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곤(55) 전 문화관광부 장관이 본업인 ‘광대’로 돌아왔다. 갑작스레 ‘정승’이 돼 7년을 살았던 그는 KBS 사극 ‘대조영’의 후속편으로 내년 초 방송되는 ‘대왕 세종’(윤선주 극본, 김성근·김원석 연출)을 통해 연기자로 복귀할 예정이다. 1999년 배창호 감독의 영화 ‘정’을 마지막으로 무대를 떠났으니 만 8년 만의 귀환인 셈.
영화 ‘서편제’로 대중에게 각인됐던 김명곤은 2000년부터 6년간 국립극장 극장장을 지낸 데 이어 1년 넘게 문광부 장관직을 맡으며 ‘팔자에 없던’ 공직생활을 맛봤다. 극장장 시절에는 정부가 실시하는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최고 등급을 받으며 최고 연봉자에 오를 정도로 높은 경영능력을 보여줘 화제가 되기도 했다.
8 년만에 연기 복귀 … 조선왕조 전복 꿈꾸는 고려 후예 역할
서울대 독어교육학과를 나온 그는 대학 시절 판소리에 반해 국창 박초월 선생의 문하생으로 들어가 청춘을 바쳤다. 그리고 광대로 돌변해 연극판에서 온몸을 불살랐다. 자신이 시나리오를 쓴 ‘서편제’에 출연해 실감나는 판소리 연기를 선보이며 영화계에 뛰어들었고, 영화 ‘춘향뎐’의 시나리오도 써 다재다능한 재능을 인정받았다.
‘대왕 세종’의 촬영은 한글날인 10월9일부터 경기도 용인 한국민속촌에서 시작됐다. 이날 촬영장에서 만난 그의 얼굴은 상기돼 있었다.
“공직에서 물러난 뒤 지금까지 어떻게 지냈느냐”는 물음에 그는 “배우들이 한 작품이 끝나면 다음 작품을 위해 그 작품에서 했던 배역을 빨리 잊으려고 하는 것처럼 나도 ‘장관’이라는 배역을 잊으려고 노력했다. 넥타이 맬 일도, 출퇴근할 일도 없이 집에서 편안히 쉬며 모처럼 가족과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장관님’이란 주변의 호칭에 쑥스러운 웃음을 짓던 그는 “열심히 일하는 동료 배우들과 스태프를 보고 있으려니 진짜 고향에 돌아온 느낌이 든다”며 공직생활 후 ‘광대’에 복귀한 소감을 밝혔다.
“처음 출연 제안을 받고 잠까지 설쳐가면서 고민을 많이 했어요. 7년 넘게 쓰고 있던 ‘공직’이라는 껍데기를 벗고 연기를 잘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섰던 거죠. 하지만 그럴수록 연기에 빨리 올인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에 출연을 승낙했습니다. ‘광대’인 내가 연기를 영원히 안 하고 살 수는 없는 것이니까요.”
그의 목소리에선 어깨를 짓눌러왔던 ‘관(官)’의 책임을 벗어던진 자연인의 홀가분함이 묻어났다.
어린 세종을 이용해 궁중에 분란을 일으키려고 부하들과 음모를 꾸미는 장면을 촬영한 그는 “공직에 있을 때는 연출가·극작가로서의 활동은 조금씩 할 수 있어도 연기할 기회는 없었다”며 “연기에 대한 갈증이 컸는데 그것을 풀게 돼 행복하다”고 말했다.
TV 드라마는 10년 만에 처음이라는 김명곤이 연기할 인물은 조선왕조 전복을 꿈꾸는 가상 인물 ‘옥환’. 그는 자신의 캐릭터에 대해 이렇게 평했다.
“고려 황실 후예로 고려를 부활시키기 위해 비밀결사를 조직하는 역할입니다. 고려 처지에서 보면 충신이지만 조선 처지에서 보면 역적인 셈이죠.”
이 드라마를 연출하는 김성근 PD는 “평소 김명곤을 흠모한 데다 역할이 기품 있으면서도 세밀한 감정을 표현해야 하기 때문에 그가 적역이라는 판단이 들어 부탁하게 됐다”고 캐스팅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장관 출신 연기자와 촬영하는 데 대한 어려움이 없나”라는 물음에 “촬영장에서는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연기자 김명곤으로 대한다”고 짧게 말했다. 김명곤도 이에 대해 “감독이 나를 연기자로만 대하고 있다. 그래야 서로 일이 편하지 않겠느냐”고 환히 웃었다.
그렇다면 김명곤이 생각하는 ‘광대’는 무엇일까.
“제가 생각하는 광대는 어릿광대처럼 남을 웃기고 즐겁게만 하는 사람이 아니라 그야말로 한자 뜻대로 넓을 광(廣), 큰 대(大), 넓고 큰 영혼을 가지고 창조를 해내는 사람입니다. 죽을 때까지 열정을 가지고 사는 게 중요하죠.”
영화 ‘서편제’로 대중에게 각인됐던 김명곤은 2000년부터 6년간 국립극장 극장장을 지낸 데 이어 1년 넘게 문광부 장관직을 맡으며 ‘팔자에 없던’ 공직생활을 맛봤다. 극장장 시절에는 정부가 실시하는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최고 등급을 받으며 최고 연봉자에 오를 정도로 높은 경영능력을 보여줘 화제가 되기도 했다.
8 년만에 연기 복귀 … 조선왕조 전복 꿈꾸는 고려 후예 역할
서울대 독어교육학과를 나온 그는 대학 시절 판소리에 반해 국창 박초월 선생의 문하생으로 들어가 청춘을 바쳤다. 그리고 광대로 돌변해 연극판에서 온몸을 불살랐다. 자신이 시나리오를 쓴 ‘서편제’에 출연해 실감나는 판소리 연기를 선보이며 영화계에 뛰어들었고, 영화 ‘춘향뎐’의 시나리오도 써 다재다능한 재능을 인정받았다.
‘대왕 세종’의 촬영은 한글날인 10월9일부터 경기도 용인 한국민속촌에서 시작됐다. 이날 촬영장에서 만난 그의 얼굴은 상기돼 있었다.
“공직에서 물러난 뒤 지금까지 어떻게 지냈느냐”는 물음에 그는 “배우들이 한 작품이 끝나면 다음 작품을 위해 그 작품에서 했던 배역을 빨리 잊으려고 하는 것처럼 나도 ‘장관’이라는 배역을 잊으려고 노력했다. 넥타이 맬 일도, 출퇴근할 일도 없이 집에서 편안히 쉬며 모처럼 가족과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장관님’이란 주변의 호칭에 쑥스러운 웃음을 짓던 그는 “열심히 일하는 동료 배우들과 스태프를 보고 있으려니 진짜 고향에 돌아온 느낌이 든다”며 공직생활 후 ‘광대’에 복귀한 소감을 밝혔다.
“처음 출연 제안을 받고 잠까지 설쳐가면서 고민을 많이 했어요. 7년 넘게 쓰고 있던 ‘공직’이라는 껍데기를 벗고 연기를 잘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섰던 거죠. 하지만 그럴수록 연기에 빨리 올인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에 출연을 승낙했습니다. ‘광대’인 내가 연기를 영원히 안 하고 살 수는 없는 것이니까요.”
그의 목소리에선 어깨를 짓눌러왔던 ‘관(官)’의 책임을 벗어던진 자연인의 홀가분함이 묻어났다.
어린 세종을 이용해 궁중에 분란을 일으키려고 부하들과 음모를 꾸미는 장면을 촬영한 그는 “공직에 있을 때는 연출가·극작가로서의 활동은 조금씩 할 수 있어도 연기할 기회는 없었다”며 “연기에 대한 갈증이 컸는데 그것을 풀게 돼 행복하다”고 말했다.
TV 드라마는 10년 만에 처음이라는 김명곤이 연기할 인물은 조선왕조 전복을 꿈꾸는 가상 인물 ‘옥환’. 그는 자신의 캐릭터에 대해 이렇게 평했다.
“고려 황실 후예로 고려를 부활시키기 위해 비밀결사를 조직하는 역할입니다. 고려 처지에서 보면 충신이지만 조선 처지에서 보면 역적인 셈이죠.”
이 드라마를 연출하는 김성근 PD는 “평소 김명곤을 흠모한 데다 역할이 기품 있으면서도 세밀한 감정을 표현해야 하기 때문에 그가 적역이라는 판단이 들어 부탁하게 됐다”고 캐스팅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장관 출신 연기자와 촬영하는 데 대한 어려움이 없나”라는 물음에 “촬영장에서는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연기자 김명곤으로 대한다”고 짧게 말했다. 김명곤도 이에 대해 “감독이 나를 연기자로만 대하고 있다. 그래야 서로 일이 편하지 않겠느냐”고 환히 웃었다.
그렇다면 김명곤이 생각하는 ‘광대’는 무엇일까.
“제가 생각하는 광대는 어릿광대처럼 남을 웃기고 즐겁게만 하는 사람이 아니라 그야말로 한자 뜻대로 넓을 광(廣), 큰 대(大), 넓고 큰 영혼을 가지고 창조를 해내는 사람입니다. 죽을 때까지 열정을 가지고 사는 게 중요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