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오텔로’
결과는 대만족. 마린스키 극장에 이어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대표하는 무소르크스키 오페라 극장의 보로딘 ‘이고르 공’이 대구에서 첫선을 보였다.
9월1일부터 10월20일까지 50일간 이어지는 ‘2007 대구국제오페라축제’는 규모 면에서도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다. ‘일생에 단 한 번 찾아온 사랑’이라는 주제로 한국 이탈리아 독일 오스트리아 일본 등 8개국 18개 팀이 참가해 13개 작품을 선보인다. ‘나비부인’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오텔로’ ‘라 트라비아타’ 등 대형 오페라는 물론, 소극장용 오페라 ‘봄봄’ ‘결혼’, 경극 ‘패왕별희’ ‘홍루몽’에 이르기까지 작품의 공통 주제는 일생에 단 한 번 찾아온 ‘운명적 사랑’이다.
국적, 종교, 가족까지 버리고 사랑을 택했지만 결국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나비부인 초초상, 질투로 얼룩진 사랑 때문에 비극적 결말을 맞이하는 오텔로, 순수한 청년 알프레도를 만나 진실된 사랑에 눈뜨게 되는 비올레타 등 2007 대구국제오페라축제의 오페라들은 누구나 한 번쯤 겪어봤거나 동경하는 ‘운명의 상대, 운명적 사랑’에 대한 작품들로 꾸며진다.
그 가운데 가장 관심을 모으는 작품은 대구오페라하우스와 이탈리아 루카극장, 일본 도쿄오페라프로덕션이 함께 만드는 ‘나비부인’(9월13, 14일)이다. ‘초초상’은 한국 이탈리아 일본에서 각각 3명이 출연해 서로 다른 주인공의 면모를 과시할 예정이다. 10월12, 13일에는 불가리아 소피아국립오페라발레극장의 베르디 오페라 ‘오텔로’가 150명의 대규모 내한공연으로 펼쳐진다.
1960, 70년대는 그야말로 음악성 하나로 승부하는 성악가들의 전성기였다. 마리아 칼라스를 필두로 훌륭한 정상의 가수들이 세계 오페라극장의 무대를 누볐다. 1974년 1월과 9월 오스트리아 빈 슈타츠오퍼에서는 당대 최고의 가수들이 ‘나비부인’을 영상물로 제작하기 위해 총출동했다. ‘라 보엠’의 ‘미미’ 역에 관한 한 20세기 최고로 평가받는 미렐라 프레니가 초초상을 맡았고, 크리스타 루트비히가 스즈키 역을 열연했다. 전성기 플라시도 도밍고가 핑커톤을 불러 싱싱한 젊음을 발산했다. 이 같은 초호화 배역은 ‘독재자’이자 ‘사업가’인 지휘자 카라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빈 슈타츠오퍼 합창단과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참여는 음악적 완성도를 더할 나위 없이 높여놨다. ‘어떤 개인 날’에서 프레니의 절창은 심금을 울리고, 피날레의 비극으로 치닫기 전 ‘허밍 코러스’는 신비로움마저 느끼게 한다. ‘나비부인’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교과서적인 음반이다.