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 속담에 ‘악마는 디테일에 숨어 있다’는 말이 있다. 원래 이 말은 20세기 대표 건축가인 독일 루트비히 미스 판 데어 로에(Ludwig Mies van der Rohe·1886~1969)가 한 ‘신은 디테일에 있다’에서 변용된 것이다. 그는 볼트와 너트 하나까지 꼼꼼히 챙기는 설계로 유명했다. 따라서 이 말은 사소한 차이가 엄청난 실패를 가져올 수 있으며, 결정적 힘의 단초가 될 수 있음을 지적한 것이다. 수많은 경제 청사진과 비전이 결실을 맺지 못한 이유도 바로 여기 있다. 악마를 가볍게 본 결과라는 얘기다.
‘디테일 경영’의 대가인 왕중추(汪中求·54) 중국 베이징대 부설 디테일경영연구소장(칭화대 명예교수)은 ‘디테일의 힘’(2004)이라는 책에서 디테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저서에서 ‘100-1은 99가 아니라 0’이라고 규정했다. 100가지를 잘해도 사소한 한 가지를 잘못하면 모든 일을 그르칠 수 있다는 뜻이다. 경쟁사 제품에 1% 못 미칠 경우 설 시장이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는 디테일이 일과 삶에 대한 ‘태도’이자 ‘과학정신’이라고 강조한다. ‘천길 둑도 개미구멍으로 무너진다(千丈之堤 潰自蟻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