개발을 위해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무엇보다 제도 개선이 급선무다. 현행 수도권정비계획법 적용 대상에서 인천경제자유구역은 빠져야 한다. 인천시를 위해서가 아니라 국민을 위해서 필요한 일이다. 또 외국인 투자자들이 사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현재 많은 지역을 한국토지공사에서 개발하고 있는데, 개발이익을 기반시설과 외국인 투자유치를 위해 사용하도록 정부 차원에서 정리가 필요하다.”
“수도권정비계획법 대상에서 인천경제자유구역 제외해야”
- 개성공단의 싼 임금과 노동력을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개성공단 내 기업이나 현대아산 측과 논의를 진행 중인 것이 있나.
“현대아산 김윤규 사장 시절 구체적으로 논의한 바 있다. 개풍지역의 4958만㎡(1500만평) 정도를 추가로 개발해 강화도와 다리로 연결한 뒤 그쪽에서 생산한 물건을 인천공항과 항만을 통해 세계로 수출하자는 것이었다. 그리고 인천-서울-개풍의 삼각벨트를 평화복합도시 개념으로 추진하자고 했다. 희망컨대 다리 연결만큼은 아시안게임 이전에 이뤄졌으면 좋겠다. 아시안게임 때 마라톤 코스에 다리를 포함시키는 등 여러 가지로 우리 민족사에서 의미 있는 계기로 삼을 수 있을 듯하다. 2009년 말까지만 결정되면 충분히 가능하다.”
- 인천시장 3선 연임도 생각하고 있는지, 향후 계획이 궁금하다.
“우선은 그래야 하지 않겠나 싶다. 인천경제자유구역은 인천은 물론이고 남북한을 포함해 ‘우리 민족의 향후 50년 먹을거리’라는 신념을 갖고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이 어느 정도 완성될 때까지는 내 역할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